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꼽혀온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미국에서 체포됐다. 법무부는 현지 인도 재판과 미국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 씨를 신속히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장관 한동훈)는 이 씨가 2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체포됐다고 5일 밝혔다.
법무부가 2006년 8월 미국에 범죄인인도 청구를 한 지 17년 만이다. 법무부는 미국 측에 이 씨의 인도를 청구한 후 미 당국과 법리 검토 등 협의를 지속했지만 절차가 길어지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법무부는 새 지휘부 출범 이후 한미 공조를 가속화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개최된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에서 법무부 차관이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양자회의를 열고 '스티븐 리 범죄인 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한 데 이어, 법무부 국제형사과 실무진이 미국에 최신 소재지 분석 등 자료를 제공해 신속한 검거를 지원·촉구 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 절차 진행이 장기화 됐지만 지난해 새 지휘부 구성 이후 론스타 사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었다"며 "이 씨를 (현지) 인도재판을 거쳐 신속하게 송환하는 한편, 앞으로도 국외 도피 중인 범죄인들을 끝까지 추적해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이른바 '먹튀' 의혹을 규명할 핵심인물로 꼽혔다. 검찰은 2006년 론스타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 씨는 앞서 2005년 9월 출국했다. 법무부는 2006년 8월 이 씨에게 업무상 배임·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가 있다며 미국에 범죄인인도 청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