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구속집행정지가 연장됐다.
대법원은 19일 "이 회장은 신장이식수술 이후 급성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과 공황증 등을 겪고 있어 구치소에서 구금 생활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2015년 3월 21일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신장이식수술 이후 급성거부반응과 수술에 따른 바이러스감염의 의심증상을 보이고 있다. 또 면역억제제로 인한 간손상 증상이 나타나고 신장 이식거부반응 발생 위험이 있는 상태다. 저칼륨증과 저체중도 지속되고 있다.
이 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소실되고 신경이 퇴화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다. 현재 증세가 악화된 상태로, 이 병으로 인해 극심한 경우 신체기형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이 회장은 신체적 질환 외에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과 공황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8월에는 만성신부전을 이유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으로 다소 감형됐다.
이 회장의 상고심 재판은 대법원 제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가 심리하고 있다(2014도12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