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는 이유로 춤을 추는 여자 어린이의 손을 억지로 잡아 끌어당긴 행위는 강제추행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폭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모(74)씨는 2012년 4월 자신이 운영하는 경남의 모 콘도 리조트 공연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던 A(당시 10세)양의 양손을 잡아 끌어당겼다. 당시 함께 춤을 추던 A양의 어머니는 이씨를 제지하고는 "이씨가 A양의 얼굴을 당겨 뽀뽀하려고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춤추는 아이가 귀여워 칭찬해주기 위해서 손을 잡았을 뿐 입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며 "손을 잡긴 했지만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어서 폭행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이씨가 추행이 아니라 A양과 같이 춤을 추거나 대화를 나누기 위해 손을 끌어당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강제추행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아이의 손을 잡아당긴 것은 '유형력의 행사'로 폭행죄에 해당한다"면서 폭행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도 최근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2014도9574). 재판부는 "폭행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며 "이번 사건처럼 양손을 잡아끄는 행위도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귀엽다거나 칭찬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