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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십을 세법상 외국법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사건 개요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 A 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은 1999. 10. 룩셈부르크 등의 법인을 통하여 벨지움국에 B법인을 설립하였으며 B법인은 같은 달 국내 C법인의 사업부분을 인수하여 내국법인인 원고를 설립하였다. 원고는 B법인에 2004년 및 2005년도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벨 조세조약상의 제한세율을 적용하여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납부하였다. 한편, B법인은 2005. 11. 내국법인인 D에게 보유하고 있던 원고의 주식을 양도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을 얻었는데, D는 '한·벨 조세조약상 주식의 양도로 인한 소득은 양도인의 거주지국에서만 과세된다'는 이유로 B법인에게 주식 양도대금을 지급하면서 그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그 후 D는 2006. 2. 원고에게 흡수합병되었다. 이에 과세관청은 '2007. 7. 룩셈부르크 및 벨지움국에 설립된 법인은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이며 이 사건 배당소득 및 양도소득은 모두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 A 파트너십이 그 실질적인 귀속자이므로 한·벨 조세조약이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에게 2004 사업연도 귀속 원천징수분 법인세 약 6억 원, 2005 사업연도 귀속 원천징수분 법인세 약 4억 원, 이 사건 양도소득에 대하여는 D의 납세의무를 승계한 원고에게 2005 사업연도 귀속 원천징수분 법인세로 약 40억 원을 납세고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 하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B법인 등은 명목상의 회사일 뿐 위 배당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는 A 파트너십이므로 한·벨 조세조약이 적용될 수 없고, A 파트너십은 펀드의 일상 업무를 집행하며 무한책임을 지는 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과 소극적 투자자로서 투자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limited partner)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유한 투자목적을 가지고 자금을 운용하면서 구성원인 사원들과는 별개의 재산을 보유하며 고유의 사업활동을 하는 영리 목적의 단체로서, 구성원의 개인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인적 결합체라기보다는 구성원의 개인성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외국법인에 해당하여 법인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3. 판례 평석 가. 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의무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은 '외국법인에 대하여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용료소득, 양도소득, 기타소득 등 국내원천소득으로서 국내사업장과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아니하거나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지 아니하는 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는 그 소득을 지급할 때에 각 원천징수세율에 따른 금액을 해당 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로서 원천징수하여 그 원천징수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 등에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에 따르면, 예를 들어 내국법인이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게 배당소득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에 따라 지급금액의 20%를 원천징수하여 관할 세무서에 납부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그 배당소득의 수익적 소유자가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이 체결된 국가의 거주자인 경우에는 내국법인의 원천징수는 조세조약상 정해진 제한세율의 범위를 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세법상 높은 세율에 따라 원천징수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수익적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조세조약이 체결된 국가의 거주자로서의 개인 또는 법인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대법원은 본 사안에서 배당소득 및 양도소득은 실질적으로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 A 파트너십에 귀속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A 파트너십은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하며, 케이만 군도는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체결한 바가 없으므로, 우리나라 세법상 정해진 세율에 따라 원천징수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파트너십은 소득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법인에 해당하는 것일까? 나. 미국법상 파트너십의 취급 미국법상 파트너십은 무한책임사원으로만 구성되는 General Partnership, 유한책임사원과 무한책임사원으로 구성되는 Limited Partnership,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무한책임을 지지만 다른 구성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는 Limited Liability Partnership, 유한책임회사의 형태이지만 과세상 파트너십과 같이 취급되는 조직인 Limited Liability Company로 구분된다. 파트너십은 미국 국세청의 'Check the box regulation'에 따라 법인으로 취급될 것을 선택하여 파트너십에 법인세가 과세되도록 할 수도 있지만 이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파트너십을 법인으로 취급하지 않으며 소득은 그 구성원(partner)에게 흘러가므로 파트너십이 아니라 그 구성원에게 과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 론스타 및 라살레 사건과 본 사건의 차이점 론스타 사건(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두5950판결)은 미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따라 설립된 파트너십이 벨지움국 법인을 설립한 후 그 법인을 통해 한국 내 회사의 주식을 싱가폴 법인에게 양도함으로써 막대한 양도차익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벨지움국 법인은 '한·벨 조세조약상 주식양도로 인한 소득이 양도인의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과세관청에 이 사건 주식의 양도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과세관청이 주식 양도차익의 실질적 귀속자를 미국 파트너십으로 보아 한·벨 조세조약 및 소득세법을 적용하여 소득세를 과세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파트너십이 고유의 사업 활동을 하는 영리 목적의 단체로서 그 구성원들로부터 독립하여 권리·의무의 주체가 된다면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보아야 하므로 파트너십에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소득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 후에도 대법원은 라살레 사건(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두11948판결) 등 여러 사례에서 위와 같은 논리로 파트너십을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론스타 사건이나 라살레 사건은 외국 단체 간에 거래가 이루어진 탓에 과세관청이 그 파트너십의 구성원을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서 설립된 파트너십이 구성원에 관한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구성원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세관청으로서는 과세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론스타 사건에서는 일단 파트너십에 과세를 하되, 파트너십을 법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소득세를 과세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과세관청은 론스타 사건 이후 파트너십을 법인으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하였으며 대법원은 이러한 법인세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대상판결의 사례는 내국법인과 외국법인 간의 거래라는 점에서 위 두 사례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즉, 원천징수의무자가 내국법인이다. 그렇다면 파트너십의 구성원을 밝히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은 소득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더 이상 파악하지 않고 파트너십에 소득이 귀속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법원은 기존의 논리를 그대로 이용하여 벨지움국 법인은 도관회사에 불과하므로 수익적 소유자가 될 수 없으며 파트너십을 외국법인으로 보아 원천징수의무자인 내국법인에게 한 이 사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라. 검토의견 첫째, 조세조약 또는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얼마의 소득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파트너십이 고유 사업목적을 가지고 구성원으로부터 독립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러나 과연 영리목적이나 구성원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없는 파트너십이 있을지, 또한 그것이 소득의 실질적 귀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둘째, 조세조약상 제한세율 등이 적용되는 국가에 설립된 법인은 조세회피목적상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소득의 실질적 귀속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파트너십의 경우에는 소득이 그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으로부터 독립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법인이 아닌 것을 법인으로 보아 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한지 다소 의문이다. 셋째,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조세조약상 원천징수의무가 면제되거나 제한세율이 적용되는 국가에 파트너십을 설립한다면 그러한 경우에도 파트너십을 법인으로 보아 우리나라가 원천징수를 하지 못하거나 제한세율을 적용해 주어야 할 것인지에 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파트너십을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볼 수는 있지만 조세조약상 법인과는 다르므로 한·미 조세조약의 제한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1두22747판결)'는 판시를 하였으나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파트너십에 대한 일관성 없는 취급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파트너십을 자국에만 유리하게 해석하여 과세한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이는 외국자본의 투자기피현상을 초래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보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3-11-21
'변론주의 원칙위배론'에 대한 반론
1. 대법원 판결의 요지 최근의 대법원판결(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후3509판결)에서 변론주의 위배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 있어서 대법원의 판시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행정소송의 일종인 심결취소소송에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 심결의 위법을 들어 그 취소를 청구할 때에는 직권조사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자가 위법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먼저 주장하여야 하고, 따라서 법원이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법률요건에 관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2] '화장용 팩 마스크'에 관한 등록디자인이 그 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된 비교대상디자인 등으로부터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특허심판원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에서, 당사자가 심결의 위법사유로서 등록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 등으로부터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2항에서 정한 등록무효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만을 하였음에도, 그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은 채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사유에 기초하여 등록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에 해당하므로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등록무효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출처 : 대법원 2011.3.24. 선고 2010후3509 판결【등록무효(디)심결취소의소】[공2011상,842]) 2. 판결에 대한 반론 대법원의 이 판결(변론주의 원칙위배라는 판단)은 첫째로 심결불복사건을 심결취소소송 이라 하여 행정소송의 일종으로 보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한다고 단정한 것은 특허심결취소소송의 성질에 대한 판단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둘째로 특허권의 본질에 대한 인식, 즉 민법상의 소유권과는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셋째로 특허법의 명문 규정을 간과내지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직권주의 관련 규정이 특허법에 명시되어 있고 실용신안법, 디자인 보호법, 상표법은 특허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특허법을 중심으로 살피기로 한다. 첫째로 심결취소소송을 행정소송의 일종으로 보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한다고 단정한 것은 심결취소송의 특성을 간과한 것으로 본다. "행정소송의 일종인 심결취소소송에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이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바로 이 점에서 사건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결취소소송'이라는 명칭은 특허법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심결(또는 ... 결정) 에 대한 소'(특허법 제186조)라고만 표현되어 있고 특허청장(또는 당사자)을 피고로 하는 경우가 있어(특허법 제187조), 이런 경우 심결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므로 이를 심결취소소송이라고 이름 부친 것이다. 이 명칭만으로 특허법에 의한 심판사건을 특허청장의 행정처분취소소송으로 보아 행정소송법의 일반 원칙이 적용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법령의 명문규정(직권주의원칙; 특허법 제159조)에 반한다. 