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보복성 끼어들기로 뒷차를 급정거시켜 탑승한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모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서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을 몰고 가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을 당했다. 1차선을 따라 가던 중 갑자기 옆 차선에서 김모씨가 운전하는 제네시스 차량이 좌회선 신호를 받기 위해 자기차 앞으로 끼어든 것이다.
화가 난 최씨는 똑같이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원남동까지 김씨를 추격하기 시작해 한 차례 급작스럽게 김씨의 차 앞으로 끼어들어 급정거했다. 김씨가 놀라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지만, 최씨의 화는 한 번으로 풀리지 않았다. 최씨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부근에서 한 번, 성균관대학교 사거리에서 또 한 번 김씨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어 급정거했다.
운전 중 사소한 시비로 벌인 일이었지만, 최씨의 행동으로 김씨의 차량에 타고 있던 한살배기 아기와 가족들은 1~2주 정도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었다. 결국, 최씨는 지난 2월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송경근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보복성 끼어들기로 급정거해 뒤 차량 승객을 다치게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상 집단·흉기등상해)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3고단954).
법원 관계자는 "자동차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상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데, 이 사건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아닌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으로 기소됐다"며 "다만 피해자 측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을 고려해 법에서 정한 하한인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유예한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