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움의 끝은 어디인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해 배우자가 새로운 학위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같이 수업을 수강하는 사람 중 현직 법조인들이 많다고 했다. 배우자는 "본업만으로도 바쁠 것이 분명한 사람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쪼개 새로운 배움에 정진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지난 10년여 동안, 각종 세미나나 연수를 가보면 늘 정시가 되기 전에 앞자리부터 채우는 변호사님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때로는 다른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계신 중견변호사님들이 직무연수에 참석하셔서 교육을 듣기도 하셨고, 법원이나 검찰에 적을 두고 계신 분들이 더 높은 수준의 배움을 위해 교육과정에 참석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뿐인가, 주변의 법조인들만 둘러봐도 국·내외 석·박사 학위과정을 하는 경우도, 유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인인 사내변호사는 경영진의 니즈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또 더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 재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하고, 아는 이혼 전문 개업변호사는 상담심리 자격증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실제로 새로운 배움을 지속해야 하는 업이다. 이미 숙지하였다고 생각했던 법령은 개정되고, 판례의 태도는 바뀐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법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도 한다. 알고 있던 내용도 재확인해야 하고, 새로운 내용이 없는지 또한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업무상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명석한 두뇌와 짐승 같은 성실함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살아남고, 또 성장하려면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찾아서 관련 지식 또한 갈고 닦아야 한다.
고민을 해볼수록 배움에는 끝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특히 변호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기 위한 공부를 필수요건으로 받아들이고, 주어지는 크고 작은 배움의 기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學無止境(학무지경; 배움에는 끝이 없다), 學不可已(학불가이; 배움은 끝없이 정진해야 한다) 라고 했던가. 법조인들에게는 더더욱, 마음에 와닿는 말이 아닐까 싶다.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