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 A이 이 사건 사고의 가해자인 G에 대하여 민사상 청구권을 포기하였으므로, G에 대하여 대위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피고도 책임을 면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 여하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과 그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거나 그가 보유하는 소유권 등 권리의 중요한 부분을 침해 내지 제한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다22095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 13의 기재, 원고 본인 A 신문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이 2014년 7월 29일 G과 “가해자 G과 피해자 김태권(A의 오기로 보인다)은 이번 발생한 교통사로 인한 치상 및 물적 피해에 대하여 상호 원만히 합의하였기에 추후 민사 및 형사상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으며 이로 인한 이의제기 및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이에 서명 날인하기로 하고 이 증서를 작성합니다(선처를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 A이 친구인 G에 대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고 소송을 할 의사는 없어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 A의 친구인 G이 음주운전과 중한 결과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무거운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을 걱정하여 피해자인 원고 A이 입원한 병실을 찾아가 자신이 작성하여 온 합의서에 원고 A의 무인을 받아 수사 중인 검사에게 제출한 것으로, 담당 수사관이 원고 A에게 전화로 확인하였을 당시 원고 A은 G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여 원고 A은 친구인 G이 형사책임을 지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로 작성하여 준 것인 점, G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받았는데 원고 A의 이 사건 합의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런데 G은 사고 차량에 관하여 피고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로서 보험자인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하여 G이 구상의무를 부담하여 피고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것은 아닌 점 등 원고 A과 G이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게 된 목적과 진정한 의사, 동기, 경위, 이 사건 합의서는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선처용 용도이었던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A이 G에 대하여 민사상 청구권을 포기하여 보험자인 피고까지 면책케 하려는 의사는 아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