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발당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검찰이 판단한 자료 일부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하 의원이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소송(2018구합53320)에서 원고일부승소했다.
하 의원은 지난해 19대 대선을 앞둔 4월 "2007년 준용씨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한국고용정보원을 감사한 노동부의 최종감사보고서를 새로 입수했다"며 "보고서에는 인사규정 위반 사항이 있으므로 담당자에게 징계와 경고를 조치하라는 지시가 있어 특혜채용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하 의원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하 의원을 서울남부지겁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하 의원이 최종감사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특혜채용의 명백한 증거'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한 것은 다소 문제 소지가 있지만, 이는 하 의원의 평가나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기소하긴 부적절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 근거가 된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감사를 담당한 노동부 감사관 김모씨의 진술조서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의 준용씨에 대한 입학허가 통보 문서 △입학 등록 연기 및 휴학을 두고 준용씨와 파슨스 스쿨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 등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고, 검찰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감사관 김씨의 진술조서는 고용정보원에 대한 감사를 하면서 중간감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 감사 진행 과정 등에 대해 진술한 내용"이라며 "직무 수행에 관한 내용이라 공개된다 해도 사생활 비밀이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진술이 공개될 경우 원고의 주장이 타당한지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준용씨에 대한 파슨스 스쿨의 입학허가 통보 및 입학등록 절차 안내 내용이나 준용씨와 파슨스 스쿨 사이에서 오간 이메일 내용도 개인정보를 제외하면 공개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런 정보가 공개될 경우 준용씨가 2008년 2월 (고용정보원에) 휴직 신청을 하기 전에 이미 파슨스 스쿨에 합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특혜채용 의혹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