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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변론기일이 최종 결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판결 선고도 올해 안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 1조 원대 SK주식 걸린 이혼 소송…10월 18일 열리는 변론기일이 결심될 듯 =16일 법률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현정 부장판사)는 다음달 18일 열리는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선고가 결심 종결 2~3달 뒤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선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 2월 서울가정법원은 노 관장이 “최 회장이 소유한 SK주식회사 주식 중 약 650만 주를 처분하지 못하게 보전해 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선고 전까지 최 회장 SK 주식의 27% 가량(350만 주)이 처분 금지됐다.
서울가정법원의 가사소년전문법관 출신 이은정(49·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2020년 5월 가처분 신청이 이뤄지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다가 올 2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이미 재산분할의 범위나 대상 등에 대해서도 심리가 상당히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본안 심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같아 결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2018년 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내고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청구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42.29%(약 548만 주)는 전체 SK 주식의 약 7.4%에 해당되며 이날 종가(22만4500원) 기준 약 1조2300억 원에 이른다.
1조 규모 거액의 재산 어떻게 분할 할지 관심 집중
재산분할 대상 비율 구체적 방법은 가정법원 재량
주식 현물을 분할하라 할지 여부 등 최대 관심사로
최회장 보유 SK주식이 상속재산 해당여부도 쟁점
◇ 주식 현물 분할·재산분할 비율 따른 가액 정산? "재산 분할 방법 주목" =이번 소송은 선고 결과에 따라 SK그룹 지분구조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재판부가 최 회장이 소유한 SK 주식을 비롯한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전문법관 출신 홍창우(54·사법연수원 27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재산분할의 대상, 비율, 구체적 방법 등은 전적으로 가정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다"며 "법원이 노 관장 청구를 받아들여 주식 현물을 분할하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적정 재산분할 비율을 정해 그에 따른 가액으로 정산하라 할 것인지 여부도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재산 가압류 신청이 아닌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도 이혼 소송에서의 주식 현물 분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이 상속 재산, 즉 특유 재산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이다. 민법 제830조 등에 따르면 상속 재산은 특유 재산으로 분류돼 부부가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 명의의 주식은 부친인 고 최종현 전 회장에게 물려받은 상속재산이므로 특유재산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의 결혼 전 상속 재산도 공동 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맞서는 중이다.
최 회장이 결혼 전부터 보유한 SK㈜ 지분의 형성 과정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특유 재산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본인이 SK 주식을 매입하던 1991년 주식 매입에 쓰인 자금이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며, 따라서 본인은 해당 주식 취득에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상속 재산이 맞다고 주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최 회장의 SK 주식은 '특유 재산이 아닌 공동재산'이라 판단하거나 '특유재산이 맞지만 노 관장이 재산 유지 및 증식에 협력했으므로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 재산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노 관장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노 관장에게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일부가 분할된다면, 노 관장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주요 주주가 돼 그룹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 회장이 이미 친척들에 상당 규모의 주식을 증여해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여서 노 관장과의 관계에서 지분의 우위를 점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이 반대세력을 규합한다면 경영권 다툼이 생길 여지도 있다. 하지만 SK㈜의 경우 자사주 비율이 24.31%로 비교적 높기 때문에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윤지·이용경 기자 hyj·y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