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전문의의 진단이 있더라도 객관적인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는 확진이 아닌 추정적 진단에 불과하므로 보험사는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최근 이모씨가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77609)에서 원소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소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 촬영술, 심장효소검사를 하고 심장질환 전문의로부터 협심증 진단을 받자 보험회사에 보험금 2000만원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다른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 연축유발검사는 협심증 진단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검사인데 이를 시행하지 않고 진단한 것은 확진이 아닌 추정적 진단에 불과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1심 법원은 "연축유발검사 등은 보험약관 조항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기초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을 예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씨의 손을 들어 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의사가 일정한 검사를 거쳐 진단한 경우에도 근거자료가 될 수 있지만, 진단의 기초가 된 병력과 심전도 등의 객관적인 검사결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그런 검사결과에 기초한 진단이 일반적인 의료기준에 미흡하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면 진단만으로 진단비 보험약관에 정해진 보험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