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쏘시에이트 때 만났던 변호사들이 이제 파트너, 대표가 되어 지역 법조계를 이끌고 있어요."
지난달 27~31일(현지 시각 26~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9회 세계한인법률가회(IAKL) 총회에서 만난 한인 법조인들은 자주 이 같이 말했다. 외국 법조계에 처음 발을 내디딘 시기에 만난 이들이, 이제 서로의 성장한 모습을 확인하며 느낀 감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IAKL의 회원인 한인 법조인 중에는 해외 이민 2, 3세대인 이들도 상당수다. 우여곡절 끝에 이민국에서 정착에 성공한 부모 세대의 자녀들이 지역 법조계에 진출해 리더의 위치에 올라서고 있다. 그러므로 한인 법조인들의 성장은 개인의 성취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 뿌리를 둔 이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거듭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IAKL 콘퍼런스에 모인 법조인들은 함께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다져가고 있다. 법조인의 모임으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변호사협회(IBA)'도 있고, 각 나라와 지역에 기반한 변호사회도 다양하다. 그러나 하나의 민족성을 공유하는 법조인들이 자생적으로 모여 35년째 인연을 이어가는 사례는 희귀하다. 한 IAKL 소속 변호사는 한국 유학생들에게 자신의 로펌에서 일할 기회를 주며 미국의 법률 실무를 경험케 하고 있다. 한인 법조인들은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동반 성장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이런 유대를 바탕으로 전 세계 한인 법조인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한인 법조인과 국내 법조인들의 소통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법무부도 전 세계 한인 법조인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과 교류하며 한인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내 법조인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법조인들이 이끌 새로운 코리안 웨이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