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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의 질서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2020-12-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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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를 자문 변호사와 송무 변호사로 (굳이) 나눈다면, 나는 자문 변호사에 속한다. 자문 변호사의 업무 스펙트럼은 너무 광범위해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자문 업무는 송무에 비해 비교적 호흡이 짧은 경향이 있다. 단시간 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마쳐야 하는 업무가 지속되는 것이 자문 업무의 성격이라면, 재판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신중하고 긴 호흡의 준비가 필요한 것이 송무업무인 것 같다.

 

하지만 자문 업무가 단시간 내에 처리되어야 한다고 하여 검토의 깊이가 얕아서는 안 되는 일이고, 주어진 일정 안에 가능한 최대한의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검토를 마쳐야 하다 보니 그 단기간에 오는 부담감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부담감 속에서 해가 다시 뜬 뒤 퇴근하는 경우도 종종 겪게 된다. 특히 처음 입사했을 때의 이런 경험은 낯설기만 한데, 일주일을 마무리하며 지난 한 주를 돌아보면 뭔가 한 일은 많은 것 같지만 무슨 일을 처리했는지 머리에 그려지지 않아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업무에 익숙해지다 보니 혼란스럽고 단편적인 것처럼 보이던 업무들에도 나름의 질서와 체계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마치 처음 민법을 공부할 때 총칙과 물권, 채권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혼란스럽다가 어느새 그 나름의 질서를 익히듯 자문 변호사의 업무도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듯하다. 다이내믹한 업무 다양성에 언뜻 정신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고요한 업무인 것이다.

 

코로나로 뒤덮인 어려운 날들이 흐르고 있지만,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어느 새 연말이 다가왔다. 내가 속한 법인을 포함하여, 로펌들 중에는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의 동계인턴을 진행하는 회사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로스쿨생들은 인턴을 지원하게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데, 특히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보다 지원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지원 분야까지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혹시나 자문 변호사들의 정신없이 바빠 보이는 하루가 부담스러운 예비 지원자분들이 있다면, 혼란 속의 질서는 고요하고 체계적이란 점을 전달 드리고 싶다.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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