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제45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이 진행되었고 새 법조인 356명이 배출됐습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법연수생 취업률이 51.6%에 그쳤다. 두 명 중 한 명은 미취업 상태로 수료한다”는 뉴스도 이어졌습니다. 제가 연수원을 수료하던 6년 전에도 “취업률이 55.6%에 불과하다”라는 뉴스가 뒤따랐지만, 6년 전과 작금의 취업 현실은 천양지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작년 4월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1565명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취업률은 얼마나 될까요?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비자발적 개업 인원까지 모두 합산해도 75%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지난해 9월 15일 교육부가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전국 25개 로스쿨 3기 입학정원 대비 법조인 취업률 현황’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3기 변호사의 법조인 취업률이 평균 44.9%(2000명 대비 897명)에 불과한 사실, 변호사회보 ‘신규회원’란을 살펴보면 거주지를 사무실로 등록하고 개업을 선택하는 변호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취업시장의 열악함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새내기 법조인들이 배출될 때마다 이러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개척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 국내 법조환경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변화된 시대의 새로운 법조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 말이지요. 하지만 작금의 열악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새내기 법조인들이, 당장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개척정신’으로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법을 다루는 법조인들이 조건도 모르고,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은 구경도 못해본 상태에서 취업을 합니다. 게다가 무한책임을 지는 구성원 등기를 강요받기도 합니다. 변호사회 등록비를 지원받기는커녕 ‘정규직 취업’이라는 희망 앞에서 수습기간 동안 무급 노동까지도 감내하여야 하는 것이 새내기 법조인들이 직면하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도외시한 채 이들에게 ‘왜 국내에서 안주하려 하느냐, 세계로 뻗어나가 법조계 도약의 한 축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이 자명합니다. 배고픈 아이에게는 밥이 답입니다. 정신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꿈과 열정, 패기로 가득 찬 새내기 법조인들의 앞날에 항상 희망과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