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을 겪은 현재, 호흡기 질환에 대한 공포감과 더불어 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 역시 우리의 폐를 위협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3위인 폐렴은 상당히 흔한 호흡기 질환처럼 느껴지지만 노인 또는 면역저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또한 폐렴은 다른 호흡기 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검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이 폐로 들어와 번식하면서 폐포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고름이 차게 만들어 폐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폐렴에 걸리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작용이 일어나는 폐포의 호흡작용이 망가지면서 호흡부전이 생기게 되며, 고열, 가래, 기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임상적으로 폐렴이 의심될 경우 혈액 및 객담검사, 흉부단순영상검사 등을 통해서 폐렴을 진단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균의 배양을 통해서 확진되며, 임상소견이나 영상 검사만으로는 바아러스 폐렴과 세균 폐렴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개인 의원에서는 명확한 배양결과 없이도 경험적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한다. 대부분 폐렴이 바이러스에 의한다 하더라도 급성 질환에서 조기 항생제투여는 치료결과를 향상시키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하여 항생제 투여를 결정한다.
폐렴의 종류 중 폐렴구균폐렴이 가장 흔하며, 유일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23가 다당백신과 13가 단백백신이다. 두 백신을 비교해 보면 23가 다당백신은 T세포와 상관없이 B세포 의존성 면역반응으로 면역기억반응이 없어 항체를 재생산하지 못하는 반면 13가 단백백신은 T세포 의존성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B세포를 자극해 항체를 생성하고, 면역기억반응을 형성하게 된다. 즉, 23가 다당백신은 항체가가 떨어지면 다시 접종을 해야 하고, 13가 단백백신은 1회 접종으로 항체가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현재 23가는 65세 이상, 13가는 소아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 보면 13가 단백백신이 우수한 효과로 폐렴예방에 가장 효과적으로 나와 있다. 23가 백신의 경우에는 뇌수막염과 같은 폐렴 이외의 폐렴구균침습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폐렴구균예방접종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13가 단백백신을 반드시 접종하고, 1년 후에 23가 다당백신을 5년 주기로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
최근 65세 이상 성인 중 13가 단백백신을 접종한 성인에서 COVID-19 관련 진단, 입원 및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록 연구의 제한점도 있고, 추가 연구들의 뒷받침이 있어야겠지만 호흡기 감염병 시대 안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폐렴 합병증을 막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임에는 틀림없다.
경문배 원장 (삼성탑가정의학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