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두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윤준(62·16기) 서울고법원장, 서경환(57·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58·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엄상필(55·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권영준(53·25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 박순영(57·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 정계선(54·27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등 8명을 김명수(64·15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8명 모두 법관 출신이며 7명은 현직 법관, 1명은 현직 교수다. 이 가운에 여성은 3명이다. 후보자 가운데 5명은 서울대 법대, 3명은 고려대 법대 출신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번 후임 후보자 명단에 김명수 대법원장의 의중이 비교적 많이 관철됐다는 평가다. 9월 퇴임을 앞둔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마지막 대법관 자리인 만큼 대법원장의 뜻에 끝까지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법관 임명을 두고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에 임명권과 제청권의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3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정계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사건을 맡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정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다.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대법원 근로조에서 재판연구관을 지낸 노동 전문 법관으로 꼽힌다. 그는 2021년 3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다.
김 대법원장 임기 내 박상옥, 이기택 전 대법관과 이선애·이석태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 후보로 세 차례나 법조 최고위직 후보에 올랐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이번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손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도입한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시행 첫해 추천제를 통해 대구지방법원장에 임명됐다.
김재형 대법관 퇴임 이후 교수 출신 대법관이 없는 상황에서 권영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최총 후보에 올랐다.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로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윤준 서울고법원장 △도산법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서경환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던 엄상필 서울고법 부장판사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던 신숙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도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김재형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 3명 가운데 1명에 올랐던 만큼 재판과 사법행정 능력 등에서 손색이 없는 인물로 꼽히는 이균용(62·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이번 추천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최 위원장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적이고 합리적 판단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에 대한 따뜻한 사회적 감수성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는 인권적 통찰력과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겸비한 분들을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들 후보자에 대한 주요 판결 또는 업무 내역을 법원 홈페이지(링크)를 통해 공개하고, 6월 2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최종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이 가운데 2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로 제청할 방침이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준 서울고법원장은 대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처음 법복을 입은 뒤 서울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순천지원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등을 지냈다. 작년 별세한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다.
서울 출신인 서경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서울고법 판사, 전주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인천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회생·파산 재판부에서 근무하고 도산법 커뮤니티에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도산법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서울 출신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달성고와 고려대 법를 졸업하고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대구지법에서 법복을 처음 입은 뒤 대구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법 상주지원장, 대구지법 부장판사, 울산지법 수석부장판사, 대구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엄상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동명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가정법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창원지법 진주지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권영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대구 출신으로 대건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구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판사를 지낸뒤 2006년 서울대 법대 조교수로 적을 옮겼다. 이후 서울대 로스쿨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 법무부 법무자문위원장, 국제거래법학회 부회장,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부회장, 한국민사법학회 부회장, 한국재산법학회 부회장 등을 지내고 있다.
서울 출신인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은광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대전지법 판사로 처음 법복을 입은 뒤 서울행정법원 판사, 서울서부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고법판사, 대전고법 고법부장 직무대리 등을 지냈다.
경남 양산 출신인 신숙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은 창문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판사로 처음 법복을 입은 뒤 서울가정법원 판사, 서울중앙지법 판사, 제주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고법판사,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고법부장 직무대리, 수원고법 고법판사 등을 지냈다. 대법원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충남 서천 출신인 정계선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는 충주여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예비판사로 시작해 서울행정법원 판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판사, 서울남부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 울산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박수연·이용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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