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사형수 55명이 전국 교정시설에 장기간 수용 중이다. 한국이 26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가장 오래된 사형수가 29년 4개월째 수용 중이다.
◇ 전국 5개 교정시설에 사형수 55명 =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사형 확정자 55명은 전국 5개 교정시설에 수용 중이다. 국군 교도소에 수용된 군 사형수를 제외한 숫자다. 서울구치소에 16명, 광주교도소에 13명, 대구 교도소에 12명, 대전 교도소에 10명, 부산 구치소에 4명이 있다.
사형수는 지금 나이 기준으로 50대가 29명(52.7%)으로 절반이 넘는다. 40대 11명을 합하면 72.7%가 장년층이다. 60대가 8명, 70대 이상이 6명으로 25.4%가 노인이다. 30대가 1명이고 20대는 없다.
대표 죄명은 살인과 강도살인이 43명으로 가장 많다. 강간살인 4명, 성폭력·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2명, 방화치사 2명, 존속살해 2명, 약취 유인 2명 등이다.
◇ 실질적 사형폐지국…2015년 이후 대법원 선고 없어 =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사형을 집행한 수용자 수는 920명이다. 마지막 집행일은 1997년 12월 30일이다. 이날 23명이 사형됐다. 이후 26년 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국제엠네스티는 한국을 사형제도가 있지만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장 오래 수용된 사람은 1993년 11월 23일 사형 확정 선고를 받고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원모 씨다. 29년 4개월 째 수감 중인 그를 포함해, 마지막 사형 집행일 이전에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아직 수감 중인 사형수 수는 14명이다. 나머지는 형이 집행·감경됐거나, 질병 등으로 사망했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형 확정 선고는 2015년까지 있었다. 1998년 2명, 1999년 1명, 2000년 8명, 2001년 8명 2002년 2명, 2003년 5명, 2004년 3명, 2005년 2명, 2006년 2명, 2007년 1명이 사형을 확정 받았다. 2008년은 없다. 2009년 3명 2010년 2명이 추가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사형 확정선고가 없다가, 2015년 대구에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장모 씨가 사형 확정선고를 받았다.
박선정·정준휘·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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