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가장 뛰어난 인재들로 구성돼 있음에도 성장의 정체기에 부딪혀 나아가지 못하는 법조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출발했다. 법조에는 우수한 지성을 바탕으로 강도 높게 트레이닝 된 인재들이 매년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을 기준으로 국내 법조 인구는 3만 8293여 명을 기록했다. 대법원장 및 대법관을 포함한 판사가 3209명, 검사가 2142명이다. 당시 기준 등록 변호사 수는 3만 2942명에 달한다. 한국 법조는 이제 ‘법조인 4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실질 성장은 답보 상태”라는 말이 법조를 맴돌고 있다. 시장의 몸집은 커졌지만 법조인이 체감하는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한국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10년째 2.5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마저도 순수하게 변호사가 거둬들이는 매출이라 보기 힘들다. 사무실 직원 등 소위 ‘딸린 식구’를 생각하면 아쉬운 수치다. 대형로펌들도 제약에 부딪힌 것은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액은 늘어나지만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매년 조금씩 줄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과 다르게 로펌들은 내수 시장에 갇힌 상태다. 법조산업이 성장과 도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때다.
이번 시리즈를 취재하는 동안 만난 법조인들은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로펌, 개인, 국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법조의 성장을 위한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어렵지만 근본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올해 변호사단체들은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전환기를 맞이할 때다. 2023년을 법조산업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