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노사관계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과 상호작용이 각인되며, 노사관계법은 집단적인 노동기준의 설정과 노동과정에서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규정한다. 그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따라 노동관계법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어 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2020년 기준 조직률은 14.2%, 조합원은 280만 명을 넘어섰다. 대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50%, 공공부문은 70% 수준에 달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편, 2021년에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법이 개정되어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등 해묵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하였다.
노동관계법이 제·개정될 때마다 그 내용과 이론을 소개한 책은 많았으나, 실무적 관점에서 현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법원의 판례와 정부의 행정해석, 업무 매뉴얼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은 드물었다. 이 책의 내용은 '노사관계법 실무'라는 제목에 걸맞게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련된 주제를 중심으로 법률 해석, 판례 및 업무 매뉴얼 등을 모두 포괄하도록 구성하였다. 노사관계의 기본법이라 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 단체교섭, 복수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단체협약, 쟁의행위, 쟁의 조정과 중재, 부당노동행위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공공부문 노동관계에서는 공무원, 교원, 공공기관의 노동관계와 관련된 법을 다루고 있고, 노동위원회와 노사협의회에 관한 법도 실무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오랜 기간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 법조계 등에 종사하며 노사관계 행정과 분쟁조정 업무를 수행하였고, 일부는 대학에서 노동법 강의도 하고 있으므로 풍부한 행정·법조 경력을 바탕으로 실무적 관점에서 이 책을 서술하였다.
이 책은 기업과 사용자단체의 인사노무관리자, 노동조합 관계자,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사정책·실무 담당자, 변호사·노무사·경영지도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노사관계법을 기초로 하여 현장의 노사갈등을 예방하고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최신 판례와 행정해석을 망라하고 있어 노사관계를 학문적으로 공부하거나 전문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노사가 갈등의 강을 건너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려면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행 노사관계법 실무를 제대로 알고 지키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 책이 노사와 전문가의 이해를 도와서 노사분쟁 예방과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이수영 학장(한국폴리텍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