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정비사업에서 이전고시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는 이전 고시의 기초가 된 관리처분계획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2일 서울 서초구 A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안모(65)씨 등 3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무효확인소송 상고심(☞2011두6400)에서 소를 각하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관리처분 계획의 내용을 집행하는 이전고시의 효력이 발생하면 조합원이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물에 관한 권리귀속이 확정되고 조합원은 이를 토대로 다시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며 "이전고시 효력 발생 후에 관리처분계획이 무효로 확인돼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이 의결된다면 이전고시의 효력발생 후 형성된 새로운 법률관계에 터잡은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에게는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합원은 청산금 부과처분에 관한 항고소송, 무효인 관리처분 계획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 등과 같은 다른 권리구제수단을 통해 그 권리를 회복할 수 있고, 특히 관리처분계획의 무효확인소송이 계속 중이라면 그 관리처분계획에 대해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집행정지결정을 받아 후속 절차인 이전고시까지 나가지 않도록 할 수도 있으므로 이전고시가 그 효력을 발생하게 된 이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능환·이인복·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은 "이전고시의 효력발생 이후라도 관리처분계획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이전고시의 성격과 효력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확보하고 이해관계인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행정소송의 목적과 소송경제 등의 측면에 비춰 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A조합은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및 상가의 재건축사업을 위해 창립돼 2005년 2월 임시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했고, 같은해 9월과 2006년 4월, 2009년 7월 설계변경과 조합원 분담금 변경 등을 이유로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의결했다. 조합은 2009년 7월 서초구로부터 아파트 준공인가를 받아 같은해 12월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이전고시를 했고, 2010년 1월 신축 아파트 2444세대에 대해 조합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 및 조합원들과 수분양자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안씨 등은 "관리처분계획이 당초 재건축결의와 달리 신축건물의 세대수 중 소형과 대형을 늘리고 중형 평형을 대폭 감소했고, 총 사업비도 50%가량 증액하는 등 이는 실질적인 재건축결의 변경 또는 정관변경이라고 봐야 하므로 특별의결정족수에 따른 동의가 필요 사안임에도 일반의결정족수로 의결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