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간 합병 러쉬가 올 초부터 거세게 불고 있다. 업종간 합병을 넘어 국경까지 초월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 분야의 강자 ‘지음 법률사무소’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프런티어 ‘MEA 로펌’이 합병한다. 국제중재 분야에서 활약하는 ‘케이엘파트너스’는 글로벌 로펌 ‘베이커 앤 맥켄지’와 손잡고 2호 합작법무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지음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김설이)와 MEA 로펌(대표변호사 김현종)이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는 5일 강남구 신사동 나라키움신사빌딩 지음 법률사무소 대회의실에서 ‘법무법인 지음-MEA 합병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법무법인 지음-MEA’는 설립 후 로펌을 일컫는 가칭이다.
합병을 위한 실무 협의는 5월 중순부터 진행됐다. 합병 이후 주사무소는 지음 법률사무소가 있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나라키움신사빌딩에 위치할 예정이다. 총구성원은 10명 이상의 한국변호사를 합쳐 2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범할 로펌의 명칭 및 대표변호사는 추후 이어지는 협의를 통해 정한다. 세부 절차는 올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2007년 설립된 지음은 공정거래, 규제·입법 컨설팅, 기업 법무 등 분야에서 활약하는 로펌이다. 특히 대형로펌 위주의 공정거래 분야에서 실력 있는 부티크 로펌으로 인정받는다. 김설이(43·34기) 대표변호사는 2007년부터 공정거래 사건에서 공정위 측 대리인과 법률자문을 맡아왔다. 지난해 공로를 인정받아 ‘공정거래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7년 세워진 MEA 로펌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프런티어(frontier)인 김현종(46·39기) 대표변호사가 이끄는 로펌이다. 김 대표변호사는 2010년부터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 법무팀장을 맡았다. 중동과 아프리카 30개국의 법인과 지사를 관리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15년부터 두바이 태평양 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중동·아프리카 전문을 표방하며 MEA(Middle East and Africa) 로펌을 설립했다. 서울과 두바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투자·건설·국제분쟁 등 사건을 자문한다.
‘법무법인 지음-MEA’ 관계자는 “공정거래 및 규제입법 자문에서 전문성을 다져온 지음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프런티어인 MEA 로펌이 합병을 통해 의뢰인들에게 차원이 다른 전문적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국제중재 분야에서 활약하는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대표변호사 김범수)와 글로벌 로펌 베이커 앤 맥켄지(Baker & McKenzie)는 2호 합작법무법인(조인트벤처)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케이엘파트너스와 베이커 앤 맥켄지의 합작법무법인 설립인가 신청을 받았다. 양사는 지난달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설립인가 신청을 접수했다. 절차에 따라 해당 신청서는 대한변호사협회를 거쳐 법무부로 이첩됐다. 이들 로펌은 외국법자문 사법에 따라 합작법무법인이 허용되면서 관련 논의를 꾸준히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인가하면 합작법무법인 애셔스트화현에 이어 국내 2호 합작법무법인이 출범한다.
로펌 업계에는 올초부터 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화된 분야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로펌들이 손을 잡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클라스(대표변호사 황찬현·남영찬)와 법무법인 한결(대표변호사 이경우·안병용·안식)은 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라스 대회의실에서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법무법인 린(대표변호사 임진석)과 엘케이비앤파트너스(대표변호사 이광범)도 2월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통합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홍수정·임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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