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54·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이 권오곤(70·9기) 전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과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ICC) 차기 재판관 입후보자로 지명된 백기봉(59·21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만나 한국 법조인의 국제 사법기구 진출에 대해 논의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총장과 권 전 재판관, 백 변호사는 13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한국 법률가의 국제 사법기구 진출 방안을 비롯해 국제형사재판의 동향, 각국의 형사소송 절차 및 우리 형사사법 제도의 개선사항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01년 한국인 최초로 UN총회에서 ICTY 재판관으로 선출된 권 전 재판관은 ICTY 선거 과정과 밀로셰비치 등 주요 재판에 관해 말했다. ICC 차기 재판관 입후보자로 지명된 백 변호사는 권 전 재판관으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들었다.
백 변호사는 ICC의 차기 재판관 선거에 나설 한국 측 입후보자로 지명됐다. 검찰 출신으로 ICC 재판관 후보자에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2월 선거에서 백 변호사가 당선되면 송상현(72·고시 16회) 전 ICC 소장, 정창호(56·22기) 재판관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 출신 ICC 재판관으로 활동한다.
ICC는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중대한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최초의 국제 상설 재판소다. 재판관 18명으로 구성됐으며 3년마다 로마규정 당사국총회에서 6명의 재판관을 선출한다. 재판관 임기는 9년이다.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백 변호사는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2년 사법연수원을 제21기로 수료하고 같은 해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 공안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검사 등을 거쳤다.
국제법 박사학위를 지닌 백 변호사는 국제법과 관련해 폭넓은 실무 경력을 지녔다. 유엔 마약 및 국제범죄사무소 비엔나 본부 법률자문관 및 방콕 지부 선임법률자문관,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으로 10여 년간 근무하며 국제 형사 공조, 범죄인 인도, 유엔 반부패 협약,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 등의 국제 업무를 경험했다. 2011년에는 대검찰청 세계검찰총장회의 준비사무국에서 외신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4년 변호사로 개업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국제형사 분야 전문가로 일해왔다.
1979년 판사로 임관한 권 전 재판관은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2001년 ICTY 재판관으로 선출됐다. 15년간 재판관으로 재직하며 2008~2011년에는 ICTY 부소장직을 겸임했다. 2017년에는 ICC에 관한 로마규정 당사국들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사국총회의 의장으로 선출돼 2021년까지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