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친 후 40년 정도 요통과 함께 살아왔다. 오래 시달리는 동안 많은 약을 먹고,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아니지만 나누고 싶은 개인적 경험을 소개한다.
나름 요통의 정도를 고양이, 여우, 표범 그리고 호랑이가 무는 것으로 나누고 있다. 40~50줄 들어 친구들이 처음 고양이나 여우에 물렸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오면 부러울 따름이다. 표범에 물리면 서는 건 물론 앉는 것도 힘들다. 호랑이가 물면 누워서 몸을 뒤척이는 것도 어렵다. 이 얘기를 하는 것은 호랑이에게 물려도 2~3주 정도 잘 버티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처음 당하면 엄청난 고통에 압도된 나머지 덜컥 수술을 해버리기 쉽다.
허리가 아프면 사람들은 허리에 좋은 의자를 찾는다. 여러 의자를 샀었고, 덕분에 '의자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소형차를 살 정도의 돈을 쓰고 나니 허리에 좋은 의자는 '간에 좋은 술'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리클라이너나 사우나의자는 자세를 바꾸어주고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지만, 장기간 의존하게 되면 허리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허리가 아플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역시 물리치료를 받거나, 침을 맞는 것이 좋다. 2~3주 정도면 대개 좋아진다. 그런데, 물리치료나 침을 맞는다는 건, 병원을 오가면서 걷고, 병원에 있는 동안 누워 있다는 것이다. 휴식이 진짜 치료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병원비나 시간을 아끼려 일터에 있으면서 쉬어보려는 생각은 그다지 현명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수술은 언제 해야 하는 것일까? 다리 쪽 신경이 마비되어 그 상태가 오래 되면 회복이 안 되기 때문에 다리나 발에 힘이 없어지면 수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신 방식의 수술이나 시술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 때 당시 유행하던 최신 시술을 받았는데, 그로부터 한 10년 이후부터는 부작용(척추관 협착증)이 심각하다는 것이 밝혀져, 그 시술은 거의 이용되지 않게 되었다.
요통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오래 서 있지도 말고, 너무 오래 앉아 있지도 말고, 너무 오래 누워 있지도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국선도 도장에서 보았는데, 요통 예방을 위한 여러 경구 중 단연 최고인 것 같다.
박재완 교수 (한양대 로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