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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내일을 향해 쏴라
예상균 부장검사 (공수처 공소부장)
2023-03-0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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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유난히도 춥던 지난겨울을 뒤로 하고 만물에 생동감이 도는 봄 내음도 맡으니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신입생들은 한껏 부푼 마음으로 강의실로 들어가 주변의 친구들을 둘러볼 것이고, 재학생들은 지난 학기의 추억을 되새기며 새로운 마음으로 진지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공수처에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검사들이 막 임용되었고, 낯선 얼굴의 수사관들과 행정 파견 직원들도 보인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겠지만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공수처 식구로서 잘 어울려 지낼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업무적으로는 그동안 혼자 지고 있던 큰 짐을 나누어 들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으로는 서로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살짝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러한 작은 기쁨은 공수처 검사들이 3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슬픔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물론 3회 연임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하 수상한 시절이기도 하고 아직 선례가 만들어지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3년 후를 기약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3년을 불태우고 지내느라 크고 작은 병치레를 겪는 검사들도 종종 생긴다.

또한 신분이 보장되지 않기에 조직과 개인을 위한 장기 플랜을 짜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이는 장래 공수처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조직 전체가 당장의 현안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늘 허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자신이 이 조직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고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었을 때의 공허함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공수처 조직 구성 개선에 대하여 논의할 때가 되었다. 공수처가 독립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3년마다 바뀌는 지휘부는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검사 및 수사관들이 국민을 위해 오랫동안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조직은 그대로 있는데 수시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바뀐다면 공수처는 늘 신생 조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조직 구성 개선이 요원하겠지만 그래도 공수처 검사들은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내일을 향해 쏴라〉(1969)의 마지막 장면처럼 군대에 의해 사방이 포위되고 총알이 빗발치는 죽음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달려 나갈 것이다.


예상균 부장검사 (공수처 공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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