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금감원이 최근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는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최근 배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배 대표 이외에도 카카오 고위 임원 등을 불러 조사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사는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카카오 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는 SM엔터를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벌인 인수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는 2015년 카카오 빅딜 팀장으로 입사해 투자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앞서 금융당국은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 등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특사경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김 전 의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을 두고 인수 경쟁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하이브는 지난 2월 SM 인수를 목적으로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나섰지만, SM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서 실패에 그쳤다. 하이브는 같은 달 공개매수를 방해할 의도로 특정 세력이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한편 카카오 임원들은 가상자산 '클레이'를 통해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에도 연루된 상황이다.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은 13일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의장과 크러스트 유니버스, 그라운드X, 클레이튼재단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카카오와 관계사 임원들이 클레이를 상장 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받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투자·보상·용역비 등 각종 명목으로 클레이를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고발장을 통해 "거래소 상장 전 비공개로 일부 투자자들에게 직접 클레이를 판매해 1500~3000억 원 상당을 모집했으나, 회사에 입금해서 관련된 사업에 사용한 흔적이 없다"며 "회사는 계속 클레이를 유동화했을 뿐 사업을 위해 현금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 외에도 보상, 용역비 등 닥치는 대로 명목을 만들어서 클레이를 가져갔다"며 "배임 행각으로 클레이튼을 회생불가 상태로 만들고, 올해 이러한 책임을 피하고자 클레이튼 재단으로 모든 업무를 이관했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가 만든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이다. 2019년부터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다 지난해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인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이관됐다. 올 3월 싱가포르 비영리법인인 클레이튼재단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카카오로부터 독립했다. 클레이 가격은 2021년 3월 5000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160원 대로 급락한 상태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해당 고발 내용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재단은 그동안 계획했던 과제와 목표를 위해 업무를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