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는 28일 이른바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 이규원(44·사법연수원 36기) 대전지검 부부장검사를 불구속기소했다. 올해 초부터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간 이첩·재이첩을 거치며 약 1년만에 낸 결론이다.
검찰은 이 부부장검사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 등을 적용했다.
이 검사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검사로 김학의(65·14기)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인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을 면담한 뒤 이들이 말하지 않은 허위 내용을 보고서에 작성하고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기자 2명에게 사건 관계자 개인정보가 들어간 면담보고서를 출력해 건네주거나 해당 내용을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부장검사가 허위 작성한 윤씨 등에 대한 면담결과서 등으로 인해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허위 사실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곽상도 전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올해 초 곽 전 의원 등의 고소로 시작된 수사는 '청와대의 기획사정 의혹'으로 확대됐다. 2019년 3월 경찰에 힘을 실어주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윤규근 총경이 연루된 '버닝썬 사건'으로 동력을 잃게 될 위기에 놓이자, 청와대가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을 다시 꺼냈고 이 검사의 허위 면담보고서 유출로 이어졌다는 의혹이다. 다만, 당시 수사팀을 이끌던 변필건(46·30기) 부장검사가 지난 6월 검찰 인사에서 좌천되고 일부 혐의 등이 공수처에 이첩되는 등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 3월 검찰로부터 이 부부장검사 사건 등을 이첩받은 공수처는 5월 '2021 공제3호' 사건번호를 부여한 후 수사에 착수했지만 지난 17일 사건을 검찰로 다시 이첩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과 공수처 양 기관이 수사한 사건의 내용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일관된 사건 처리를 위해 공수처가 사건을 재이첩했고, 증거 및 법리 관계와 재이첩 취지 등을 종합해 기소했다"며 "나머지 관련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