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자격시험을 치른다. 법조직역의 여러 직군에서 요구되는 자격시험뿐만 아니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게 되는 수학능력시험, 더 나아가 결혼을 승낙 받기 위한 프로포즈도 광의의 자격시험에 포함될 수 있겠다.
이러한 자격시험의 통과는 그 시험이 목표로 했던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의 취득을 주된 효과로 하지만, 이에 더하여 시험을 통과한 자에게 자신감을 주는 효과도 뒤따른다. 시험에 통과하였다고 하여 모르던 지식을 갑자기 알게 되는 것이 아니고, 연인에 대한 마음이 프로포즈를 승낙 받은 뒤에야 진정한 사랑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지만, 자격시험에 통과하게 되면 그동안 내가 기울여 왔던 노력이나 노력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믿음을 얻게 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연인에 대한 마음에 있어 더욱 당당해지게 된다.
이러한 자격시험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세운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는 자격시험이라는 것이 크고 작은 사회 속에서 내가 자리할 수 있는 신분이나 지위를 부여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즉, 그 자격의 부여와 이해관계 있는 사람들에 의한 평가와 인정이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논리를 연장하면 적어도 자기 스스로의 삶 그 자체에 관한 한, 그 삶에 관한 지위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있을 것이다.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기준과 평가에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잃을 때가 있지만, 남들이 세운 기준이나 남들의 자신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든 자기 스스로의 자격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주체는 스스로에게만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준과 판단에 따라 모든 사람은 자신이라는 존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누리고 스스로에게 당당할 자격이 있다.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