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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자녀들 공부 잘하게 하고 싶으시지요?
오세용 부장판사(인천지법)
2023-03-2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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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지과학에 관한 수업을 들을 때였다. 교수님께서 이렇게 수업을 시작하셨다. “자녀들 공부 잘하게 하고 싶으시지요? 그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평소에도 너무 궁금했던 내용이라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가 아니던가? 일확천금처럼 손쉬운 공부비법을 기대하며 귀를 기울였다.   

 

필자가 파악한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인출학습’ 내지 ‘아웃풋(output) 연습’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부는 주로 수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전형적인 인풋(input) 방식이다. 수업을 들을 때나 책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을 다 이해한 것 같지만, 막상 수업이 끝나고 책을 덮으면 그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상당수의 학습자들이 1순위로 택하는 학습전략은 다시 반복해서 읽기이다. 특히 법대생들에게 친숙한 ‘○회독’이라는 용어는 이에 잘 부합한다. 그런데 이 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배운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지 않으며, 내용이 익숙해짐에 따라 완전히 통달했다는 착각을 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배운 지식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구술이나 필기를 통해 이루어질텐데, 그 내용을 떠올리고 퀴즈를 푸는 것은 나의 기억으로부터 인출을 요하는 아웃풋(output)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아웃풋 연습’이라는 별도의 추가적인 노력과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예컨대, 복습을 하면서 홀로 쪽지 시험을 본다든지, 내용을 가리고 그 내용을 반추해 보는 연습(output)은 한번 더 읽는 것(input)보다 오래 기억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수업 후 쪽지 시험이 있는 경우는 아웃풋에 대비하며 듣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더 효과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수업 후 쪽지 시험 등을 통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점을 파악·점검하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식이나 기술을 힘들게 인출할수록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45회의 투구를 3개 세트로 나누어 치는 야구 연습에 관한 실험이 있었다. 6주 동안 A팀에게 각 세트별로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던져 주되, 한 세트에서는 같은 구질로만 반복해서 스윙하도록 훈련을 시켰고, B팀에게는 위 3가지 구질을 무작위로 던져 스윙 훈련을 시켰다. 훈련 모습을 보면, A팀은 잘 치는데, B팀은 잘 맞추지도 못하고 무척 힘들어 했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나가서는 B팀이 A팀보다 현저히 나은 타격을 선보였다고 한다. 

 

한편, 학습 유형에 따라 기억에 남는 정도를 살펴보면, 읽기는 10%, 듣기는 26%, 보기는 30%라고 하고, 보기+듣기는 50%, 보기+말하기는 70%라고 한다. 그런데 ‘말하기+행동하기’로 구성된 학습에서는 무려 90%까지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수강생 입장에서 쪽지 시험이나 발표·토론 수업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늘 불만이었는데, 이런 불편한 학습법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이었다니,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 

   


오세용 부장판사(인천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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