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1.]
1999년에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때, 일부에서는 독점이 심화되어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를 다시 회생시키며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물론 현대·기아자동차의 압도적인 국내 판매량으로 인하여 다른 국내 자동차회사와의 정상적인 경쟁이 어렵고, 관련 산업 분야(부품, 정비 등)에까지 그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회사와의 경쟁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계속 성장한다면 그 성장으로 인한 과실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카카오톡은 지인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하루에 몇 번이고 사용하는 국민 온라인 플랫폼이다. 그런데 최근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부실한 관리로 먹통사태가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카카오톡이 얼마나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기회였다.
먼저 카카오 스스로가 데이터센터 관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가 문어발식 기업확장에 치중하느라 데이터 관리를 소홀히 하였다면 바로 시정하여야 할 것이고, 국내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통한 이윤확보에서 벗어나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카카오와 경쟁하여 새로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이 카카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하여 철저히 감시·감독을 하여야 할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카카오는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대표기업이 되었고, 당분간 이를 대체할 다른 기업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스스로가 국가대표로서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시장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카카오를 능가하는 국가대표기업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대기업의 갑질 행위를 없애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하고, 국민들도 소비자이자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동언 변호사 (delee@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