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찰관 122명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라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A씨 등 전·현직 경찰관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실제 초과근무시간 전체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의 일부인 500만원을 달라"며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13구합5026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일선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한 경찰공무원이다. 이들은 출·퇴근시간 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일반직공무원과 달리 범인검거·수사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해 업무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되어 있는 이른바 '현업대상자'이다. A씨 등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월 평균 근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야간이나 휴일에도 근무했는데도, 국가는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적게 지급했다"며 미지급한 초과수당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초과근무수당은
초과근무명령 받을 경우만 지급
재판부는 '지방자치단체가 현업대상자인 외근직 소방공무원에게 초과 근무수당의 일부만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한 2019년 대법원 판결(2014두3020)에 따라 A씨 등 경찰관들도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실제 근무한 총 시간에 대해서는 초과근무수당을 요청하는 A씨 등이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증거로는 A씨 등이 직접 작성한 초과근무내역서, 보수명세표, 이미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된 초과근무실적서가 있을 뿐"이라며 "이들 증거만으로는 A씨 등이 일정 근무기간 동안 정해진 각 근무형태대로 전부 각 경찰서나 지구대에 근무했을 경우의 총 근무시간을 계산해 낼 수 있을 뿐이고 연가, 병가 사용일 수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이같이 계산된 시간을 A씨 등이 실제 근무한 시간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명령없이 초과근무 했다면
사후결재 증거있어야
이어 "초과근무수당은 원칙적으로 초과근무명령서에 의해 사전에 초과근무 명령을 받은 경우에 지급받을 수 있고 사전 초과근무명령 없이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당직 근무자의 확인을 받아 사후결재를 받아야하는데, A씨 등이 주장하는 초과근무에 대해 사전에 초과근무명령을 받았다거나 사후에 결재를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근무 범위를 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한정해 휴일근무수당을 산정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평일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근무하는 경우에만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되고 그 외의 근무시간은 시간외근무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A씨 등은 휴일 오전 0시부터 오전 9시, 오후 6시 이후부터 오후 12시까지 근무한 시간에 대해서도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무원 수당규정과 지침은 공무원의 초과근무와 관련해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이 중복적으로 지급될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며 "휴일근무 중 평일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근무에 대해서만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되고 휴일 근무 중 그 외의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한 입법자의 의사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수당규정 등의 각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