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PYTHON)'을 활용해 사회연결망 분석(SNA, Social Network Analysis) 툴을 제작하고 2018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법원을 떠난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의 현재 직장과 로펌, 대법원과의 관계성을 국내 언론 최초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기간 법원을 떠난 전직 대법원 재판연구관 총 30명 가운데 대다수인 25명(83%)이 로펌행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5명(17%)은 학계(로스쿨)로 진출했다.
김앤장
대법관 출신 5명에 재판연구관 9명 합류
‘작은 대법원’
김앤장에는 앞서 이임수 전 대법관과 더불어 이상훈, 김용덕 대법관이 근무하고 있었고, 올 2월에는 박병대, 김소영 대법관까지 합류해 전직 대법관만 5명이 일하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던 부장판사 출신 9명이 가세하면서 '작은 대법원'으로 불릴 정도다.
율촌(5명)과 세종(4명)으로도 다수의 전직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합류해 주목된다.
“대형로펌으로 이직은
오래전부터 문제이지만 막을 방법은 없어”
학계로 진출한 전직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은 고려대와 동아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로스쿨로 각각 1명씩 자리를 옮겼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형로펌에서도 재판연구관 출신에 대한 니즈(Needs)가 많은데, 최근 사직한 재판연구관들이 많아 대형로펌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그만큼 많아 보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법원 입장에서는 손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우수한 인재로 평가 받는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계속 법원에 남아 1,2심 재판을 하지 않고 대형로펌 등으로 빠지게 되면 그만큼 법원 인력에 누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의 대형로펌행은 오래 전부터 지적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상고심 재판에 관여하는 재판연구관들은 대법원이 돌아가는 사정과 각종 사건의 비밀스러운 내용, 대법관들의 성향 등을 잘 알기 마련"이라며 "대형로펌이 이들을 영입하면 그런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펌행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 적어도 이와 같은 추세는 안 좋은 선례들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시급히 원칙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연·한수현·이용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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