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제강회사의 6조 원대 조달청 입찰 담합 혐의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이 다음달 6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피고인 수가 법인 포함 29명이다. 변호인단으로 로펌 20곳, 변호사 100여명이 참여한다.
◇ 7대 제강사 입찰 담합 재판…쟁점은 ‘가담 범위’=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조용래 부장판사)는 13일 제3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다음달 6일을 첫 공판기일로 정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을 포함한 7대 제강사 법인과 강학서 전 현대제철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22명을 조달청이 발주한 7년간의 철근 입찰에서 6조8000억 원대 담합을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및 형법상 입찰방해)로 재판에 넘겼다. 현대제철 7명, 동국제강 4명, 대한제강 3명, 한국철강 1명, YK스틸 4명, 환영철강공업 1명, 한국제강 2명이다. 7대 제강사의 시장 점유율은 99%다. 담합 혐의 규모는 6조8442억 원으로, 역대 조달청 관급 입찰 사상 최대 규모다. 국고 손실액은 약 6732억 원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9일과 지난 6일 1~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인부 절차·서류열람 일정 등 양측의 요구사항을 조율했다. 피고인 수가 많은 점을 고려해 재판은 대법정에서 진행된다. 검찰에서는 수사검사가 직관한다.
재판에서는 2012~2018년 장기간에 걸쳐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불법적 담합이 존재하는지, 방식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했는지, 고위 임원의 지시·개입 정도가 유죄에 해당하는지, 팀장급 직원들의 담합 주도 여부 등이 쟁점이다. 검찰은 지난 10일과 13일 두 번에 걸쳐 혐의 입증계획서를 제출했다. 기업들이 법정출석에 동의하지 않은 증인 수가 적어 재판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 6개 대형로펌 포함… 변호인 103명= 이번 재판에 참여하는 로펌(법률사무소 포함)만 20곳으로, 김앤장·광장·태평양·율촌·화우·지평 등 6개 대형로펌이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변호인 수만 103명이다. 검찰 단계 이후 사임한 변호인, 의뢰인이 중복되는 변호인을 합하면 100명을 훌쩍 넘긴다.
업계 1위인 현대제철은 법무법인 광장의 공정위 파견검사 출신 박장우(56·24기)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2부장 출신 전준철(51·31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인월이 변호한다. 광장은 현대제철 법인 변호에만 변호사 15명을 투입했다. 동국제강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김동석(54·24기)·김동국(52·28기)·이완형(50·31기) 변호사가 참여하는 김앤장이 맡는다. 대한제강은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출신인 이한일(51·28기) 변호사 등의 또다른 김앤장팀이 변호한다. 와이케이스틸은 김경수(63·17기) 전 고검장이 이끄는 법무법인 율촌이 맡는다. 한국제강은 법무법인 화우가 맡아 판사 출신 조건주(52·25기)·검사 출신 김영현(56·29기) 변호사가 투입됐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정환(48·33기)·류재훈(46·32기)·박현욱(56·21기) 변호사는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을 변호한다.
임원급이 대거 기소되면서 법인과 별도로 고위 전관이나 부티크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거나 추가 선임한 피고인이 많다. 예를들어 강학서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개업한 여환섭(55·24기) 전 고검장, 검사 출신인 유상배(46·40기) 법률사무소 백헌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이 변호한다. 지평에서는 검찰출신인 전강진(52·23기), 이홍재(51·19기) 변호사, 고법판사 출신인 이정훈(52·31기), 공정거래 및 하도급 전문가인 황인영(50·31기), 경찰 출신인 이경한(변시10회) 변호사 등 5명이 참여한다. 와이케이, 민, 청해, 리우, 강남, 시우, 매헌, 소원, 케이디에이치 등이 7개 제강회사 임직원들의 변호인단으로 재판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