특허법에 의한 심결이라는 행위를 행정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하더라도 일반적 행정처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첫째로 심판과 심결의 형성과정은 그 심결취소소송에서 피고로 규정하고 있는 특허청장의 관여나 지시 감독은 전혀 불가능하고 법률적으로 독립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심판관의 자격은 따로 정하고 심판관은 직무상 독립하여 심판하고(법 제143조) 심판은 3인 또는 5인의 합의체가 행하고 심판관에 대하여 제척, 기피 등의 규정이 있고 무효심판은 구두심리에 의하고 심결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며 심결에 대한 불복은 소송에 의해서만 가능하고(행정소송에 의하지 아니함) 확정 심결에 대하여는 수정, 변경 등이 불가능 한 공정력, 확정력을 가진다. 사실상의 사법적 재판의 일심판결과 같은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법 제149조 이하. 확정심결에 대한 재심은 민소법의 절차에 따라서만 가능) 다만 그 심결기관이 행정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심판관의 신분이 일반직공무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일반 행정처분과 동일 한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심결취소소송이 행정소송의 일종이라고 단정하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하는 사건으로 단정한 것은 법률의 규정에 명시된 특징을 간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둘째로 특허권은 사적권리로 등록되지만 공공성을 띤 재산권이라는 점에서 민법상의 소유권과 다르다. 따라서 변론주의 원칙을 입법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특허법(제1조)은 "발명을 보호, 장려하고…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상표법(제1조)은 "…산업발전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허의 등록이나 그 무효화의 과정도 결코 당사자만의 이해관계에 있는 사건으로 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등록된 특허의 권리는 비록 특정 권리자의 권리로만 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그 권리의 존속과 행사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권리로 보기 때문에 (1)그 권리의 설정등록 과정에 누구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법 제59조에 의한 심사청구, 제 87조에 의한 등록공고) (2)그 권리의 불행사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등의 경우에 이를 취소하거나 강제로 실시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88조, 제106조 내지 114조) (3)나아가 공무의 집행자인 공무원이 심사관의 자격으로 특허권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33조) (4)뿐만 아니라 권리의 존속에 일정한 기간을 설정하고 그 이후에는 국민에게 이를 개방하고 독점권은 소멸된다.(법 제88조) (5)또한 특허권을 침해하면 형사 처벌할 수 있고 (법 제225조)기타 행정적 사법적 제재규정도 설정되어 있다. 민사소송사건에 있어서 당사자주의와 함께 변론주의는 국가는 당사자들의 분쟁에 있어 그들에게 사실의 주장과 자료의 수집이나 증거의 신청을 일임하고, 국가는 그것들을 법규에 의하여 판단하는 것만을 하고, 당사자가 변론에서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신청하지 아니한 증거들을 재판의 기초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함은 당연하다. 예컨대 당사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지 아니하였는데 법원이 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다든가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직권으로 조사하여 이를 인정한 것은 변론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판결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많은 판례가 확인하는 사적자치의 원칙, 주장책임의 원칙이다. 특허법상의 심판사건에서는 이 같은 변론주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음은 민법상의 소유권과 특허법상의 특허권의 본질적 차이 때문에 불가피하다 아니 할 수 없다. 셋째로 특허법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행정소송법이나 민사소송법상의 변론주의를 배제하는 직권주의 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1] 특허법 제159조는 "심판에 있어서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이를 심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 당사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오래 동안 특허 심판원이나 법원의 판결에서도 이점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없이 변론주의 원칙을 배제하고 직권으로 심리 판단하여 왔다. (대법원1972.4.28 선고, 71후 33판결 등) [2] 또한 특허법 제158조는 "심판장은 당사자 또는 참가인이 법정기간 또는 지정기간 내에 절차를 밟지 아니하거나……규정한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도 심판을 진행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3] 나아가 특허법 제133조는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이해당사자만이 아니라 국가의 공익을 대변하는 공무원인 심사관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특허권이 공익적 요소가 있는 권리라는 사실에 입법적 근거를 명백히 제공한다 할 것이다. 넷째로, 외국의 예를 보아도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제도와 관행이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직접비교하기가 적절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와 거의 같은 제도와 관행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구 일본 특허법 제152조(직권에 의한 심리) …불출석하더라도 심판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구 일본특허법 제153조(직권심리) 당사자 또는 참가인이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심리할 수 있다. 이때 그이유의 결과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에게 통지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3. 결론 특허심판사건의 심결취소소송(심판원의 특허심판 절차를 포함하여)에 있어서 특허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부분에 있어서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 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나 명문으로 민사소송법을 배제하는 직권주의규정과 불출석 심리의 진행 등 특별 심리 절차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론주의 원칙을 특허 심판에 적용하려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 판결에서 직접 언급된 바는 없지만, 위와 같은 특허권의 특성과 특허법의 규정에 비추어 '당사자 쌍방이 2회 이상 불출석하거나 출석하여도 변론하지 않으면 1월내에 기일 지정신청이 없는 한, 소의 취하가 있는 것으로 본다'(민사소송법 제268조2항) 는 소위 쌍불취하의 민사소송법의 제도도 특허심판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원칙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2012-08-06
경원관계에 있어서의 제척제도
Ⅰ. 사실관계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직업윤리관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2005. 5.16.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였다. 이 법안은 관계부처와의 협의 및 대학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2005.10.경 국회에 제출되고 2007. 7.3. 의결되어 2007. 9.28.부터 시행되었다. 피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함)에 입각하여 2007. 10.5. 로스쿨의 설치인가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한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하였다(법 제10조 및 제11조). 여기에는 '법학교수 또는 부교수 4인'이라는 법의 규정에 따라 이른바 교수위원들도 위촉되었는데 로스쿨설치인가를 신청한 이화여대,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의 법과대학 소속교수들이 각 1인(이하 '교수위원')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이들 교수위원들이 소속한 대학들과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하여 서로 경쟁관계에 있던 자로서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자 피고의 예비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였다. 원고는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의가 법학교육위원회의 법학교수 위원을 추천하겠다는 제안을 피고가 거부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설립인가를 신청한 대학 소속 교수들을 법학교육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한 것이 법 제13조의 제척사유 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원고의 주장내용은 다기에 이르나 이곳에서는 그 가운데 법학교육위원회의 구성상의 위법성 문제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함). Ⅱ. 판결요지 1심은 법 제13조의 제척규정에서 규정하는 '당해 심의'란 교수위원의 '자기 소속 대학에 대한 심의'만을 의미하며 '자기 소속대학과 경원관계에 있는 대학에 대한 심의'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법 제13조에 대한 위반은 없다고 보았다. 2심의 해석도 이와 같다. 그런데 2심에서는 위 교수위원이 법학교육위원회 제15차 회의에서 자신의 소속대학의 로스쿨 예비인가대학의 선정과 정원결정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어 해당 교수위원 소속대학에 대한 예비인가처분은 법 제13조에 저촉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그 위법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하지 아니하므로 취소사유에 불과한데, 이를 취소하는 것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정판결에 의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Ⅲ. 평석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을 포함하여 로스쿨 인가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소송들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쟁점 중의 하나가 제척제도에 관한 것이다. 로스쿨제도는 정원 2,000명이라는 한정된 파이를 나누어 차지하는 것이므로 이른바 한쪽이 인가되면 다른 쪽이 인가되지 아니할 수 있고, 또 한 쪽이 많은 정원을 가져가면 다른 쪽이 입학정원에 손해를 보는 관계, 이른바 경쟁관계 내지는 경원관계에 있다. 따라서 이들 경쟁관계 내지 경원관계에 해당하는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자가 법학교육위원회의 위원으로 심의에 관여하게 되면 (i) 필연적으로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대학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대학에게 불리하게 심의하거나 또는 (ii)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대학에게 유리하게 심의할 수 있으므로 공정한 심의를 저해하게 되고 절차상의 하자를 띠어 위법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입법자가 이러한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법 제13조를 두어 본인 또는 그 배우자가 심의대상인 대학 또는 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규정이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안을 다루어야 할 법학교육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이해관계 있는 자를 배제하여 철저히 공정한 심사가 가능하게 하기를 기도하며 제정되었을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법이 소위 '경원관계'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점이다. 이 점은 이 사건 원심판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사건 판결도 로스쿨 인가신청대학들이 상호간에 경원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경원관계에 있기 때문에 타 신청대학에 대해서만 내려진 예비인가결정에 대해서만도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관점, 즉 원고적격의 존부판단에 있어서만 경원관계를 고려하고 있을 뿐 법 제13조의 제척규정의 해석에 있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법원의 판단은 법 제13조에서 규정하는 제척규정의 문리적 해석상 내려진 것이지 제척제도의 본질 내지 본래의 취지와 관련하여 내려진 판단은 아니다. 원심판결은 "일반적으로 제척제도의 기본적 취지는, 위원회의 심의사항에 대해서만 이해관계 있는 위원이 관여하면 회의 분위기를 선도하거나 오도하여 심의 및 의결에 부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데다 외부적으로도 그 의결 결과에 대해서만 불신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예 이해관계 있는 위원의 관여를 봉쇄함으로써 심의의 공정성,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함에 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제척사유를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의사결정 대상의 중대성과 공공성, 의사결정 관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 의사결정이 가지는 법률적 효과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법률에 적용 대상이나 요건을 조금씩 달리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척조항이 존재하는 것인 바, 개개의 제척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당해 법률의 입법취지, 제척조항의 문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 제13조는 경원관계는 고려하지 아니한 완화된 형태의 제척제도를 규정하였을 뿐이고, 이를 그 입법취지와 문언대로 해석하는 이상 법원은 "(교수위원이) 자신이 소속되지 아니한 (자기 소속대학과) 경쟁관계에 있는 로스쿨예비인가 신청대학의 심사에 관여하는 것"을 법 제13조에 위반한다고 판단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경원관계인 점이 깊이 고려되지 않아 법 제13조의 '당해 심의'를 자기 소속대학뿐만 아니라 자기 소속대학과 경쟁관계에 있는 신청대학에 대한 심의까지 확대해석을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법 제13조가 이른바 제척제도의 본질이나 자연적 정의, 적법절차원칙 등에 반하는 위법 내지 위헌적인 규정은 아닐까 하는 점이 검토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2. 제척제도의 본질 제척제도는 말할 것도 없이 판단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영미법상의 자연적 정의의 사상이 배어있다. 제척제도가 가장 전형적으로 드러나는 분야는 소송에서이다. 재판에서 소송당사자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법관을 소송에서 배제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민사소송의 경우를 예로 보면, 법관은 제척원인의 하나에 해당하면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민사소송법 제40조). 제척원인이 있는 한 법률상 당연히 그 사건에 관한 직무수행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법관이나 당사자가 제척원인을 알고 있지 못하더라도 제척된다. 따라서 제척의 효과는 제척재판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발생하고, 제척재판이 내려진다고 해도 그것은 확인적 의미만을 갖는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론상으로는 법관이 제척사유가 있든 기피사유가 있든 그 여부에 관계없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할 것이 예정된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 있어서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은 말할 것도 없다. 