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나간 해를 조금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이 순간 새해의 시작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법조 직역에 국한하자면 특히 이번에 변호사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이리라. 적어도 3년의 기간 동안 힘든 전투를 치러온 그들은 지금쯤 사회와의 연결을 단절한 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을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전 세계 1위라고 한다. 외국에서 소비하지 않는 수산물을 한국으로 수출함으로써 해당 국가 어민들이 한국 덕분에 먹고살 수 있다며 한국 상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골뱅이는 그 나라에서 할머니 발톱 맛이 난다며 거들떠보지 않는데도 말이다.
변호사시험 이야기를 하다 뜬금없이 골뱅이를 언급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으나,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이번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3644명의 수험생이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걷다 언젠가는 나와 함께 근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연결’은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함’을 의미한다. 이를 인간에게 적용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관계를 맺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법조인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이리저리 연결된다. 같은 고향, 대학, 로스쿨, 근무지 등으로 서로 이어지고, 하나의 사건에서 판·검사와 변호인 또는 각종 기관의 소송수행자들로 얽히게 된다. 이러한 연결은 비단 법조인 개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법원, 검찰, 경찰 및 공수처 등 형사사법기관은 물론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등 각종 국가기관 사이에서도 이루어진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형사사법체계는 어느 한 기관의 독자적인 행위로만 운영될 수 없다. 이는 서로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설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형사사법의 목표인 정의구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특히 검·경 및 공수처 등 수사기관들이 ‘나 홀로 행동’만으로는 그 목표에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예비법조인들이 향후 형사사법체계의 구성원들로서 견제와 균형, 그리고 협력이라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
예상균 부장검사 (공수처 공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