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하반기에 네이버 ‘지식iN’ 서비스에 등록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전문가답변을 해드리다 보니 상담 건수가 150건이 넘었고, 2015년도 하반기 지식iN 우수상담 변호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예전에 우수상담 변호사로 선정되었던 분이 ‘부상으로 네이버 라인 캐릭터 상품을 준다’고 이야기하셔서 기대를 했는데, 상품이 바뀌었다고 해서 좌절하면서 사무실로 돌아왔지요.
네이버 지식iN은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창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네이버와 연계하여 전문가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상담시간을 공익활동시간으로 인정하는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식iN 서비스 답변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니, 이곳조차도 브로커들의 생태계로 변질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예입니다. 지식iN 답변 중 ‘형사소송’ 카테고리를 클릭해 보았습니다. 2페이지를 넘어가니 ‘형사소송사무장’님의 답변이 보입니다. ‘네이버를 사랑하는 법률지식인 유사무장’이십니다. 소개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질문자의 질문은 법률, 판례, 실무를 모두 검토해서 드리는 답변입니다. 귀하의 사안에서 질문요지와 그에 따른 법률적 근거와 결론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법률과 판례, 실무를 모두 검토해서 했다는 답변인데 틀렸네요. 그런데 정식 답변으로 채택이 되어 있습니다. 지식iN에서 참 많은 활동을 하셨네요. 채택된 답변이 무려 4500여 개, 19단계의 지식인 등급 중 최상위권 등급인 ‘태양신’ 등급인데다가 네이버가 1년에 두 번 선정하는 ‘파워지식인’에도 선정되셨습니다. 네임카드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니 사무장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반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변호사로 착각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잘 들어보니 이야기의 아귀가 안 맞습니다. 질문을 해보니 동문서답입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야기를 내뱉고 있는 것이지요.
법조계 곳곳에서 기생하고 있는 악성 바이러스와 같은 법조브로커들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법조계 불신 풍토가 신뢰로 바뀌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결국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변호사와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참 어려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