법관도 사회인이자 자연인이므로 사건당사자가 될 수 있고 사건당사자와의 특수한 신분관계로 인하여 공정한 재판을 기하기가 곤란한 때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은 분쟁을 공평무사한 재판으로 정직하게 해결하여 주리라는 추상적인 신뢰감과 아울러 개개의 소송사건에 있어서 당사자로 하여금 편파적인 취급을 받지 않도록 구체적인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고 여기에 법관이 조금이라도 공정을 의심받을 만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사건의 심리와 판결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구체적인 보장방법으로서 법관의 제척·기피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재판 등에서 제척의 원인이 확정되면 그 법관이 한 소송행위는 당연히 무효로 된다. 3. 경원관계에 있어서의 제척 행정관련법규에 행정위원회의 심의나 그 구성과 관련하여 마련되어 있는 제척제도와 위의 민사소송법 등 재판제도상의 제척제도는 상이한 제도인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주로 정책결정 등과 관련된 행정위원회 등에서의 심의 등이 이해관계 있는 당사자들의 첨예한 다툼을 해결하기 위한 법원에서의 재판 등과 견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는 행정작용 분야에서의 제척제도는 사법(司法)분야에서의 제척제도와는 다소 상이하며,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법관이나 당사자들이 제척원인을 알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법률상 당연히 당해 사건에 관한 직무수행에서 배제되고, 제척원인 있는 자가 한 재판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으로까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개인의 이해관계의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공익 일반을 추구하는 행정작용 분야에서 제척제도를 그와 같이 엄격하게 구축하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원심판결이 "제척사유를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의사결정 대상의 중대성과 공공성, 의사결정 관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 의사결정이 가지는 법률적 효과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법률에 적용 대상이나 요건을 조금씩 달리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척조항이 존재하는 것인 바, 개개의 제척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당해 법률의 입법취지, 제척조항의 문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실정법에서 마련한 제척제도를 충족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로스쿨관련 소송들을 다룬 각급 법원들이 법 제13조와의 관계에서 제척원인 있는 교수위원이 관여할 수 없는 '당해 심의'를 로스쿨선정에 관한 모든 심의가 아닌 자신이 소속된 대학에 대한 심의로 한정하여 해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며, 해당 조항의 입법취지(입법자의 의도)나 법문에 비추어 보아도 틀림이 없다. 그러나 법원은 동 조항에 따른 심의대상이 상호 경쟁관계 내지 경원관계에 있는 첨예한 이해관계 당사자들 간의 심의라고 하는 점을 최소한 경시한 상태에서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행정작용 분야에서의 제척제도의 경우라도 그 심의 내지 판단대상이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당사자들 간의 경쟁에 관한 문제라고 한다면, 이를 행정작용분야 일반에 있어서의 제척제도의 경우에서처럼 관대하게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고 하는 점이다. 다소 논리의 비약이 될 수도 있으나 로스쿨인가 관련 법학교육위원회와 로스쿨 인가신청 대학들 간의 관계는 마치 민사소송 등에서의 법관과 소송당사자 간의 관계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법관이 소송에 있어서 일방 당사자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타방 당사자는 필연적으로 패하게 되는 것이 소송의 구조이다. 한쪽이 이기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지는 관계로 되어 있다. 이는 이 사건 로스쿨인가와 관련해서 법학교육위원회가 한쪽 대학을 인가(선정)하면 다른 쪽 대학이 인가(선정)를 받을 수 없는 경원관계에 있는 것과 그 구조가 다르지 않다. 법학교육위원회는 법관에 해당하고, 인가신청대학들은 소송에서의 당사자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이 사건 로스쿨인가에 있어서는 제척제도가 행정작용분야 일반에 있어서의 제척제도와는 달리 재판에서의 제척제도에 상응하는 정도로 엄격하게 구축되고 운영될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경원관계 있는 대학 소속의 법학교수위원을 위촉은 하되 자신의 소속대학에 대한 심의(즉 '당해 심의')에만 관여하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하는 법 제13조의 규정은 경원관계를 고려하지 아니한 매우 안일하게 제정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제척제도가 재판에서의 그것에서처럼 엄격하게 적용된다면(또는 되어야 한다면) 당사자가 그 제척원인의 존재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제척원인 있는 자가 관여한 인가결정은 그 효력까지도 무효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법 제13조의 규정 자체에, 즉 법이 입각한 제척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는 입법결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만일 이와 같이 결함 있는 입법임에도 불구하고 제척제도의 본질과 경원관계에 있어서의 제척제도에 대한 보다 면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면 이 사건에서 법 제13조의 '당해 심의'를 단순히 '자신이 소속된 대학의 심의'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여기에 더하여 '자신이 소속된 대학과 경쟁관계에 있는 대학의 심의'로까지 확대해서 보아야 하는 것이 보다 올바른 해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이 확대해석한다면 법학교수위원들은 실제에 있어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되므로, 해촉규정은 없어 해촉되지는 않는다고 하여도 심의에는 모두 관여할 수 없어 유명무실하게 되지만 이러한 난점에 대해서만는 달리 도리가 없다. 아울러 위와 같은 확대해석이 불가능하다면, 법 제13조는 예비인가신청대학들이 상호 경원관계에 있다고 하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지 못한 불완전한 제척규정이 아닐 수 없고, 이는 헌법 제37조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그와 같은 불완전한 제척규정으로 인하여 예비인가심사과정에 있어서 경쟁대학과의 관계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원고 대학과 그 밖의 로스쿨인가신청대학들은 로스쿨교육에 참여할 기회를 부당하게 차별 당하게 되는 점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나 평등권의 침해마저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4. 결론 로스쿨 예비인가처분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지금까지 수 건이 제기되었고 그 중 일부는 아직도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사건에서 법은 공정한 심사를 목적으로 제척조항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였으나, 사안이 상호 경원관계에 있는 자간의 선정문제라는 점을 입법자는 깊이 고려함이 없었다. 여기에 주어진 입법을 있는 그대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법원으로서는 입법자가 고려하지 아니한 경원관계까지 감안하여 법조문을 해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 결과 법 제13조가 규정하는 '당해 심의'는 교수위원이 자기가 소속된 대학의 심의에만 배제되면 충분한 것으로 보았다. 법원은 이러한 자신의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제척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논리도 제시하였다. 원심이 말한 "제척사유를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의사결정 대상의 중대성과 공공성, 의사결정 관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 의사결정이 가지는 법률적 효과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법률에 적용 대상이나 요건을 조금씩 달리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척조항이 존재하는 것인 바, 개개의 제척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당해 법률의 입법취지, 제척조항의 문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대목이 그러하다. 원심법원의 제척조항에 관한 탄력적인 이해는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다.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경우에 강도 높은 제척규정이 요구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심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사안이 과연 완화된 형태의 제척제도만으로 충분한 중대하지 아니한 사안일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을 제공할 기회를 서로 다투는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있는 사안이고, 한쪽이 기회를 얻으면 필연적으로 다른 쪽이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관계에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수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아니한 제척조항은 그 규정 자체에 입법상의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원관계에 있어서는 자신의 사항만을 심의하는 것이 정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경원관계에 있는 타인의 사항에 대한 심의도 곧 '자신의 사항'에 대해서만 심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설령 덕망 있고 신뢰받는 학자가 교수위원에 위촉되었기 때문에 실제에 있어 그가 특정 신청인에게 의도적으로 불리한 또는 유리한 심의를 할 리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역시 제척되어야 한다. 제척제도는 제척사유 있는 자, 즉 공정한 심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자를 사전에 형식적으로 해당 심의에서 배제하는 것에 본질이 있으며 실제에 있어 그 자가 공정한 심의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제척제도는 합리적인 한도에서 일정한 '우려'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지 '실제로 발생할 불공정'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이 사안에서 법 제13조에 대해서만 입법취지 등을 이유로 확장해석 내지 제척조항의 강화된 해석이 불가능하다면, 그 한도에서 법 제13조는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이나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2010-06-07
도산해지조항의 유효성
1. 들어가며 계약의 일방 당사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 등을 계약해지권의 발생원인 내지 계약의 당연 해지사유로 정한 이른바 '도산해지 조항(ipso facto clause 조항)'의 효력이 실무상 문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도산해지 조항은 임대차 계약, 리스 계약 등에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계약서에서도 널리 해지 내지 기한 이익 상실 요건의 하나로써 규정되어 있는 바, 기업회생 실무에서는 동조항으로 인해 채무자 회사(특히 고가의 장비를 리스하여 사업의 수행하는 기업의 경우 등)의 사업 유지나 회생계획에서 필수적인 자산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채무자는 그 동안 사용, 수익하여 오던 계약 목적물의 사용수익권을 상실하는 반면 반대 당사자인 채권자는 환취권을 행사하여 계약 목적물의 점유를 회수할수 있게 되므로 그 목적물이 회생절차의 진행에 긴요한 경우 채무자의 회생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동조항의 효력에 대하여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우선하여 동 조항을 유효로 볼 것인지, 또한 어느 범위에서 유효한지여부, 특히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도산법')상의 미이행쌍무계약 관리인의 해지선택권(통합도산법 제119조)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으며 이에 대해 대법원 2005다38263 판결을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도 다툼이 있는 듯하므로 먼저 원심판결과 위 대법원판결을 비교한 후 그 유효성을 논하고자 한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이 종국에 있어 문제된 정리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심판결과 동일하게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있으나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에 대하여는 상이한 서술을 하고 있어 아래 2. 원심판결 및 대법원 판결의 요지에서는 판결 이유 중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에 관한 판결이유에 한정하여 서술한다. 참고로 판시 사안에서는 도산해지 조항에 관하여 계약 일방 당사자에 대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의 사유가 발생한 사실 이외에 18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소멸되지 않을 경우 해지권이 발생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원심판결 및 대법원 판결 요지 가. 원심판결(서울고법 2005. 6.10. 선고 2004나87017 판결) 원심판결은 합작투자계약의 일방 당사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을 약정해지권 발생사유로 규정한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에 대하여 현재 재정적인 파탄에 직면하고 있을지라도 향후의 계속기업가치를 따져 경제적으로 갱생의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법원의 감독 아래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면서 사업을 계속하게 하여 종국적으로 기업을 재건하고자 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회사정리절차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고 또한 회사정리법상 관리인의 회사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구 회사정리법 제53조, 제103조, 현 통합도산법 제119조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또한 해지권이 발생하기 위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의 사유가 발생한 사실 이외에 18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소멸되지 않을 것을 추가요건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나. 대법원 판결(2007. 9.6. 