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인터넷 홈페이지 자료실에 상용프로그램을 올려 일반인들이 이를 무상으로 이용토록 했다하더라도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곧바로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홈페이지 운영자의 주의의무와 관련한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12부(재판장 李興基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컴퓨터프로그램 제작사인 칵테일(주)이 중앙대학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98가합111554)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홈페이지 운영자는 원칙적으로 홈페이지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해야 할 근거가 없다"며 "다만, 그 침해행위 또는 침해행위자와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책임을 질 뿐"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밝힌 예외적인 경우는 첫째, 홈페이지 이용자의 침해행위를 적극적으로 야기한 경우 둘째, 이용자의 침해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한 경우 셋째, 이용자의 침해행위로부터 직접적인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경우 등인데, 이러한 때에는 직접적인 불법행위자와 동일하게 평가되므로 홈페이지 운영자에게도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저작도구인 칵테일98 프로그램의 저작권자인 칵테일(주)은 지난해 10월 네티즌 김모씨가 중앙대 홈페이지의 자료실에 이 프로그램을 등록, 일반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 홈페이지 관리운영자인 중앙대를 상대로 3억여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이사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