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현대차→ ‘구 전 KT대표’ 친형 회사 인수
이른바 ‘보은 투자 의혹’으로 불리는 KT와 현대차그룹 간의 투자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에어플러그’의 지분을 매입한다. 에어플러그는 커넥티드카(자동차와 통신기술을 연결해 주행자에게 교통 정보, 날씨 등 정보를 제공하는 차량) 소프트웨어 업체다. 구현모 전 KT 대표의 친형인 구준모 씨가 2010년 6월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이동통신망을 결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KT에 제공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에어플러그와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하다 2019년 에어플러그의 지분 16.84%를 36억에 매입한다. 이어 2021년 지분 82.48%를 245억에 인수하며 총 지분의 99.32%를 확보했다. 에어플러그는 2020년 기준 매출액 60억 4367만원, 영업이익 1억 5566만원 수준의 실적을 냈다. 에어플러그 실질 대주주는 정의선 현대그룹의 회장의 동서 박 모씨 인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KT클라우드→ ‘정의선 현대차 회장’ 동서 회사 인수
그로부터 1년 후, KT의 자회사인 KT클라우드는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라는 회사를 인수한다. 2022년 9월 KT클라우드는 스파크의 지분 100%를 206억 8000만 원에 매입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스파크도 박모 씨가 2005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의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B사와 주로 거래했다고 알려졌다. 스파크는 차량용 클라우드 회사로 인수된 이후 ‘오픈클라우드랩’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억대에 매입된 스파크의 2021년 매출은 약 70억 원 수준이다.
검찰은 KT클라우드가 스파크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매입대금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박모씨는 미국의 벤처캐피털 ‘트랜스링크캐피털’ 서울의 공동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이다. 홈페이지에는 그가 투자한 주요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에어플러그’가 올라와 있다.
스파크로 물꼬 튼 檢 수사…현대차 향하나
검찰은 현대차그룹과 KT간의 ‘보은 투자 의혹’을 들여다보며 스파크·에어플러그에 대한 양갈래 수사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스파크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를 진행한 회계법인을 압수수색하며, 스파크 쪽 수사에 무게추가 실리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8월 28일 KT 본사와 KT클라우드, 전 KT 사장의 주거지와 자회사인 오픈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사무실 등 7∼8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A 회계법인도 함께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스파크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으며 에어플러그와 현대차에 대한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