선고 2005다38263 판결) 이에 반해 대법원 판결은 도산해지 조항의 일반적 유효성에 대하여 "도산해지 조항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구체적인 사정을 도외시한 채 도산해지 조항을 회사정리절차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하고 상대방 당사자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채무자의 도산으로 초래될 법적 불안정에 대비할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을 무시하는 것이며 따라서 도산해지 조항이 구 회사정리법에서 규정한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도산해지 조항으로 인하여 정리절차개시 후 정리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 취지에 비춰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보아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정리법 제103조에 정한 쌍무계약이라 함은 쌍방 당사자가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으로서, 본래적으로 쌍방의 채무 사이에 성립이행존속상 법률적·경제적으로 견련성을 갖고 있어서 서로 담보로서 기능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위 규정이 적용되려면 서로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계약상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행되지 아니한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한 뒤, 도산해지 조항이 문제된 본 사건 합작투자계약은 조합계약에 해당하고, 계약당사자들로서는 상호 출자하여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조합 구성에 관한 채무의 이행을 마친, 즉 미이행쌍무계약이라고 볼 수 없어 제103조가 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조합계약은 일반적인 재산상의 계약과는 달리 서로 간에 고도의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일방 당사자에게 지급정지 등의 사유가 발생하고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어 장차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관리인이 상대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다른 당사자로서는 그로 인해 초래될 상황에 대비할 정당한 이익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따라서 위와 같은 사유에 의한 도산해지 조항을 약정한 경우에는 이를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요컨대, 대법원은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에 대하여는 구 회사정리법에서 규정한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으며 다만 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는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을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할 여지가 적지 않다고 판시한 뒤, 종국적으로는 판례 사안처럼 합작투자계약의 경우 조합계약이고 미이행쌍무계약이 아니므로 판시 계약상의 도산해지 조항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3. 학설의 대립 이러한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에 대하여 긍정설은 계약 자유의 원칙, 위 대법원 판결이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을 부정하게 되면 상대방 당사자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채무자의 도산으로 초래될 법적 불안정에 대비할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한다. 반면 부정설의 경우 동 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하게 되면 기업회생 신청이라는 사실만으로 채무자 회사의 사업 유지나 회생계획에서 필수적인 자산을 반환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회생절차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4. 입법례, 외국의 판결례 미국 연방파산법 제365조 (e)(1)은 불이행(혹은 미확정) 계약 또는 만료 되지 않은 임대차계약은 채무자의 파산 혹은 재정적 상황, 파산법상의 절차의 개시시작 등의 사유만으로 종료되거나 변경될 수 없고, 그러한 계약 혹은 임대차 계약상의 권리나 의무는 종료되거나 변경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도산해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최고재판소는 회사갱생절차에서 회사갱생절차 개시신청 사실을 약정해제사유로 한 소유권유보부 매매계약상의 해제권유보 특약조항은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5. 검토 및 결론 위 대법원 판례는 도산해지 조항을 어떤 경우에도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통합도산법에서 규정한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그 유효성이 부정될 수 있으며 특히 미이행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 조항을 무효로 해석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을 한 바, 미국 연방파산법처럼 도산해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한 명시적인 강행규정이 없는 이상 이러한 해석을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서있어 미이행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 조항이 무효가 되는 범위를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기업회생절차의 취지가당사자 사이의 계약 자유원칙을 제약하면서도 법원의 감독 아래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면서 사업을 계속하게 하여 종국적으로 기업을 재건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 이러한 도산해지 조항은 자칫 통합도산법상 관리인의 처분권 내지 해지선택권을 무용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도산해지 조항으로 인하여 기업회생신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핵심적인 자산을 반환하게 되면 기업 경영자가 회생절차 신청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는 점, 채권자가 악의로 채무자에 대한 도산절차 신청을 한 후에 도산해지 조항에 따라 계약해지를 하는 부작용도 상정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건대, 특히 미이행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을 엄격히 해석해야 할 것이며 도산법에 있어서 국제적 동조화경향 등에 비추어 궁극적으로는 통합도산법상에도 미국연방도산법과 같이 도산해지 조항의 유효성여부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9-12-07
의사의 형사상 과실인정을 위한 요건 및 판단기준
Ⅰ.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경북대학교 병원 소아외과 전문의인 바, 2005. 12.12. 08:55경부터 10:20경까지 위 병원 소아과로부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피해자 공소외 1(여, 5세)을 상대로 계속적인 항암치료를 위하여 전신마취를 하고 ‘카테터(catheter)’ 및 이에 연결된 ‘케모포트(chemoport)’를 피해자의 우측 쇄골하 중심정맥 및 우측 흉부에 삽입하는 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함에 있어서, 피해자는 백혈병 환자로서 혈소판 수치가 지극히 낮아 수술시 지혈이 어려운 상태에서 주사바늘로 피해자의 우측 쇄골하 중심정맥을 찾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우측 쇄골하 부위를 10여 차례에 걸쳐 지나치게 찔러 혈흉을 발생시켜, 같은 날 10:45경 위 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공소외 2가 피해자를 상대로 흉강 삽관술 등 지혈조치를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4:20경 위 병원 중앙수술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던 중 우측 쇄골하 혈관 및 흉막 관통상에 기인한 외상성 혈흉으로 인한 순환혈액량 감소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하급심법원은 피고인에게 형사상의 과실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① 의사는 진료방법을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선택할 재량을 가지며, ② 피고인이 중심정맥을 찾기 위하여 10회 정도 쇄골하 부위를 주사바늘로 찔러 혈관 및 흉막에 손상을 가하여 혈흉을 발생시켰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상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Ⅲ. 문제의 제기 본고는 의료과오사건에서 의사에게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사는 전문적 직업인이며 의료는 기본적으로 ‘허용된 위험’의 법리가 적용되는 영역인 사회적 기능과 요청에 비추어 볼 때에 의료과실은 결과론으로부터 논하여서는 안될 것은 물론이고, 그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이를 덮어 놓고 형사문제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라는 문제점을 판단 검토하고자 한다. Ⅳ. 의사의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1. 의료과오의 특성 의료행위에 관한 형사책임의 특성은 ① 환자의 질병의 태양 및 생체의 반응은 매우 복잡 다양할 뿐더러 미해명된 영역이 다수 존재하여 생기는 진료의 곤란성, ② 현대의학 수준의 발달에 따라 진료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어 생기는 진료행위의 재량성. ③ 의사가 치료 도중에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사태에 따라 적절한 판단에 의하여 임기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경우가 많은 긴급성·단행성(진행성), ④ 의사의 치료행위 자체가 바로 인체에 위험을 주는 침해가 될 수도 있는 실험성, ⑤ 의료행위 자체가 환자측의 협력행위까지 포함되는 공동성, ⑥ 현대의 의료구조가 분업적 형태를 갖추는 경우에 자신이 분담한 의료영역에 대해서만 형사책임을 지는 개별책임성, ⑦ 의료행위는 의사와 환자만이 있는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밀행성, ⑧ 의료사고의 형사법적 처리에 있어서는 그것이 사회현실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하는 사회현실성이 있다. 2. 의사의 객관적 주의의무위반 의료과실에 관한 분석을 위해서는 형법상 과실범의 객관적 구성요소인 의사의 객관적 주의의무위반이 있어야 하고, 의사의 객관적 주의의무는 사회공동생활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과실범의 행위 반가치를 말하며, 의료 당시의 의술의 일반적 수준에서 그 의료인이 통상적으로 기울여야 하는 결과발생 예견의무와 결과발생 회피의무를 내용으로 한다. 의료과오사건에서 의사의 과실 판단 기준은 사전 단계의 제 사정에 근거한 선택의 당부에서 구해야 하며, 결과론적인 사후판단을 기준으로 해서는 안된다. 3. 인과관계 의료과오로 형법상 과실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구성요건적 결과가 적어도 행위자의 객관적 주의의무위반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야기된 것이어야 하고, 인과관계의 존부가 불분명한 때에는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에 따라 무죄의 추정이 이루어진다. 4. 재량성 의료현상은 인체의 질병의 태양이나 생체의 반응 등이 매우 복잡 다양하고 미해명된 영역이 다수 존재하는 동시에 의료행위 자체가 고도의 전문지식과 의술을 요하여 의학상의 준칙에도 복수의 치료방법이 있으므로, 의사에게 자신의 판단에 따라 소신껏 의료행위를 하도록 의사의 판단에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재량성을 인정하여야 하고, 법적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진료기피 및 위축의료의 현상을 막아 의료의 본래 목적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의료행위에 있어 재량의 합리성은 의사에게는 발전하는 의학의 수준을 따라 가도록 늘 노력해야할 의무가 부여되고, 치료수단의 선택에 있어서도 의사는 일반적으로 인정된 여러 가지의 치료방법들 중에서 환자의 질병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위험성이 적은 방법을 취해야 하고, 분업적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관여된 개개의 의료인들에게 특수한 의무가 더 부과되고 동료의료인의 선택이나 감독, 그들과의 협력, 정보교환 등의 의무가 더 부과된다는 점에서 의사의 재량권이 제한된다. Ⅴ. 대법원판결의 평석 1. 의사의 재량성 본 대법원판결은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① 의료과오사건에서 의사의 형사상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과 의사가 가지는 재량의 범위 및 그에 관한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판단한 점과 ② 의료행위는 ‘허용된 위험’의 법리가 적용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의사의 재량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2. 엄격한 증명 본 대법원판결은 의사는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항암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고, 쇄골하 정맥에 중심정맥도관을 삽입하기 위하여 쇄골하 부위에 주사바늘을 찌른 진료방법의 선택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피고인은 수술을 마친 직후 혈흉으로 의심되는 음영을 확인하고 흉부외과에 연락을 취하였고, 흉부외과 전공의가 흉관삽관술을 시행하였다는 점을 들어 의사의 과실 책임을 부정하여,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점에 비추어 볼 때에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3. 의사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의 신중성 본 대법원판결은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고, ‘허용된 위험’의 법리가 적용되는 영역인 의사의 사회적 기능과 요청에 비추어 볼 때에 의료과실은 결과론으로부터 논하여서는 안되고, 그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민사배상으로 하고 형사처벌은 극히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판단 내용에 포함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법은 헌법상의 신체의 자유권을 제한하는 가장 가혹한 제재를 그 수단으로 하고 있고, 최후수단성,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형법이 의료영역에 무모하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의료형법은 극히 좁은 범위의 의료과오만을 규율해야 한다. 국가의 형벌권의 행사는 의사, 환자, 또는 국가사회의 각기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가벌적인 의료과실의 본질과 그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여 적절히 이를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허용된 위험’의 영역인 의료행위에 과실이 있었다고 하여 형사제재를 가함으로써 의료인들의 진료기피현상이나 방어적 진료현상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의료의 본질적 성격에 어긋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에도 역행하게 된다. 따라서 의사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에 있어서는 그것이 사회현실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하는 점이 고려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득이 의사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자유형보다는 벌금형만으로 그 형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료분쟁체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① 피해자들의 피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특별법으로 ‘의료보장보험법’을 제정하여 제도를 확충하고, ② ‘의료분쟁조정법’의 제정하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조정하고, ③ 미국의 ‘감찰의’ 제도나 영국의 ‘검시관’ 제도와 같은 중립적인 엄정한 감정기관의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2009-09-17
신용보증기금의 상업어음할인대출 신용보증
