최근 대형로펌들이 기존의 융합팀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이슈 대응에 특화된 '전문 센터'를 잇따라 발족하고 있다. 여러 분야와 직역의 구성원들을 포괄하고 사안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동시에 이슈 대응에 대한 전문성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팀 체제보다 더 많은 다양한 전문가들을 포진시켜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새롭게 발족한 센터 등에는 여러 영역의 전문 변호사는 물론 행정기관, 연구원 등에서 영입한 비법조 직역 출신 고문이나 전문위원까지 다양하게 소속돼 있다.
로펌들은 특히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나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이 최근 기업들이 크게 주목하는 이슈에 집중해 센터를 설치하고 있다. 이런 센터는 여러 전문가가 속해 있는 만큼 사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변호사들의 전문분야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데, 반대로 로펌이 다루는 사안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조해야 할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다"며 "매번 다른 팀 소속 구성원들이 협조를 통해 일을 처리하기보다 센터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면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이 같은 경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팀 체제보다 규모 확대
다양한 전문가 포진
김앤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정계성)는 지난해 2월 노경식(57·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를 필두로 산업안전보건팀과 부패방지 준법경영팀 등을 포괄하는 ESG그룹(그룹장 노경식)을 출범했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 이사를 역임한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 등 전문가 40여명이 이 곳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 1월에는 2013년부터 환경 및 산업안전 분야를 도맡았던 EHS(Environment, Health & Safety)팀을 주축으로 중대재해법 TF(TF장 노경식)도 새로 발족했다.
법무법인 광장(대표변호사 안용석)은 지난해 3월 기업자문팀, 환경팀 등을 통합해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100여명의 전문가가 포진한 ESG그룹(그룹장 김상곤)을 발족했다. 올해 1월에는 기존 산업안전팀을 산업안전·중대재해팀(팀장 김상곤·설동근)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신인재 전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장을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은 8월 기존 TF팀을 상설조직으로 개편해 중대재해대응본부(본부장 김성진)를 발족했다. 태평양 대표를 지낸 김성진(63·15기) 변호사가 직접 이끌고, 노동사건 등에 정통한 이진한(58·21기) 전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등이 포진했다. 태평양은 올 4월에는 방송통신기술(TMT)·개인정보보호·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의 이슈에 대응하는 디지털혁신그룹(그룹장 오양호)을 출범하기도 했다.
행정·연구기관 등서 영입한
비법조 전문가도 소속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은 지난해 5월 국제통상법센터(센터장 김두식)를 발족했다. 국내 1호 통상변호사로 꼽히는 김두식(64·12기) 변호사를 포함해 20여명의 국내외 변호사 및 회계사, 관세사 등이 소속됐다. 올 6월에는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자문 및 사건을 처리하는 중대재해대응센터(센터장 김동욱)를 출범했는데, 고용노동부 출신인 문기섭 고문 등이 여기에 합류했다.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은 7월 국제중재 전문가인 백윤재(62·14기) 변호사를 필두로 이디스커버리센터(센터장 백윤재)를 설립했다. 센터는 미국 지식재산권(IP) 소송, 집단소송 등 해외소송에서의 증거개시 절차 업무를 지원한다. 올 6월에는 산업안전, 기업 법무 등의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 고용노동부 출신 고문 등 30여명이 포함된 중대재해센터(센터장 박영만·조상욱)를 발족했다.
화우(대표변호사 정진수)는 지난해 12월 박상훈(60·16기) 대표변호사, SK그룹 ESG 담당임원 출신의 신승국 외국변호사(미국) 등이 포함된 ESG센터(센터장 박상훈)를 발족했다. 7월에는 신사업팀 내에 정보보호센터(센터장 이광욱)를 설치해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4차산업 법률분야 전문가인 이광욱(50·28기)·이근우(48·35기) 변호사와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석제범 고문 등이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