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정기에 해외를 가려고 계획을 세우는데 수 년전 인도에 다녀온 친구의 말이 생각이 났다. "인도여행은 기억에 남는일이 많았다. 난 또 갈 거야. 너도 가봐." 그 말이 기억나 인도행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비자를 받아 약 일주일의 여행을 떠났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받은 인상]
동양인은 어딜 가든 관심의 대상
수시로 말 걸어와
[철학적인 택시기사와의 뉴델리 관광]
뉴델리에서의 2일차, 꾸뜹미나르, 바하이템플, 인디아게이트 등 주요 관광명소를 방문하기 위해 승용차 택시를 렌트했다. 기사는 20대 후반이었는데, 반나절 이상 같이 다니며 여러 대화를 했다. 일부 화제에서는 상당히 철학적이고 심오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영어가 부족해 절반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했고 구체적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으나, 여러 내용에 공감할 수 있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타지마할]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인 타지마할을 방문했다. 무굴 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이 왕비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유명한 관광지여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관람객 대부분이 현지인이었다. 타지마할에 입장하여 밖으로 나올때까지의 2시간여의 시간 동안, 단 한명의 한국인도 마주치지 못했다. 인도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온종일 관광지를 다녀도, 한국인을 마주치는 일이 적었고, 타지마할도 다르지 않았다.
거리에는 자동차·삼륜차 뒤섞여
경적소리 끊임없어
[인도의 교통]
거리에는 자동차와 삼륜차 등 다양한 차량이 많았고, 소 등의 동물도 있었다. 차선이 지켜지지 않고, 차량 간 안전거리는 없고, 거의 모든 차들에 긁히고 부딪힌 상처가 있어 작은 교통사고는 무시되는 느낌이었다. 차량 사이드미러가 팔을 치고 지나가는 작은 사고(?)를 인도에 온지 4일만에 당했다. 이는 한국에서 평생 단 한번 겪었던 일이었다. 각각의 운전자들이 경적을 1분에 수차례 눌러 댔고, 결과적으로 거리는 끊임없는 경적소리의 이어짐으로 가득했다.
[Knowledge! Shopkeeper!]
바라나시는 힌두교의 성지로, 좁고 직선이 아닌 골목들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어, 지도를 보고도 현재 위치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과거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길을 헤매다, 쉬고 있는 경찰관에게 다가가서 길을 물었다. 경찰관은 “Knowledge! Shopkeeper!" 라고 차갑게 말을 자르며 손으로 오른쪽을 가르켰다. 경찰관이 가르킨 방향으로 가니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나중에 현지 가이드에게 들으니, 인도 경찰은 권위적이어서 길 안내를 하기 싫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손으로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준 것을 보니 속마음은 따뜻한 경찰이었다고 생각했다.
바라나시의 갠지스강 근처에는 ‘가트’라는 이름의 돌계단이 84개가 있다. 인도인들이 갠지스 강가에서 강물로 몸을 닦는 일, 기도하거나 시체를 화장하는 것이 이 가트와 주변에서 이루어진다. 바라나시의 복잡한 골목을 헤매고, 여러 가트를 둘러보고, 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며 여러 다양한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갠지스 강가에 火葬터
그 강물에 몸닦고 기도하고
[‘기억에 남는’ 인도]
인도여행을 마치면서 "기억에 남는일이 많았다."던 친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도 특유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때로는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경험, 맛있는 음식, 거리의 풍경이나 친절하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 등 많은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김기원 변호사 (법무법인 서린·한국법조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