Ⅰ. 사실 원고 신용보증기금(X)은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의하여 소외 A주식회사가 금융기관인 원고보조참가인(X’)에게 부담하는 채무에 대하여 신용보증을 하였고, 피고 Y1, Y2는 원고가 원고보조참가인에게 신용보증채무를 이행할 경우 소외 A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지게 되는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하였는 바, 원고가 발급한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는 신용보증 대상이 되는 ‘대출과목’이 ‘할인어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한편,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의 할인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내용의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 A의 채무불이행으로 X가 X’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하고 Y1과 Y2에게 구상하자, Y1과 Y2는 A가 X’로부터 할인받은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니었으므로 X는 X’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었고 따라서 Y1과 Y2에게 구상할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Ⅱ. 판지 1.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일치하는 의사가 없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1993. 8.24. 선고 92다47236 판결, 대법원 2007. 7.12. 선고 2007다1364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의한 신용보증은… 상업어음할인대출을 그 보증 대상으로 하는 것임은 명백하다. 어음의 발행 경위 자체를 따짐이 없이 금융기관이 소정의 조사·확인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으로 판단하여 실시하는 이른바 ‘상업어음할인대출’이라는 과목의 대출을 가리키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이는 종국적으로 진정한 상업어음이 아닌 어음을 상업어음할인의 절차에 의해 할인받아 대출이 이루어진 경우의 위험을 금융기관 또는 원고 중 어느 쪽에 귀속시킬 것인가의 중대한 문제로서 신용보증서의 위 기재 내용이 이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하여 앞서 설시한 법리에 따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이 사건 신용보증서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를 가려야 할 것이다. 2. 원래 원고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기업의 자금융통을 원활히 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신용보증기금법 제1조) 그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여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이 대출을 신청한 경우에도 별도의 담보를 요구함이 없이 신용보증서에만 의존하여 그 기업에게 대출을 시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의 원활한 자금융통을 지원하는 신용보증을 그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같은 법 제23조). 금융기관이 상당한 주의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님을 가려내지 못하는 때가 있을 것이고, 만일 금융기관이 필요한 조사·확인조치를 모두 취하였는데도 나중에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신용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면, 결국 금융기관은 그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신용보증제도를 기피하거나 신용보증서에 부가하여 별도의 담보제공을 요구하게 되어 신용보증제도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자금융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될 것이니 이러한 결과는 원고의 설립 취지나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그 스스로 신용보증을 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영상태·사업전망·신용상태 등을 공정·성실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고(같은 법 제27조), 기업의 신용도와 보증종류 등을 감안하여 보증금액에 따라 소정의 보증료를 징수하고 있으므로(같은 법 제3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의2), 원고가 이러한 절차를 거쳐 신용보증을 한 이상 당해 기업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에 의해 보증금액의 범위 안에서 위험을 인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당사자의 의사는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시한 대출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이다. 대법원은 최근, 이 사건 상업어음대출에 대한 신용보증과 취지, 내용 및 형식이 거의 동일한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의 해석에 관한 일련의 사안에서 금융기관이 기업구매자금대출을 한 후 그 대출한 자금이 기업구매자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도 그 대출과정에서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원고가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판시를 계속함으로써(대법원 2006. 3.9. 선고 2004다67899 판결, 2006. 3.10. 선고 2005다24349 판결, 2006. 4.27. 선고 2006다859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판단과 궤를 같이 하는 견해를 이미 표명한 바도 있다. Ⅲ. 해설 본 판결 이유에는 논리상의 문제점과 신용보증의 취지에 관한 실질적인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1. 논리상의 문제점 본 판결은 신용보증서의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일치하는 의사가 없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의한 신용보증은… 상업어음할인대출을 그 보증 대상으로 하는 것임은 명백하다”고 하면서도 “어음의 발행 경위 자체를 따짐이 없이 금융기관이 소정의 조사·확인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으로 판단하여 실시하는 이른바 ‘상업어음할인대출’이라는 과목의 대출을 가리키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신용보증서의 위 기재 내용이 이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해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였다. 보증 대상이 “명백”하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일치하는 의사가 없다고 모순된 전제하에 명백한 보증서 문언과 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대출금융기관이 내부적으로 과실 없이 보증서의 명백한 문언과 다른 업무취급을 하였다는 이유로 보증서를 이 업무취급에 따라 해석한다면, 본 사안의 원고나 피고들처럼 다른 관계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김능환·전수안 대법관의 반대의견, 나). 다만, 김능환·전수안 대법관이 위와 같은 법률행위 해석론은 처분문서에는 적용되지 않는 듯이 표현한 것(위의 반대의견, 가)은 의문이다. 이기택 부장판사(서울고법)도 신용보증기금의 특약에 관한 대부분의 판례(대법원 2001. 6.12. 선고 2001다16678 판결 ; 대법원 2001. 5.15. 선고 2000다30035 판결 ; 대법원 2001. 1.19. 선고 99다55489 판결 ; 대법원 1998. 8.21. 선고 97다37821 판결 등)처럼 보증채무 성립 후에 발생하는 대출금융기관의 담보확보의무 위반에서는 귀책사유가 있어야 하지만, 본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된 그의 해설 대상판결(대법원 2001. 11.9. 선고 2000다23952 판결)처럼 “신용보증기금이 어음할인대출에 관한 신용보증을 함에 있어서 상업어음의 할인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특약”은 주채무의 성립 시에 보증의 대상이 되는지 논하여지고 “따라서 그 범위 밖의 대출채무는 금융기관이 대출 시에 그 범위 안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는가에 관계없이 보증계약에서 약정한 주채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금의 보증책임이 부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대법원판례해설 제38호 (2002년), 법원도서관, 193~195면). 2. 실질적인 문제점 본 판결이 “금융기관이 상당한 주의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님을 가려내지 못하는 때가 있을 것이고, 만일 금융기관이 필요한 조사·확인조치를 모두 취하였는데도 나중에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신용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면, 결국 금융기관은 그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신용보증제도를 기피하거나 신용보증서에 부가하여 별도의 담보제공을 요구하게 되어 신용보증제도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자금융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될 것이니, 이러한 결과는 원고의 설립 취지나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 것은 경청할 만하다. 유중원 교수는 본 판결에 대한 찬성평석에서 위 특약은 신용보증기금이 공공기관으로서 우월한 지위에서 대출금융기관에게 합리적 근거 없이 무과실책임을 부담시키는 부당한 특약이라고 한다(법률신문 제3710호, 2009. 1.1.). 그러나 금융기관이 대출에 있어서 부담하는 위험 중에서 상업어음할인에 대해서만 보증을 하는 것도 전혀 무익하지 않다. 원고가 보증하는 주채무자의 영업상 위험에 비하여 상업어음인지 아닌지 판별의 위험은 적으며, 판결이유도 설시한 바와 같이 “이는 종국적으로 진정한 상업어음이 아닌 어음을 상업어음할인의 절차에 의해 할인받아 대출이 이루어진 경우의 위험을 금융기관 또는 원고 중 어느 쪽에 귀속시킬 것인가의 중대한 문제”인데, 이 판별은 신용보증기금보다는 당해 어음을 할인하는 주채무자의 거래은행에게 더 수월할 것이다. 본 판결은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에 관한 판례를 원용하는데 이 경우에도 법이론상은 용도가 기업구매자금인지 아닌지 판별은 주채무자인 구매자의 거래은행이 담당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제도일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이 이러한 판별의 위험에 대해서까지 보증을 한다면 보증사고발생의 증가에 대비하여 기본재산 충실화를 위해서 보증료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연쇄도산이 상업어음할인제도에 한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여 중소기업의 금융부담도 완화하기 위하여 한국은행이 2000.4.20.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도입하기로 하고 2000.5.22.부터 시행한 제도이다(한국은행 보도자료 공보2000-4-13호 참조). 정부의 기업구매자금대출 활성화 조치로서 ① 신용보증 지원 이외에도 ② 세제 및 세정상 지원 ③ 정부물품 구매입찰 시 우대 ④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한 제재 완화 등이 예정된 반면 상업어음할인은 점차 억제하게 되었다(위 보도자료의 참고2). 그러므로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에 있어서는 순수한 법이론에 대하여 정책적 예외를 인정하는 판례는 이해하더라도, 억제의 대상인 상업어음할인에 대한 신용보증에 관하여 전원합의체 판결로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려는 본 판결은 정부정책에도 어긋난다.
2009-02-19
현역복무부적합조사위원회의 법적 성격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 A는 제○보병사단 행정보급관 등으로 근무하면서 병사들에 대한 상습적인 언어폭력과 가혹행위 그리고 후임 부사관에게 폭언, 욕설, 인격비하 발언을 함으로써 후임 부사관에게 군무이탈의 원인을 제공한 사실로 정직 3개월(1/3 감액)의 중징계처분을 받았다. 피고(제○보병사단장)는 원고가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 제2호(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성격상의 결함으로 현역에 복무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자), 제4호(기타 군 발전에 저해가 되는 능력 또는 도덕상의 결함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라 한다) 및 전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한다)의 의결을 거쳐 2005. 10.31.자로 전역을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육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하였으나, 2006. 5.15.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1) 1심 및 항소심 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심사위원회의 심사의 예비절차 또는 전심절차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어서, 조사위원회의 조사와 심사위원회의 심사는 전체로서 현역복무부적합 여부에 따라 전역 여부를 결정하는 하나의 처분의 절차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처분과정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조사위원회는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인정되는 기구로서 심사위원회와는 달리 전역처분을 함에 있어 반드시 그 의결을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기구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처분과정을 전체적으로 볼 때 심사위원과 조사위원의 일부 중복이 있다거나 조사위원회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여 심사위원회마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2) 대법원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동법 시행령 제49조, 동법 시행규칙 제57조 등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에 회부·조사 등의 절차는 참모총장이 군본부전역심사위원회에 바로 회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현역복무부적합 대상자를 반드시 조사위원회에 회부하여 현역복무에 부적합한지 여부를 조사하고 과반수의 찬성으로 그 의결을 거쳐야 하는 필요적 절차이다. 한편, 조사위원회에서의 조사·의결 등 절차의 성격에 비추어 비록 조사위원의 제척에 관한 육군규정 121(부사관분리규정) 제35조가 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동일인을 심사하기 위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서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 본래 취지는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이 다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전역심사위원회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동일인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하여야 한다. Ⅱ.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 1. 의의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란 능력의 부족으로 당해 계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와 같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하는 자를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역에서 전역시키는 제도를 말한다(임천영, 「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7. 571면). 이 제도는 군인의 직무를 수행할 적격을 갖추지 못한 자를 직무수행에서 배제함으로써 군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인사상의 제도로서 일반 사회질서를 해친 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이나 군 내부에서 군율을 어긴 자에 대한 제재의 성격을 가지는 징계제도와는 그 제도적 취지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01.5.29.선고 99두9636판결). 2. 사유 및 절차 군인사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과 동법 시행규칙 제56조에서 그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는 아래 논문 참조(임천영, ‘현역복무부적합전역 사유 해당여부’, 법률신문(3259호)). 원에 의하지 아니하는 전역은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법 제37조 제1항) 임용권자가 행하며, 전역심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법 제38조 제3항).