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사진)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가사조사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이혼 소송이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직접 출석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원정숙 부장판사)는 9일 오전 9시 40분 권 CVO의 아내 이모 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의 첫 면접조사 기일을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접조사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면접조사(가사조사) 기일은 재판부가 가사조사 등의 명령을 내리게 되면 법원의 가사조사관이 재판부가 내린 조사 사항에 대해 양 당사자들을 직접 면담하고 조사하는 절차를 말한다. 통상 면접조사 기일에는 당사자의 이혼 의사 여부와 이혼 소송에 이르게 된 원인, 재산 상태, 양육환경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다. 면접조사 기일에는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가 직접 출석해 이혼 소송을 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 가사조사관과 면담한다.
이 씨 측은 2022년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권 CVO 측에 절반의 재산분할을 청구한 반면, 권 CVO 측은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CVO는 답변서를 통해 법원에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4월 19일 열린 변론준비기일에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권 CVO 측에 예비적으로라도 재산분할에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이 씨 측은 2022년 10월 권 CVO 측을 상대로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 대한 판결 전까지 남편인 권 CVO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비상장 주식 등 절반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였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권 CVO가 현재 100% 단독으로 보유 중인 스마일게이트 주식은 부부가 20년간 함께 일군 공동 재산'이라는 이 씨의 청구를 법원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권 CVO와 이 씨는 결혼 직후인 2002년 6월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다. 창업 초반 고전하던 스마일게이트는 2000년대 중반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2010년대 로스트아크 등이 연이어 흥행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주식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권 CVO의 재산도 빠르게 불어났다. 이 씨도 당초 스마일게이트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0년 돌연 소유권을 포기하고 초대 대표이사 직도 내려놨다.
이 씨는 스마일게이트의 초대 대표이자 공동 창업자로서 경영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친정으로부터 초기 자본금을 끌어와 회사 성장에 적극 기여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스마일게이트의 성장에 대한 이 씨의 기여도와 양 측의 재산 목록 등이 본안에서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포브스지의 발표에 따르면 권 CVO의 자산 총액은 68억50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8조8714억 원)으로 추산된다. 권 CVO가 전량 보유 중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가치 또한 10조 원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