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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경의 와인이야기
챗GPT에게 물어보았다 - 와인에서 시간의 역할은 뭘까
신선경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2023-03-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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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경의 와인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신선경(49·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는 '챗GPT와 마시는 와인 한 잔'과 명사 인터뷰 등 격주 간격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신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스탠포드 로스쿨(LL.M.)을 나왔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법인 세종, 미국 클리어리 가틀립 등에서 근무했고 2021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법률신문에서 와인이야기 코너를 썼다.

법률신문에 와인 칼럼을 다시 쓰게 되었다. 그사이 나는 술을 줄였고, ChatGPT가 사회적 화제가 되었다. 나는 법률만 전문가이므로 기술의 장단점을 분석할 능력도 없어서 스마트폰 처음 사용할 때처럼 일단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매우 좋고, 이걸 잘 사용할수록 유리하겠구나 결론을 내렸다. 챗GPT에게 최초로 한 질문이 ‘와인에 있어서 시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what is the role of time in winemaking)?’였는데 5초 안에 네 가지로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포도의 수확시기, 포도즙이 효모와 발효하는 기간, 배럴 숙성 기간, 병 숙성 기간에 따라 맛, 향, 질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고, 그렇게 말한 근거를 물어보니 출처인 기사와 출판날짜까지 알려줬다. 이미 내가 잘 아는 내용이어서 오류에 대해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간과 효율면에서 같은 내용을 내가 직접, 또는 내가 리서치를 부탁한 사람이 챗GPT처럼 5초 내로 군더더기 없이 친절하게 기승전결 완성형 문단으로 만들어서 줄 수 있을까 좀 무서웠다. 게다가 부탁할 때 눈치를 안봐도 되고, 특히 잘못을 지적할 때 발끈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여 바로 시정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얘보다 잘하지 않으면 앞으로 선택받기 더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고, 나의 본업인 법률분야에 관한 질문은 아직 용기가 안나서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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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 쓸 와이너리인 Betz Family Winery에 대해서는 3가지 중요한 점만 요약해달라고 했더니, 1) 미국 워싱턴주의 가장 좋은 포도밭들로부터 포도를 받아 고급 보르도 스타일로 블랜딩하는 부티크 와이너리이고, 2) 1997년 Master of Wines인 Bob Betz가 설립하여 2015년 Wine & Spirits 잡지로부터 Winery of the Year 선정되었으며, 3) 천연 코르크 마개 사용, 와이너리 폐기물의 퇴비화 처리, 태양광 사용 등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와인생산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보르도 스타일 블랜딩은 보르도 지역에서 나는 토착 품종 두 가지 이상을 블랜딩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도 보르도처럼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를 소량씩 섞었다고 한다. 챗GPT는 이것뿐 아니라 이 칼럼 와인인 Betz Pere de Famille 2017에 대해 테이스팅 노트(블랙체리, 카시스, 블랙베리, 바닐라, 초코, 에스프레소), 포도밭 (콜롬비아 벨리), 제조공법 (75% 새 프렌치 오크통), 평가 (로버트 파커 Wine Advocate 94점), 제작수량 등에 대해 정리해서 알려줬다. 균형 잡히고 시간이 갈수록 부드러워지는 미국의 보르도 스타일 와인인 Betz Pere de Famille은 피노누아만 고집하는 사람만 아니라면 한모금 마셔보고 보르도 스타일도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단, 3시간 전쯤부터 열어놔야 맛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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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서 챗GPT에게 물어봤다. 와인 마시면 슬픔을 잊는데 도움이 되니(Does drinking wine help forget sadness)? 일시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거나 기분좋을 수는 있으나, 효과적이거나 건강한 대응방식은 아니고, 의존증, 중독 및 정신건강 저하 등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부정적 감정으로 힘들어 한다면, 운동, 명상, 상담 또는 즐거운 활동을 해서 건강하게 이를 타개하는 방식을 찾는 게 좋다고 한다. 또한 가까운 이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한다. 친구가 “그래, 이럴 때는 마셔!” 하는 것과 챗GPT와 같이 맞는 말만 하는 것 중 뭐가 나은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신선경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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