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심사 기타 필요한 사항은 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으며(시행령 제49조 제2항), 시행규칙에서는 부적합의 심사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 이전 단계인 부적합자조사위원회의 설치와 구성 및 조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시행규칙 제59조 제1항).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절차는 원칙적으로는 2단계 절차(조사위원회와 전역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나 예외적으로 1단계 절차(전역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즉 원칙적으로 ① 소속 지휘관의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 → ② 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의결 및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 → ③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의 전역심사위원회의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 → ④ 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 ⑤ 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되나, 예외적으로 제57조 제1호 내지 제5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① 소속 지휘관의 참모총장에 대한 보고(또는 참모총장의 직권탐지) → ② 참모총장의 군본부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 ③ 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된다. Ⅲ. 판결의 쟁점 원고는 육군규정상 조사위원회와 심사위원회는 엄격히 분리되어 있고, 참여 위원의 중복이 허용되지 않는데 원고에 대한 조사위원회 및 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위원 3명이 중복되었으므로 그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조사위원회 위원과 전역심사위원회 위원이 중복되는 경우 그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사위원회의 법적성격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또한 위원이 중복된 경우 그에 대한 법적 효과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조사위원회의 법적 성격 조사위원회란 장교, 준사관, 부사관에 대한 현역복무 부적합자 기준에의 해당 여부를 조사하기 위하여 설치된 위원회를 말하며, 조사위원회는 심사위원회의 심의에 앞서 우선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심사위원회의 심의에 보다 신중을 기함과 아울러 심의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조사위원회는 ‘원에 의하지 아니한 전역’ 절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 기관이다. 즉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동법 시행령 제49조에 의하여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의 기준 및 심사 기타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위임을 받은 동법 시행규칙 제57조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조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제56조에 규정된 부적합자 기준에의 해당 여부를 조사하게 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제2호에서 ‘중징계처분을 받은 자’ 등을, 제5호에서 ‘전역심사위원회 설치권자가 부적합자로 인정하는 자’ 등을 규정하는 등 7가지 사유를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모든 부적합 대상자를 조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조사를 거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동법 시행규칙 제58조 제1항은 “모든 지휘관은 그 부대의 장교·준사관 및 하사관 중에서 제56조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제57조 제1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는 자가 있을 때에는 제59조에 규정된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참모총장의 경우 일정한 자에 대하여 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바로 군본부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두고 있다(시행규칙 제59조 제2항). 조사위원회는 전역심사위원회의 전 단계에서 현역복무 부적합 여부를 판단하여 전역심사위원회의 전역 여부에 대한 결정을 도와주는 기관으로서, 전역심사위원회는 조사위원회에서 현역복무 부적합자로 의결한 자에 대하여만 전역 여부를 판단한다. 조사위원회의 권한이 ‘제56조에 규정된 현역복무 부적합자 기준에의 해당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사위원회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현역복무 부적합자 기준에의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며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할 자 또는 회부할 자가 아닌 자’를 의결하는 것은 아니다. 2. 중복된 경우의 법적 효과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자가 전역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우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동법 시행규칙 제66조 제1항에 “조사대상자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조사위원의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라는 규정과, 육군규정 제35조 제6호의 “동일인을 심사하기 위하여 전역심사위원으로 임명된 자는 조사위원 중에서 제척된다”라는 규정만이 있을 뿐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해석으로는 “심사위원과 조사위원의 일부 중복이 있다거나 조사위원회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여 심사위원회마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와 “조사위원회와 심사위원회의 위원들은 대부분이 중복되어 있어 그 위원회의 의결에 의한 전역처분은 위법하다”라는 견해가 있다. 육군 인사소청심사위원회(01-2 전역처분취소)에서는 “위 규정은 비록 조사위원회를 대상으로 심사대상자와 일정한 이해관계 있는 자의 제척을 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본래 취지는 조사위원회 위원이 다시 전역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전역심사위원회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견으로는 조사위원회와 심사위원회는 구성 및 임무가 다른 별개의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점, 조사위원으로 참여하여 현역복무 부적합자로 결정한 위원이 심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예단을 가지고 처리할 수 있다는 점, 육군규정의 심사위원으로 임명된 자에 대하여는 조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이 규정의 취지는 조사위원과 심사위원의 중복을 금지한다는 것이므로,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 등을 종합하면 이는 절차상 중대한 위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임천영, 전게서, 597면). Ⅳ. 평석 대법원 판결은 “조사위원회는 임의적인 기관이 아닌 원칙적 필요적 기관이라는 점과 전역심사위원회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이 다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 해석하여 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동일인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현역복무부적합자 전역은 원에 의하지 아니하는 전역의 일종이다. 따라서 현역복무부적합자 판정은 그 내용과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 위 대법원 판결이 그 절차를 강조하여 조사위원과 심사위원으로 중복된 경우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그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2008-11-03
근로자에 대한 배치전환명령과 그 한계
1. 서설 가. 최근에 근로자의 전보명령과 관련하여 또다시 주목할 만한 하급심 판례가 나왔다. 필자는 마침 이 부분에 대한 대학원 과제물을 준비하고 있었던 까닭에 매우 흥미롭게 위 판결문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일반 사기업체의 근로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근로관계에서 조차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곤 하는 전보(배치전환)명령은 노동법분야와 행정법분야를 아우르는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이에 관한 학계나 실무의 논의가 보다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나. 서울행정법원 제23부는 최근 2005구합760 사건에서 “이 사건 전보 당시 원고회사에게 배치전환을 실시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는 반면, 전보 조치된 장모씨는 전보로 인해 작업내용에 질적 변화가 생기는 등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보다 전보로 인해 장씨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이 훨씬 크므로 원고는 전보를 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장씨와 협의를 하는 등의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라고 밝혔다. 다. 위 최근의 하급심 판례는 과거 대법원 1991. 9. 23. 선고, 90다12366 판결을 그 모태로 삼되 그보다 한 걸음 발전한 판례라고 생각되는바, 이 기회에 위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이 사건 변경 전 제27조)의 내용인 근로자의 배치전환명령(전보명령 내지 전근명령과 유사 의미)의 근거와 그 한계 및 나아가 바람직한 심사판단 기준까지를 간략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2. 대법원 90다12366판결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피고 쌍용양회공업 주식회사가 경영하는 동해시 소재 동양공장에서 환경안전관리 실사원(직급상 4급)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고회사는 피고회사의 창립자 동상을 건립하여 회사 창립 기념일인 1988. 5. 14. 제장식을 갖기로 하고 사원 중 원고를 포함한 18명을 안내요원으로 선발하였다. 나. 한편, 원고는 1988. 5. 14 강릉에서 실시하는 고압안전관리자 정기교육에 참석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원고의 직속상관인 소외 김용남이 같은 달 12일 원고에게 동상제장식 요원으로 선발되었으니 고압 안정관리자 정기교육을 연기하고, 그 다음 날의 동상제장식 예행연습에 참석하도록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위 정기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환경안전관리실 차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후 위 정기교육에 참석하고, 예행연습 및 동상제장식에 불참하였다. 원고는 같은 달 16일 원고의 불참을 나무라는 위 김용남에게 정기교육 참석여부를 결정한 결재권이 있느냐고 따지면서 폭언을 하였다. 다. 피고회사가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① 직속상관인 위 김용남의 동상제장식 및 예행연습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차상급자인 안전 관리실 차장을 상대로 하여 조직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시하였고, ② 직속상사의 정당한 명령에 불복종하고 폭언, 협박 등의 불손한 언동으로 위계질서를 문란케 함은 물론 근무분위기를 해쳤다는 점 등을 비위사실로 들어 원고에 대하여 견책조치로 다른 공장으로의 전출을 결의한 다음 원고에 대하여 견책처분을 함과 동시에 군산 분공장으로의 전출을 명령하였다가 노동조합에서 위 전출명령이 너무 가혹하다고 반발하자 이를 취소하고 같은 달 29일자로 북평 공장으로의 전출명령을 하였다. 원고가 위 전출명령에 불응하자 피고회사는 원고를 다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위원회에서는 원고를 면직하도록 징계의결하고 동해공장장은 위 인사위원회의 품의에 따라 같은 달 26일 원고를 징계면직하고 같은 달 29일 해고 하였다. 3. 각 심급별 판결 가. 1심 ; 서울 민사지방법원 1989. 12. 28. 선고, 88가합 54331 판결 1심법원은 전출명령은 근로계약의 내용의 변경하는 행위이므로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고 할 것이고,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전출의 권한을 위임하기로 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그 전출 명령권을 무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령 및 근로계약의 내용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전출명령이 당해 근로자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행사되어야 하고, 그 범위를 넘은 전출명령은 그 권능의 남용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전제하고, 설사 원고에게 비위사실이 있어 징계의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회사로서는 조업규칙에 정한 절차에 따라 조업규칙에 정한 내용의 징계만을 할 수 있을 뿐이며, 사원의 이동은 사원이 능력과 사업상의 필요성 및 그 이동이 근로자의 생활상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에게 고통을 주어 징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원을 전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징계의 일환으로 한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전출명령은 그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전출명령권의 한계를 벗어난 전출명령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라고 하여 무효인 전출명령에 대한 불응을 사유로 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나. 2심 : 서울고등법원 1990. 9. 28 선고 90나 70456 판결 2심법원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이 사건 당시는 개정전 제27조 1항)에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전직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근로자에 대한 전직은 피용자가 제공하여야할 근로의 동료와 내용 또는 장소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고용자, 즉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사건의 경우 ① 원고에게 피고회사 동해공장에 근무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만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원고가 피고회사에 조업함에 있어서 근무지를 동해공장으로 한정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하고, ② 피고회사는 원고가 그의 직속상사인 위 김용남의 지시를 무시한 채 동상제장식과 그 예행연습에 참석하지 아니 하고, 나아가 이를 추궁하는 위 김용남에 대하여 상사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폭언까지 하여 피고회사 내의 인화와 근무 분위기를 크게 훼손하였고 동해공장의 다른 부서에서도 원고를 받아들이려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회사 내의 질서 유지와 근무분위기 쇄신을 위하여 부득이 군산분공장으로의 전출명령을 하였다가 이것이 가혹하다는 노동조합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거리상으로 보아 불편함이 없는 부평공장으로의 전보명령을 하게 된 것이므로 부정기이동의 요건인 인사관리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아니할 수 없으며, ③ 원고가 북평공장에 전출을 가더라도 이사를 하여야 한다거나 출근함에 있어서 불편이 있는 등 생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⑤ 원고에 대한 인사권자인 동해공장장 등은 위 전출명령을 함에 있어서 관계 공장장과 협의를 하는 등 피고회사의 인사규정에 정한 절차를 모두 거쳤으므로 결국 동해공장장들이 원고를 북평공장으로 전출시킨 명령은 재량권의 범위내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원고가 피고회사의 정당한 전출명령에 불응하였음을 사유로 한 이사건 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결요지 (1) 근로자에 대한 면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 의 권한에 속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재량이 없는 한 당연 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 원고에 대한 해고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전출명령이 무효라거나 원고가 이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근로자에 대한 전출명령이 무효가 아니라면 원고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 이며 원고가 전출명령에 따른 부임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고, 이를 이유로 피고 회사의 조업규칙이나 이사규정에 따라 원고를 해고한 것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4. 