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로스쿨 출신이라도 인턴 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법무법인(유) 태평양에 입사할 수 있다. 나이가 많아도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 사회 경험이 있고 리걸마인드가 있다면 입사가 가능하다.
태평양은 올해 로스쿨 졸업생 22명과 군법무관 출신 5명, 43기 사법연수원 수료자 7명 등 32명(로클럭 제외)을 채용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부산대, 경북대, 영남대 로스쿨 등을 나왔다. 전공은 법학, 공학, 경영·경제학, 언론, 외교, 영어영문, 식품영양, 소비자아동학 등 다양하다. 지방대 출신 3명 중 2명은 지방대 로스쿨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됐으며 다른 1명은 여름인턴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합격했다.
이 가운데 유재규 변호사는 방송기자로, 손승현 변호사는 방송사 PD로 5년간, 김정대·최휘진 변호사는 각각 변리사와 은행원으로 4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경력 자체가 가점요인이 되진 않는다. 3년째 리크루트 업무를 맡고 있는 범현(42·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는 리걸마인드를 강조한다. 그는 “인턴기간에 자신감 있게 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리걸마인드를 테스트하기 위해 법률적 질문을 하는데, 꼭 정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고 일관되게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능력을 본다”고 설명했다.
인턴 기간에는 모든 지원자에게 공통과제와 부서별 개별 과제가 주어진다. 기업인수·합병(M&A) 등 전문 분야 강연을 듣거나 영문으로 자문의견서를 작성해야 한다. 대부분 희망 부서에 배치되며 각자에게 파트너와 어쏘 변호사 1명씩 지도변호사로 배정된다.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로펌이 3.5 이상의 학점을 선호했지만 태평양은 성적만을 핵심 요소로 평가하지 않는다. 범 변호사는 “학점이 좋으면 인상이 좋긴 하지만, 올해 합격자들 중에는 평점이 2점대 후반이나 3점대 초반인 사람도 있다”며 “지원자가 현재 갖춘 것보다는 발전 가능성을 더 많이 고려한다”고 말했다.
연봉은 세후 월 850만원 수준이다. 로스쿨과 연수원 출신의 급여에는 차등을 두지 않으며 법무관 출신은 경력 2년을 인정받는다. 복지혜택도 다양하다. 법률서적 구입비로 신입변호사는 300만원을, 2년차부터는 연 180만원을 지원받는다. 어학교육비는 희망자에 한해 원어민 강사가 주 2회, 1회당 1시간씩 진행하는 100만원 상당(3개월 기준)의 70%를 지원한다. 출산·육아휴직은 법률에 따라 지원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입회비와 월회비를 급여 형태로 지원한다.
로스쿨생은 인턴 과정을 거치거나 지방대 로스쿨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며, 연수생과 법무관 출신은 상시 채용한다. 올해 지방대 로스쿨 특별전형은 3학년을 대상으로 이달에 진행하고 있다. 각 로스쿨 원장이 로스쿨 내 지원자 중에서 1명씩 추천하면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5월 초에 채용이 확정된다. 태평양은 로스쿨 1학년들이 로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일주일씩 3차례 겨울 인턴과정을 운영한다. 2학년생을 대상으로는 여름 심화인턴제도와 겨울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올해 여름 인턴은 6~7월에, 겨울 인턴은 12월~내년 1월 중에 운영할 예정이며, 지원기간은 4월 말~5월 초, 11월이다. 사법연수생은 6~9월 여름 인턴과 10~11월에 변호사 실무수습을 진행하고 수시로 채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