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 신주·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에 맞서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3일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2023카합10034).
재판부는 "주주에게 그 보유 주식 수에 따라 신주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보호하고 보유 주식의 경제적 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상법 제418조 제1항, 제2항의 입법취지에 비춰 회사가 신주를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배정한 행위가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SM은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및 인수계약 체결 과정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 이사들을 제외하고는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을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 알리거나 그에 관한 협의를 한 바 없다"며 "SM은 지난해 9월 30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690억, 금융기관 예치금 약 1208억을 보유하고 있었고 금융기관 차입금이 없었으며 지난해 기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약 757억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급한 자금 조달 및 사업 확장, 전략적 제휴 등 SM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SM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등을 배제하고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와 같이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 및 제513조 제3항 또는 SM의 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에 의해 발행될 신주 및 전환사채로 인해 기존 주주가 회사에 대해 가지는 지분에 따른 비례적 이익이 침해되거나 지배력 약화 등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아울러 "신주 및 전환사채 배정·발행 의결은 SM에 대한 경영권 귀속과 관련해 분쟁 가능성이 임박한 상태에서 이를 현실화 한 행위로 카카오의 SM에 대한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의 SM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카카오는 약 9.05%의 SM 지분을 취득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SM 이사회는 지난달 7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카카오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약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가 배정받을 신주와 전환사채는 SM 발행주식총수의 약 9.05%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