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플 때 가는 치과, 배고플 때 혼자서도 편히 가는 식당, 이런 것들은 항상 고민되는 난제 중의 하나다. 편하고, 솜씨 좋고, 믿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참 발견하기 어렵다. 미장원이나 이발소도 그런 곳들 중 하나이다. 단골집이 생기면 정말 편하다. 말 안 해도 알아서 나의 스타일대로 잘라주니 좋고, 너무 얘기를 많이 시켜 피곤하게 하거나, 혹은 너무 얘기가 없어서 공포영화에서처럼 갑자기 가위로 찔러버릴 듯 싸늘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아서도 좋다. 필자는 최근에 이런 좋은 미장원을 알게 되었고, 이제 머리가 많이 길었다는 것만 판단하면 된다. 어딜 가야할지 고민은 없어졌다. 이발을 하는 중에는 단골이 된 ‘동네 대형급’ 미장원 사장과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곤 한다. ‘내가 파마하면 어울릴까요?’, ‘요즘 젊은이들한테 유행하는 스타일은 뭐예요?’ 등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묻곤 한다.

얼마 전에는 이발을 하던 중, 옆에 서있는 미용보조원을 보고 갑자기 궁금해져서 사장에게 물었다. “이 정도의 미장원에서 단독으로 미용일을 하려면 보통 어느 정도의 수련 기간이 걸립니까?” 잠시 고민하던 사장은 3년이라고 했다. ‘헉! 이런… 로스쿨과 같다.’ 이때부터 증인신문처럼 자세한 질문을 퍼부었다. 자격증을 딴 후 순수하게 미장원에서 실무수습 하는 기간을 말하느냐는 질문에는 미용학원 다니는 기간을 전부 포함한 것이라고 했다. 상세한 질문에 어렵게 답한 사장은 나에게 물었다. “왜요? 미용일 배워보시게요?” “아니요, 뭐 그냥 궁금해서요.” 로스쿨도 3년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왜 로스쿨 3년의 기간이 법조인 교육기간으로서 짧다고 하는지 감정적으로나마 잠시 이해가 갔다.

그런데 로스쿨은 왜 3년일까? 미국이 3년이라서? 일본도 3년이라서? 아님 우리나라 사람들이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해서? 그것도 아니면 미용사교육 등 기술교육도 그 정도는 걸려서? 한편으로는 왜 로스쿨의 3년이라는 기간이 짧은 지도 의문이다. 법대가 4년이어서? 의학·치의학·한의학·약학전문대학원 모두 4년이어서?

교육백년지대계라고 하였던가. 이제 생긴 지 6년 된 로스쿨이 너무 잘 굴러간다면 그것이 오히려 신기한 일이다. 문제점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을 잘 고쳐나가면 일본도 부러워할만한 ‘대한민국형 로스쿨’이 완성되어 갈 것이다. 로스쿨 교육, 이것저것 떠오르는 비판을 던지고, 여론몰이하고, 임시처방으로 고치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유리한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기본부터 하나하나 신중하게 되짚어보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