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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쫄깃한 면발을 즐겨 먹기가 부담스러운 이유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2023-03-2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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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쫄깃한 면발이 인기이다. 쫄깃함의 비결을 주방장 솜씨나 밀가루 품질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밀가루의 글루텐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쫀득한 빵과 케이크도 마찬가지이다.

글루텐은 밀 종류(밀, 호밀, 보리 등)에 특유한 단백질이다. 밀에서 공업적으로 추출한 글루텐(VWG)은 식품 첨가제로 널리 사용된다. VWG는 인조고기의 주성분이고, 비건 햄버거, 가공육, 아이스크림, 드레싱, 양념에도 들어 있다. VWG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없는 고단백 건강식품으로 팔리고 있다. 특이하게도 글루텐은 위장에서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지 않으면 체내에서 이용될 수 없다. VWG로 만든 비건 제품은 영양상 문제가 있다.

글루텐은 셀리악병(CD)을 유발한다. CD 환자는 글루텐이 장 점막에서 T세포 면역반응을 일으켜 소장의 융모가 손상된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설사, 복통, 복부 가스 등의 장 증상이 나타난다. CD는 서구인의 약 1%만 걸리는 희귀병이고 글루텐 배제 식단(GFD)으로 완치되기 때문에 글루텐은 일반인의 건강에는 위협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2000년 하버드 의대 팀은 글루텐의 글리아딘 성분이 장에서 조눌린 분비를 자극하고, 조눌린 분비가 장의 투과성을 높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장막에는 상피세포들이 촘촘히 연접해서 균, 독소, 이물질의 침투를 막는 장벽 기능을 하고 있는데 글리아딘은 상피세포 사이를 벌어지게 해서 장벽이 뚫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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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은 당초 CD 환자에 대한 실험에서 관찰되었는데 나중에 CD 아닌 사람에서도 확인되었다(2006 논문). 다만 일반인은 조눌린 분비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글리아딘이 사라지면 30분 후 조눌린 분비가 멈춘다. CD 환자가 아니더라도 글리아딘에 노출되면 장 투과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과민대장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뚫린 장벽으로 균, 독소, 이물질이 침투하면 자가면역 반응이나 만성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와 연관된 질환은 각종 염증성 질환,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지방간, 알레르기, 아토피, 일부 암 등 다양하다(2005, 2016 논문 등). 또한 침투한 항원이 신경이나 뇌혈관장벽을 손상하면 두통, 기억 장애, 치매, 다발성경화증, 자폐스펙트럼장애, 조현병, 뇌전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2012, 2016 논문 등).

이런 증상이 글루텐으로 발생하고 융모 손상 없다면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증으로 분류된다. 아직 진단을 위한 생체지표나 발병 메커니즘은 확립되지 않았지만 GFD로 전환할 때 증상이 사라지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2015 논문). 이런 환자들은 글리아딘 항체를 가지고 있고 조눌린 분비의 강도가 CD 환자와 비슷하다(2015 논문).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으면 글리아딘으로 뚫린 장벽이 회복되기 전에 독소, 이물질 등이 침투해 온 몸에서 자가면역 반응과 만성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관련 질환이 생길 수 있다(2016 논문).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글루텐의 위험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GFD로 전환하면 음식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지고, 밀 대신 쌀, 감자, 옥수수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어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 쫄깃한 면발을 완전히 끊는 것보다는 가끔 별미로 먹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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