평석 가. 들어가는 말 (1) 최근의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대처하거나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등 다양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노동력의 배치상태를 변경하기 위한 인사이동을 정기적 또는 부정기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이 관례로 되고 있다. 인사이동은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근로자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감안한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2) 이와 같이 배치전환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유용한 것이나 반면 근로자의 입장에 서보면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고에 못지않은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직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수단이 되는 것인데 직장에서 직무내용이 변경됨에 따라 그러한 노력이 좌절될 수도 있다. (3) 또한 작금에는 부당한 해고가 금지되고 해고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확립됨에 따라 이와 같이 배치전환을 통한 탈법적 형태가 보다 심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바, 우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해고 및 징계에 대한 실체적 제한규정과 함께 정당한 이유가 없는 ‘전직’을 금지함으로써 사용자의 자의에 의한 부당한 배치전환을 금지하는 예외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바, 이 시간 배치전환령의 자의적 발동을 제한하기 위한 법리문제는 근로계약의 성립, 변동, 소멸을 주된 대상로 하는 노동사법 및 행정공법의 분야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나. 위 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위 평석대상 판결은 배치전환명령의 성질에 관하여 이른바 포괄적합의설을 천명한 것으로 현재 주류적인 대법원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 (1) 이 사건 사안에서는 직장의 상사가 함께 근무하기를 기피한다는 것이 다른 공장으로 배치 전환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나 이곳 에서는 배치전환의 근거, 배치전환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해석, 배치전환의 한계, 그리고 일반론으로서의 배치전환문제에 대한 시각과 사실인정의 문제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2) 배치전환(전보)명령의 의의 배치전환(전보)이라고 함은 동일 기업 내에 있어서 근로자의 직종, 직무내용, 직급, 근무장소 중 어느 하나를 장기간에 걸쳐 변경하는 전업내의 인사이동의 하나이다. 근무장소의 변경없이 직무내용만이 변경되는 협의의 배치전환과 근무 장소가 변경되는 전근(또는 전직, 전출)을 합쳐 광의의 배치전환이라고 한다. (3) 배치전환(전보)명령권의 근거 (가) 포괄적 합의설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개개의 구체적 노동의 일부를 약정하는 것이 아니고 노동력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사용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므로 노동의 종류, 방법, 태도 또는 장소에 관하여 특히 합의가 없는 한 그 개별적 결정의 권한이 사용자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로 근로계약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아니한 노동의 종류, 방법, 태양 또는 장소 등 노동의 종류를 상세하게 결정 또는 변경하는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지시명령권)을 근로계약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하는 사용자의 기본적 권리라고 하고, 다만 인사권이 형식적이라고 하여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당해 인사권의 행사는 전업 운영상의 합리성, 필요성에 근거하여야 할 뿐 아니라, 대상이 된 관여자의 생활상의 이익에 관하여도 적절한 배려를 하여야 하며, 인사권의 행사과정에서도 성실한 절차를 가질 것을 필요조건으로 하고, 그 중 하나라도 결하는 경우에는 권리남용으로 된다고 하기도 한다. (나) 계약설(개별적합의설) 사용자의 배치전환명령은 근로계약에 의하여 약정된 노동의 종류 내지 범위 내에서만 효력을 가지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배치전환하여 종전과 다른 근로의 제공을 가지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로 하고, 미리 특약으로 직부내용, 근무 장소 등의 결정, 변경권이 근로자로부터 사용자에 대하여 부여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자는 매번 근로자의 동의 얻지 않으면 배치전환을 할 수 없다고 하는 견해를 따로 개별적합의설이라고 하기도 한다. (다) 검토 1) 포괄적합의설의 입장에서도 예외적으로 노동의 종류 또는 장소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특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러한 견해는 원칙과 판례가 뒤바뀌어 결과적으로 입증책임을 뒤집어버린 잘못이 있다고 생각된다. 2) 근로계약설의 입장에서는 근로계약의 내용을 해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 된다. 예컨대 전국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에 적용된 대학졸업자의 경우 근로계약상의 근무 장소는 본점 및 전국의 모든 지점 또는 영업소이고 처음 배속된 근무 장소만이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하고, 이렇게 해석하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배치 전환하는 것은 계약의 사안의 변경이 아니라 단순히 계약의 이행과정에 불과하고 배치전환명령은 단순한 노무지정권 행사로서 사실행위가 된다. 3) 배치전환은 경영포기 또는 공장이전 등의 경우에 해고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많아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바, 정리해고의 요건의 충당하기 위하여 정리 해고를 하기 전에 다른 사업장으로 배치 전환할 수 있을 기회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근로자의 구제 부분에 상당한 배려를 한 절충적 견해) (5) 근로기준법 제30조와 배치전환명령의 한계 (가) 근로기준법 제30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유직, 정직, 전직, 면봉 기타 처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직’은 근무 장소의 변경을 수반하는 배치전환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위 규정은 해고에 대한 일반적, 실체적 제한규정으로서 위 규정에서의 “정당한 이유”는 독일의 해고제한법이 해고의 실체적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유, 근로자의 행태상의 사유, 명백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라는 세 가지 사유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 통설이다. (다) 배치전환은 경영상황의 변화에 따라 노동력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변경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나 성질이 해고 또는 징계와 전혀 다르고, 실체적 제한 개념인 “정당한 이유”를 통일적으로 해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함께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 그 입법 취지는 현실적으로 전근이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또는 징계에 못지않은 불이행처분이 될 수 있고, 전근을 가장한 징계 또는 전근을 통한 해직의 강요의 예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고 및 징계의 제한규정이 실효성을 갖게 할 의도에서 전근의 제한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 따라서 배치전환의 근거와 위 규정의 입법취지를 감안하면 배치전환문제에 관하여 다수 견해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1) 먼저 당해 배치전환명령이 근로계약의 범위 내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 범위를 면탈한 것인지의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2) 다음으로 당해 배치전환명령에 대한 정당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지 아니면 경영상의 필요성을 포장한 부당한 목적이 있는지의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 3) 결과적으로 당해 배치전환명령에 대하여 정당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당해 배치 전환명령으로 인하여 근로자 개인이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형량 하여 후자가 부당히 크다면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이다. 5. 맺는말 법은 자유롭고 대등한 당사자가 계약을 통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에 서있다. 그러나 경제적 강자인 사용자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 사이의 고용계약의 현실은 대등한 당사자라고 전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근로관계 법률을 통하여 많은 강제규정을 두어 근로자의 이익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근로기준법 제3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최근의 위 하급심 판결을 기화로 앞으로의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3조의 입법목적에 좀 더 접근하여 근로자를 사용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판결을 선고하는 전향적인 자세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2005-06-20
억대 내기골프 무죄판결에 대한 법언어학적 관견
I. 머리말 속칭 ‘스트로크 방식’과 ‘계 방식’에 의한 억대 규모의 내기골프가 도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두고 논란이 많다. 법전문가들은 대체로 수십만원대의 내기골프 까지도 도박죄로 처벌한 대법원의 판례나 종래의 일반적인 법해석론에 비추어 볼 때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튀는 판결’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듯하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판결을 내린 법관 스스로 제시한 바와 같이 ‘아직까지도 귀족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골프경기’를 하면서 엄청난 액수의 돈내기를 한 것이 도박이 아니라고 한 판결을 선뜻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주류인 것으로 여겨진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헌법 제 103조)하는 법관이 최고법원의 판례와 다른 또는 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해석을 하여 독자적으로 판결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장황한 해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하급법원의 이른바 ‘튀는 판결’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없다. 적어도 그것이 합당한 이유가 있고, 그 높이와 방향이 적절하다면 법실무상으로는 물론이고, 법이론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토론의 기회와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검토와 수정의 기회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어느 정도 실험적인 법해석과 그에 수반되는 다소간의 법리적 무리는 법발전에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 역기능에 대한 우려보다는 순기능이 주목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 하에 동 판결이 제공한 토론의 기회와 단서를 선용하는 관점에서 마당을 조금 넓혀서 그 ‘튐’의 법해석론상 의미와 문제점을 검토해본다. II. 판결의 요지 억대 규모의 내기골프라도 도박에 해당되지 아니하기 때문에 무죄로 판단한 동 판결의 논지는 간명하다. 형법 제246조상 도박죄의 구성요건인 도박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행위’(이회창외, 주석형법 IV, 119쪽)인데, 내기골프는 우연이 아니라 내기 참여자의 기량에 의해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도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도박은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이 요구되지는 아니하지만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확실하게 예견 또는 지배할 수 없는 사실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 즉 화투나 카드, 카지노 등과 같이 ‘지배적이고도 결정적인 부분’이 우연히 결정되는 경우에만 한정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역으로 부분적으로는 사소한 우연이 개입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신적, 육체적 역량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방식의 내기골프가 도박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본다면 바둑, 장기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운동선수에 대한 포상금이나 프로운동선수들에 대한 이른바 성과급 옵션계약 등이 모두 처벌되어야 하는 불합리함이 발생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반문한다. 결국 많은 재물을 건 내기골프는 도덕적으로는 비난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기량과 기능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운동경기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도박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III. 평석 1) 일단 사건과 규범의 교차적인 구성관계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도박죄의 구성요건, 즉 ‘도박’의 개념해석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말한다면 동 판결은 일반적으로 법적 결정의 준거로 제시되는 통속적인 의미(natural meaning), 입법자 또는 법률의 의지(will), 독트린(doctrine), 효용(utility) 네 가지 중에 법개념의 통속적인 의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굳이 이른바 Savigny식의 4단계 법해석방법의 틀에 따라 표현한다면 역사적 해석이나 체계적 해석보다는 문리해석과 논리적 해석기술이 우선 적용된 전형적인 해석례로 여겨진다. 