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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토착왜구와 죽창부대의 사이에서》 (이창위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 著, 박영사 펴냄)
홍승기 교수(인하대 로스쿨)
2022-12-22 07:38
언제까지 외눈박이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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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10월 20일 자칭 ‘왜노소탕본부(倭奴掃蕩本部)’는 “잔류 일본인에게 告한다”는 격문을 뿌렸다. 그달 말일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으면 무자비한 보복을 각오하라는 내용이었다. 2018년 징용배상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한일관계가 요동치자, 정권의 핵심에서 ‘죽창가’가 등장했다. 2018년 대법원 판결과 그 단초인 2012년 김능환 판결은 한일관계의 인계철선을 심하게 ‘잘못’ 건드렸다. 2012년 판결 이전에 외교부가 대법원에 경고할 기회가 있었어야 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2012년 판결에 대한 외교부의 ‘의견 표명’이 ‘법조농단’이 되었다. 최고재판소 구성에 외교관을 포함하는 일본에서는 물론, 문명국가 사법부는 외교 사안에서 행정부의 의견을 신뢰하고 존중한다(《토착왜구와 죽창부대의 사이에서》, 123~128쪽).

 
정대협의 비리가 삐져나오자, 집권당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TV 카메라 앞에 서서 ‘정대협을 비난하면 친일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이 사과를 않는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레토릭이 신앙이 되었다. 이창위 교수는 ‘일본 천황과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일지’를 아예 표로 제시한다([표7] 178쪽~132쪽). 각료급 사과는 생략하고, 천황과 총리의 사과만 53회, 아베 신조 총리는 무려 19회 사과를 했고, 아키히토 천황의 사과도 4회이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트집에 대해서는 연세대 국문과 김철 명예교수의 경구로 대신한다. ‘(진정성의 요구 자체가) 진정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일본 유학 중 민자당 김영삼 대표를 만난 경험도 재미있다. 지도교수의 정중한 영어 인사에는 일언반구없이 돌아섰다가, 똑같은 내용을 일본어로 반복하자 갑자기 환한 표정으로 유창한 일본어를 쏟아내더라는 에피소드이다(48쪽 이하). 그런데 건축 당시 동양 최대였던 현대식 석조건물을, 해방 후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온전히 품었던 파란만장한 공간을, 그가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폭파·철거했다(53쪽). 운동꾼들은 북한이 친일파를 척결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패망 이후 귀환하려는 일본인 기술자들에게 최고 대우를 보장하고 붙잡았다. 북한의 명문 흥남공과대학도 일본 기술자들의 작품이고, 1970년대까지 한때 남한을 앞섰던 중화학공업의 성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사정을 외면하고, 언제까지 외눈박이로 살 것인가? 이창위 교수의 질문이 그것이지 싶다.


홍승기
교수(인하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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