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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➀ 유럽 현지 live 여행기… 이준한 변호사
인터넷 기자
2022-04-04 12:06
시작점은 터키… 대본 없이 떠난 중부유럽 ‘60일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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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다리를 건너 구 시가지의 역사 지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성 소피아 대성당’. 비잔틴제국의 대표적 건축으로 현재 이슬람 모스크 사원으로 쓰인다.

 

코로나 시국에 유럽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스탄불을 시작점으로 하여 이웃나라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 그 이웃나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등을 거쳐 중부 유럽까지 여행하려는 대략적인 여행 루트 외에는 아무 것도 정해 놓지 않은 여정이다. 두 달 정도 여행하려는 생각으로 떠났지만 상황에 따라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는 여행이다.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오랜 시간 여행을 계획하며 떠나기 전부터 그 설렘을 느끼는 것이지만, 그런 즐거움을 포기한 대본 없는 여행. 준비 없이 새로운 도시를 마주하고 그곳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하며 어느새 그 도시와 동화되는 새로운 내 모습을 보고싶었다.

 

탁신광장 거대한 모스크 보며

 이스탄불 도착 실감


3월 7일 현지 시각 오후 7시경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터키 입국을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미리 입국신청서만 작성하는 것이 요구될 뿐 PCR 테스트는 요구사항이 아니었다. 입국 절차를 모두 마치고 공항 버스를 통해 탁심 광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0시 무렵. 거대한 모스크를 생전 처음 눈앞에 마주하니 이스탄불에 온 것이 실감났다. 2박만 예약해 둔 첫 번째 숙소는 이스티클랄 거리의 수많은 골목 중 탁심 광장에서 가까운 골목 어귀에 위치하고 있었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어둠이 내린 골목을 들어가 호텔을 찾으며 느낀 감정은 여행을 시작한 것에 대한 후회였다. 20년 전 커다란 배낭을 메고 신나게 유럽을 돌아다니던 기억과는 달리 난 이제 마냥 편한 것이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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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 젖 치즈‘카이막’과 터키식 스크램블‘메네멘’그리고‘차이’를 맛보다

 

이튿날 아침 6시. 모스크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노래 방송에 잠이 깼다. 물소 젖으로 만든 치즈인 카이막을 먹으러 미리 알아본 식당으로 향했다. 카이막은 버터같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데, 꿀과 함께 빵에 발라 먹으니 나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토마토와 계란으로 만든 스크램블인 메네멘, 따뜻한 차이와 함께 빈 속을 채우고 비 내리는 이스티클랄 거리로 다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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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대성당의 내부. 압도적 공간감과 역사에 벅찬 감동을 느꼈다.

비잔틴 제국의 대표적 건축물인 성 소피아 대성당은 현재 이슬람 모스크로 쓰이며, 아야 소피아 카미로 불린다. 갈라타 다리를 건너 구 시가지의 역사 지구로 들어서면 술탄 아흐멧 공원을 사이에 두고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라고도 불리는 술탄 아흐멧 모스크 두 거대한 건축물이 마주보고 있다. 현재 내부 입장이 불가능한 술탄 아흐멧 모스크의 외관을 감상한 후 아야 소피아의 내부를 구경하러 들어갔다.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내부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공간감, 그 안에 서려 있는 역사의 흔적에 깊은 곳으로부터 알 수 없는 감동이 벅차올랐다. 귀찮음과 고단함에 시작 전부터 이번 여행을 후회하던 반나절 전과는 달리, 어느 새인가 나는 다음 목적지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성소피아성당 내부 압도적 공간감에 

 절로 탄성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대륙과 아시아대륙이 마주보고 있다. 수 천 년에 걸쳐 해협을 건너 정복하려는 자와 그것을 방어하려는 자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었던 이곳은 현재 러시아 함대의 해협 통과를 불허하는 터키 정부의 방침으로 인해 약간의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이런 지정학적 중요성과는 상관없이 해협의 파도는 잔잔하고, 슐레이마니예 모스크에서 내려다보는 그 모습은 아름답다. 아시아지역과 유럽지역 간을 이동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페리선만이 바쁘게 움직이는 그 바다를 고요한 언덕 위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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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간 비잔틴제국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콘스탄티노플 성벽
  

며칠째 계속되는 3월 폭설로 인해 문화재 탐방은 하지 못하고 맛집 탐방만 계속하던 중, 잠시 눈이 그친 사이를 틈타 콘스탄티노플 성벽을 보러 갔다. 천년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어 주었던 콘스탄티노플 성벽. 현재는 일부는 부서진 채로 차로 변에 무심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딘가 목적지를 향하던 운전자들이 한 번씩 흘끗 보고 지나갈 뿐, 성벽을 구경하러 일부러 여기까지 온 관광객은 나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눈길을 걷느라 얼어붙은 발가락을 개의치 않고 성벽을 따라 걸으며 그 역사의 흔적을 음미해 보았다.

  

계속된 3월 폭설로 유적지 관광객은

 나 혼자인 듯


이스탄불에서의 8일간을 뒤로한 채 3월 15일 밤, 불가리아의 소피아로 향하는 야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번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정들어버린 이스탄불을 떠나며 내일을 위해 눈을 붙였다.

  

 

이준한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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