법적 결정의 합리성을 뒷받침해 주는 전술한 네 가지 요소들과 법해석의 4단계 또는 7단계 방법들이 서로 유리되어 있거나 또는 배제관계를 전제로 한 선택의 대안으로 주어져 있지는 아니한 바, 설시에 포함되어 있지는 아니하더라도 동 판결에서 법률해석과 법적 추론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해석방법이나 정당화 요소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지는 아니한다. 우선된 해석방법과 준거를 기초로 한 법해석과 그에 따른 판결의 합리성과 정당성에 대한 반박의 논거로서 상론할 필요는 없고, 행간에 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억대 규모의 내기골프라도 도박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이 ‘건전한 근로의식의 배양’이라는 입법자의 ‘의지’나(대법원 1983.3.22. 83도2151), 그에 어긋나는 부정적인 ‘효용’을 조장하게 될 위험, 기왕의 일관된 대법원 판례와 대체로 일치된 학설을 통해 정립된 도박에 대한 ‘엄정하고도 단호한 취급의 원칙’(도그마틱)이 부인되거나 완화되어야만 할 사회경제적 상황변화 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 또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법적 추론에 있어서 결코 분리,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러한 판단은 사회상황과 사람들의 의식, 여론 등 현실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일단 그 판단의 당부에 대한 상론은 약하고, ‘기량과 능력이 아니라 우연에 의해서 결정되는 승패와 관련하여 재물을 거는 경우에만 도박에 해당된다’는 법해석의 방법론적 문제점을 검토해 본다. 2)우선 사전적 의미에서 보면 ‘우연에 의한 승부결정’과 그에 따른 ‘재물걸기’가 도박개념의 핵심이다. 내기골프와 같이 이른바 경기방식에 의한 내기의 경우는 도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적어도 이러한 국어사전상의 ‘통속적 의미’에 따르면 일견 적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법률개념을 표현하는 법학전문언어가 그 어의와 구문이 정확한 규칙을 기초로 하고 있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학문전문언어가 아니고 또한 항상 ‘통속적인 의미’의 통용어를 바탕으로 하여 그 생명력이 유지되고 발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도 법률언어 역시 통속어와 마찬가지로 2차원의 복합적인 구조와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의 논의에서 전적으로 아이디어를 의존하고 있는 A. 카우프만(Recht und Sprache, in: Beiraege zur juristischen Hermeneutik, S. 108ff.)의 말을 빌리면 언어는 합리성과 확정성이 작동되는 수평적 차원과 의도성과 은유성이 핵심인 수직적 차원의 복합구조를 갖는다. 그에 따르면 이른바 ‘디지털 언어’에 해당되는 전자의 차원에서는 명료성과 정확성을 지향하는 언어의 표시기능, 후자의 ‘아날로그 언어’의 차원에서는 언어의 초월성과 논리성이 부각되는 의미전달과 상징의 기능이 주목된다. 물론 통용어든 법률언어든 실제로 말해지는 언어에서는 항상 이 두 가지 차원이 서로 교착되어 있다. 말하자면 두 차원은 선택의 대안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간의 정도 내지는 중점의 문제이다. 이러한 법언어학의 관점에서 보면, 동 판결에서 국어사전적인 ‘통속적 의미’에 준하여 법률언어인 도박의 개념을 보다 명료하게 확정한 것은 ‘디지털 언어’의 표시기능에는 충실한 법해석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용어로서든, 법률언어로서든 ‘아날로그 언어’로서의 함의, 즉 의사소통과 상징기능과 그와 관계되는 언어의 전략적인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못하였다. 말하자면 ‘아날로그 개념’으로서 도박의 ‘통속적 의미’와 법적 의미는 완전히 배제된 디지털 개념의 수평적이고 형식적인 논리적 명료성과 확정성만이 추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호로 작동되는 컴퓨터가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담아 맬 수 없는 것은 은유의 깊이와 초월의 높이를 알지 못하는 ‘디지털 언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에서 도박현상에 대한 대다수 구성원들의 정서와 관념과 그것의 사회?경제?문화적 역기능에 대한 정책적 인식과 전망이 담겨져 있는 통용어로서 도박의 개념과 동 판결에서 제시된 법률전문언어로서의 도박의 개념이 얼마나 일치되는지, 또는 두 개념의 세계 간에 거리가 있다면 그것이 합당한 이유가 있는 적절한 정도인지 의문이다. 적어도 설시상으로만 보면 이 부분에 관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3)이러한 고민이 부족한 흔적은 논리해석의 논거로 제시된 다음 반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프로 운동선수나 국가대표운동선수에 대한 포상금지급 등의 경우를 도박죄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매 홀당 승패에 따라 돈내기를 하는 이른바 Skins골프게임도 도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박세리와 박지은 선수가 재물을 건 골프경기를 하는 경우에도 도박죄가 성립되는 불합리함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경우들이 과연 사건으로 주어 진 내기골프와 같게 취급되어야 할 같은 생활사태인가? 위에서 제시된 경우 법적인 근거의 유무를 막론하고 반사회적인 도박성이 부인되는 것은 그 내기재물이 경기 참여자가 직접 거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를 통해 제공되고 또한 그것은 실질적으로 보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는 서비스나 국위선양 등의 성과에 대한 소비자나 국민이 제공하는 반대급부이다. 경기결과에 따라 재물의 귀속이 달리 결정되는 것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정해져 있는 총상금을 공인된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배분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에 박세리, 박지은 선수가 공인된 경기가 아니라 직접 다액의 돈을 걸고 사적으로 skins게임을 한다면 그것은 이 판결 사건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도박에 해당된다. IV, 맺는말 전술한 바와 같이 하급법원에서의 ‘튀는 판결’ 자체는 폄하 또는 기피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문제는 합당한 이유와 그 높이 및 방향이다. 동 판결은 수십종의 복권사업과 함께 경마, 경륜, 경정 등 사행적인 돈내기 게임이 공인되고 있는 법 및 사회상황에서 적어도 국가의 형벌권의 한계나 형사입법정책적인 차원에서 도박죄의 처벌범위가 제한 또는 분명하게 획정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의 관점에서는 나름대로 그 ‘튐’의 의미와 가치가 인정된다. 다만 형법해석상 제일의 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이나, 현대 형사법에서 특히 강조되는 사회방위의 요청 등에 동 판결이 얼마나 부합되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법언어의 수평적 차원만을 주목한 디지털 언어 중심의 법해석은 이러한 요청들과 함께 법문화적 요소나 그 핵심을 구성하는 일반시민들의 평균적인 법감정, 입법목적과 취지, 기타 도박현상에 대한 사회정책적 진단과 전망 등을 제대로 담아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입론의 깊이와 폭이 미흡하였다는 점에서 동 판결의 ‘튐’은 다소 성급하고 과격한 것으로 생각된다.
2005-04-04
拒否處分取消訴訟의 올바른 判決
Ⅰ. 事件의 槪要 (1)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약칭한다) 국적을 가진 여자로서 1995. 11. 1. 중국 흑룡강성에서 대한민국국적의 이00와 혼인함으로써 구 국적법(1997. 12. 13. 법률 제54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는데, 그 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중국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를 밟지 아니하여 같은 법 제12조 제7호에 따라 대한민국국적을 상실하였다. (2) 원고는 2003. 3. 26. 피고(법무부장관)에게 국적회복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04. 4. 3. 원고가 불법체류자로서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에 해당하므로 국적회복허가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서류를 반송하여 신청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Ⅱ. 被告의 主張 원고는 중국에서 혼인한 후 중국여권으로 체류기간 60일의 입국사증을 받아 1995. 12. 27. 대한민국에 입국하였다. 그 후 체류기간 연장을 하지 아니하여 1996. 2. 16.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다. 가사 원고가 대한민국 국민의 처가 되어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동안의 체류를 불법이 아니라고 보더라도, 중국국적을 포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1996. 5. 2.부터는 불법체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판 결 요 지- 한국인의 처가 되어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중국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를 밟지 않아 한국국적을 상실하였고 적법한 체류기간이 지나 불법체류하고 있지만 특별히 범법행위를 하지도 않아 국적법 제9조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국적회복신청은 이를 거부할 특단의 사정이 엿보이지 않으므로 위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처분은 위법하다 -연 구 요 지- 이 사건은 거부처분의 취소소송사건이다. 즉 원고가 국적회복허가신청을 하였다가 거부당하였으므로 당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만일 이 사건에서 법원이 거부의 처분성 여부를 가려내기 위하여 "원고에게 국적 회복허가를 해줄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가"하는 문제를 내세웠다고 하게 되면 원고의 소는 각하 됐을 것이다. 원고에게 그러한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Ⅲ. 法院의 判斷(요지) (1) 국적회복허가는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외국인에게 다시 대한민국의 국적을 부여하는 처분으로, 과거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점을 고려하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의 국적을 부여하는 귀화에 비해 현저히 그 실체적 요건이 완화되어 국적법 제9조 제2항 각호(① 국가 또는 사회에 위해를 끼친 사실이 있는자, ②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자, ③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하였거나 이탈하였던 자, ④ 국가안정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국적회복을 허가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국적회복을 허가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다. (2) 위와 같은 규정은 일단 외국인이 된 자를 다시 우리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여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받아드리기 위하여는 국가 및 사회의 통합과 질서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 자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중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란 단순히 범법행위를 한 자를 의미하기 보다는 성별 · 연령 · 직업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차 우리 사회구성원으로 됨에 있어 지장을 초래할 만한 품성과 행동을 보이는 자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서울고등법원 2001. 6. 21.선고 2000누12913 판결). (3)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1995. 11. 1. 대한민국 국민의 처가 되어 앞서 본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중국 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를 밟지 아니함으로써 1996. 5. 1.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하게 되고, 방문동거를 목적으로 입국할 때의 적법한 체류기간도 그 이전에 이미 지났음으로써 1996. 5. 2. 이후 현재까지 불법체류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다. (4) 그러나, 원고가 우리나라에 거주하면서 특별히 범법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불법체류자라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장차 우리사회 구성원으로 됨에 있어 지장을 초래할 만한 자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가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국적법 제9조 제2항 각 호에 해당된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도 없다. (5) 그렇다면 원고의 위 국적회복신청은 이를 거부할 특단의 사정이 엿보이지 않으므로 허가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Ⅳ. 評 釋 1. 旣存 判例와의 差異點 먼저 이 사건이 “거부처분의 취소소송사건”임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즉, 국적법은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외국인은 법무부장관의 국적회복허가를 받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제9조 제1항)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국적회복허가신청을 하였다가 거부당하였으므로 당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종래 거부처분의 취소소송에 있어서, 법원은 행정청에 의한 “거부”가 “처분”의 성질을 가지는가를 심리함에 있어, “원고에게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신청권”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다음이 그 예이다. ① [행정청이 국민으로부터 어떤 신청을 받고서 한 거부행위가 행정처분이 된다고 하기 위하여는 국민이 행정청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근거 없이 한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거부한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대판 1995. 4. 28, 95누627). ②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을 거부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거부행위가 행정처분이 되기 위하여는 우선 국민에게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주택개량재개발사업계획의 변경에 관하여는 사업지구 내 토지 등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 변경신청을 할 수 있는 법규상의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재개발사업의 성격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와 같은 신청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결국 재개발 사업지구 내 토지 등의 소유자의 재개발사업에 관한 사업계획 변경신청에 대한 불허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판 1999. 8. 24, 97누7004) ③ [국민의 적극적 신청행위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만 한다](대판 2003. 9. 23, 2001두10936). 2. 行政法院 2003구합18439判決의 秀越性 만일에 이 사건에서 법원이 - 기존의 판례에서와 같이 - 거부의 처분성 여부를 가려내기 위하여 “원고에게 국적회복허가를 해 줄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가”하는 문제를 내 세웠다고 하게 되면, 原告의 訴는 却下됬을 것이 틀림없다. 원고에게 그러한 권리가 없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사이, 거부처분취소소송에 대한 기존의 판례에 대하여 - 처분성의 문제와 원고적격의 문제를 혼동하고 있음을 이유로 - 비판적 입장을 취하여 왔다(법률신문 1999. 12. 13 등). 앞으로는 이 사건에서의 판결이 典範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0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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