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최환 전 고검장의 아들 최용훈(50·사법연수원 27기)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이 24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검찰을 떠난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성필 과학수사부장, 권상대 정책기획과장 등 대검 참모진들의 사의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법률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 정책관은 최근 법무부에 사직의사를 밝히고 의원면직 수순을 밟고 있는 중으로 파악됐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단행될 추가 중간간부 인사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28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최 정책관은 수원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최 정책관은 지난 2020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으로 근무하며 지역 유력 정치인 경선 비리 등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과 대립각을 세웠고 부임 7개월만에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좌천된 바 있다. 당시 그는 검사장 유력 승진인사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대검 인권정책관으로 부임해 전국 검찰청 인권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최 정책관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밝혀낸 최환(79·사시 6회) 전 고검장의 아들이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었던 최 전 고검장은 경찰의 은폐시도와 외압에도 부검을 통해 고문 사실을 밝혀내 세상에 알렸다.
충북 영동 출신인 최 정책관은 서초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한·아세한(ASEAN) FTA 협상 정부 대표단, 한·러시아 우주기술보호협정 정부 대표단, 한·미 FTA 협상 정부대표단, OECD 경쟁위원회 정부 대표단 등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등의 근거법이 된 우주개발진흥법 제정 당시인 2005년 러시아와 협력 과정에서 정부협력단원으로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조항 마련 등에 힘쓰기도 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일선청에 복귀해 천안지청 부장검사, 주 UN 대표부 법무협력관, 인천지검 외사부장,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창원지검 진주지청장, 전주지검 차장,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등을 지냈다.
최 정책관은 사직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여유를 갖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4일 권상대(46·사법연수원 32기)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사직 의사를 밝힌 이후, 최성필(54·28기) 대검 과학수사부장 등 대검 참모진들의 사의표명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