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로펌이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은 뭘까. 이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를 찾을 정도로 독특한 전문 분야, 경쟁자가 적되 전문성이 중시되는 '틈새(niche) 분야'를 발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죠."
한국인 출신으로 글로벌 로펌을 이끌고 있는 김상윤 코브레 앤 김(Kobre & Kim)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코브레 앤 김은 한국보다 외국에서 유명한 로펌이다. 2003년 5월, 김 대표변호사와 코브레(Steven G. Kobre) 변호사가 함께 세웠다. 설립 20년 만에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전 세계 10개 국가에 15개 사무소를 두고 116명(2023년 2월 기준)의 변호사들이 활약하는 로펌으로 성장했다. 2022년 전체 매출액 규모가 2억 달러(한화 2606억 원)에 육박한다. 미국의 법률전문지 아메리칸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집계한 통계에서 매출 기준으로 미국 내 로펌 중 160위에 올랐다. 소속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약 150만 달러(19.5억 원)다. 지난해 국내 10대 대형로펌 소속 국내변호사 1명당 평균 매출액(법무법인과 해외사무소 매출 등 합한 값)인 7.9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선다.
코브레 앤 김은 특히 '국제 판결 및 중재 판정의 집행'으로 대표되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이를 위해 영국령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미국 델라웨어주 등의 다양한 역외금융 지역(offshore)에 사무소를 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약 16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 규모의 추심금 집행 사건을 맡아 한국, 홍콩, 싱가포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뉴욕, 매사추세츠주 및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시에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코브레 앤 김은 한국인 출신이 설립한 '글로벌 로펌'으로 유명하다. 국경을 넘나드는 강제집행,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를 원하는 외국 고객이 먼저 찾을 정도로 국제적인 네임 밸류를 쌓았다. 국내 대형로펌의 경우 크로스보더(cross-border) 사건의 대부분은 인바운드(inbound) 사건이다. 아웃바운드(outbound) 사건도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신 해외 로펌과 공동 진행하거나, 국내 기업과 해외 로펌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국인 출신이 설립한 로펌 중 실질적인 글로벌 로펌은 코브레 앤 김이 유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대표변호사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출신 변호사들이 인정하는 법조계 프런티어다. 검사 시절의 경력을 살려 코브레 앤 김만의 색깔을 찾았다. 뉴욕에서 연방 검사로 근무하던 시절 사기, 내부자 거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화이트칼러 범죄를 담당했던경험으로 추심 및 집행 분야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