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엘에이 파이퍼 서울사무소는 이직률이 적은 곳으로 유명해요. 사람을 중심으로 사무소를 운영하고 팀워크에 신경 쓴 것이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글로벌 로펌 디엘에이 파이퍼의 서울사무소를 이끌어 온 이원조 대표는 27일 법률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디엘에이 파이퍼는 대표적인 글로벌 로펌으로 2022년 미국의 법률전문지 〈아메리칸로이어〉 집계에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 세계 3위 로펌에 올랐다. 매출액은 약 35억 달러(4.6조 원)에 이른다. 전 세계 40여 개 국에 90개 이상의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부 5400여 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다.
디엘에이 파이퍼 유케이는 2012년 12월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으며 국내 첫 상륙했다. 2013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무소를 오픈했고 2014년에는 다시 디엘에이 파이퍼 유에스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으며 영업을 계속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법률시장 개방 초기 국내에 진출해 한국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글로벌 로펌으로 꼽힌다. 현재 이 대표를 포함해 6명의 변호사들이 상주한다.
이원조 대표는 “10주년이 된 지금 한국 법률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는 국내 로펌들과 더 많은 협력을 하며 법률시장의 파이를 키워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지’에 대해 신경 썼다. 사람을 중시하고,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지금의 성과를 이룬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사무소를 이끌며 가장 주력한 부분에 대해 “디엘에이 파이퍼 사무소가 전 세계에 있기 때문에 크로스보더 M&A 사건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이 부분에 집중했다. 또 다국적 대기업의 경우 50~60개 나라에 걸친 규제에 대응해야 하고, 전 세계에 걸쳐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영역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제중재,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특허 소송,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한 뒤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자문 등에도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사무소를 이끌어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모더나 등 백신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기여한 일’을 꼽았다.
“2020년 겨울,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데 국내에 백신이 없어 상황이 급박했습니다. 우리는 질병관리청을 대리해 국내에 백신을 들여오는 협상을 진행했죠.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어려운 협상을 했고, 31일 질병관리청장이 관련 발표를 하기 15분 전 마침내 (모더나 측과의 백신 공급) 계약에 사인을 할 수 있었죠. 백신 방역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고,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했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 대표는 “지난 10년처럼 앞으로도 똑같이 열심히 하겠다. 서울사무소의 인력을 늘리고 서비스 제공 분야도 넓힐 것이다. 또 올해 우리 사무소의 김동현 변호사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사무소로 이동해, 한국 기업을 위한 업무를 시작한다는 점도 큰 변화다. 상근 여부를 불문하고 해외 전문가를 영입할 생각도 있다. 인력 보강과 함께 팀워크를 유지하며 성과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자리에는 디엘에이 파이퍼 마켓 및 섹터의 미국 의장(US Chair of Markets and Sectors)이자 미국 운영위원회(US Management Committee) 위원인 김상(Sang Kim) 변호사도 참석했다. 그는 8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고, 현재 디엘에이 파이퍼의 메인 파트너로서 활약하고 있다. 디엘에이 파이퍼 글로벌 조세 실무팀의 공동팀장을 맡고 있는 조세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미국 로펌들이 “중요한 분야를 선정해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디엘에이 파이퍼는 글로벌 로펌이기 때문에 규모가 큰 다국적 대기업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우리는 지역적, 실무적, 산업적으로 포괄할 수 있는 영역이 광범위해서 고객의 업무를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운영위원으로서 서울사무소를 평가하며 “최근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커지고 있고, 미국 내 투자하는 한국 기업도 늘고 있다. 지속적으로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서울사무소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 뛰어난 리더를 중심으로 한 팀워크 덕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