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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형태 모방행위에 대한 소프트리 판결의 의미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40454판결- 1. 사실관계 이 사건에서 상품형태 모방행위가 문제 된 것은 벌꿀 아이스크림의 형태이다(법률신문 2015. 10. 1. 자 기사 및 이미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둘의 형상은 유사하다. '소프트리(SOFTLEE)'는 강남구 신사동 등에서 2013년 6월부터 벌집 모양의 꿀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를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엠코스타가 이듬해부터 '밀크카우(MILKCOW)' 상호로 유사한 방식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자 독창적인 상품을 판매할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2015년 4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1) 하급심 법원의 판단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우유의 풍미를 강조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벌집 그대로의 상태인 벌집채꿀과 함께 제공하는 것은 기존에 없던 상품이고, 이런 아이스크림 형상의 인테리어와 제품 진열 방식 등에서 보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경법’) (차)목의 성과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27. 선고 2014가합524716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가 상당한 노력 및 투자에 의하여 구축된 성과물을 모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와 같은 상품형태의 모방행위에 대해서 부경법 (차)목을 적용하는 선례를 제시하였다. 반면 서울고등법원은 소프트리와 밀크카우의 상품 유사성이 인정되지만,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경법 (차)목 주장을 배척하였다. 부경법 (자)목 부분에 대해서도 서울고등법원은 매장 직원이 주문을 받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특성상 아이스크림의 높이·모양, 벌집채꿀의 크기·모양·위치 등이 개별 제품별로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벌집채꿀 모양이 불규칙적인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상품 형태를 항상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부경법 (자)목의 성립도 인정하지 않았다(서울고등법원 2015. 9. 10. 선고 2015나2052436판결). 서울고등법원의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판결을 하자 원고는 상고하였다. 다만 상고이유에는 결국 부경법 (차)목은 포함되지 않고 (자)목의 성립여부만이 문제되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을 확정하였다. 대법원은 부경법 (자)목에 의한 상품형태의 모방행위의 대상으로서의 상품형태는 일반적으로 상품 자체의 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이들이 결합한 전체적 외관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부경법 (자)목에 의한 보호대상인 상품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하려면 수요자가 그 상품의 외관 자체로 특정 상품임을 인식할 수 있는 형태적 특이성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정형화된 것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사회통념으로 볼 때 그 상품들 사이에 일관된 정형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관된 정형성이 없다면 비록 상품 형태를 구성하는 아이디어나 착상 또는 특징적 모양이나 기능 등의 동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품형태를 모방한 부정경쟁행위의 보호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사건 아이스크림은 직육면체라고 보기 어려운 불규칙적인 형태인 입체형상인데다 벌집제품이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놓이는 위치도 다양하여 일정한 형태로 정형화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원고가 벌집채꿀의 크기나 모양을 균일하게 하기 위하여 별도의 조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품형태 모방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1)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입법경과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판단의 대상이 된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2004년 입법되었다. 이는 일종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보호를 위한 규율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부경법 (자)목은 보호기간을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라는 단기간으로 하고, 타인이 제작한 상품과 동종의 상품이 통상 가지는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행위는 예외로 함으로써, 부정경쟁행위의 의지는 꺾되 자유경쟁이라는 대원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하고 있다. 이로써 주지성 및 오인혼동 요건을 주장 입증하지 못하여도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신설로 디자인 보호에 대한 전체 법체계의 원칙이 변경되었다는 평가도 있다(한국지식재산연구원, '형태모방(Dead Copy)으로부터 미등록디자인의 보호강화방안 연구' 특허청(2008. 7), 21면). (2)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 침해의 판단요건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선행자가 자금, 노력을 투하하고 상품화하여 시장에 제공한 성과를, 모방자가 아무런 자금, 노력을 들이지 않은 채 모방하여 불공정한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상품의 형태는 특허법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고도성은 물론, 진보성, 신규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창작성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상품 형태의 모방 그 자체를 보호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자인보호법이나 저작권법 등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상품의 형태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실무상 부경법 (자)목 신설 이후 디자인권 침해 주장과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주위적·예비적 청구원인으로, 또는 선택적 청구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최승재, '상품형태모방행위에 대한 독일 고등법원의 판결-OLG Koln, Urteil vom 14. 11. 2014-' 지식재산정책 vol 28 2016. 9. 139면). 대법원은 형태에 변경이 있는 경우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변경의 내용·정도, 그 착상의 난이도, 변경에 의한 형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08. 10. 17. 자 2006마342 결정). (3) 부경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보호대상으로서의 형태의 일관된 정형성 서울고등법원은 부경법 (자)목 주장을 배척하면서 소프트리 제품 이전에도 젤라토형 아이스크림 위에 토핑으로 벌집채꿀을 올린 제품이 판매되는 등 이 역시 기존에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사용해오던 방식에 불과해 별다른 특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소프트리의 주장대로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벌집채꿀을 조합하는 방식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토핑으로서의 벌집채꿀을 조합하는 결합방식이나 판매방식에 관한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여러 부분이 조합돼 이뤄진 상품의 경우, 이를 구성하는 개개의 상품과 조합된 상품자체가 흔한 형태인데도 그러한 조합방식을 기존에 볼 수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상품형태의 모방으로 본다면 이는 상품을 조합하는 방법이라는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이 돼 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점에 대한 설시는 실제로 구현되지 못하고 고정화되지 못한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없다고 보는 점에서는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부경법 (자)목은 실제로 정형적으로 구현된 형태의 모방이라면 그것을 기존에 존재하는 것의 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부경법 (자)목 침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부경법 (자)목이 보호하는 상품형태는 형태적 특이성이 있으면 족하지 특허요건으로서의 진보성, 신규성이나 저작물이 되기 위한 창작성이 요구되는 것이 아닌 상품 형태의 모방 그 자체를 보호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옳다. 대법원이 적절히 설시한 것과 같이 원고가 이를 다투는 것은 원심의 부가적 판단을 다투는 것으로 원고의 아이스크림의 형태가 일관된 정형성을 갖추지 못해서 결론적으로는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결국 법리적으로는 아이디어와 관련된 설시는 마치 상품형태의 창작성이나 신규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므로 굳이 하지 않았더라도 형태의 일관된 정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여 부경법 (자)목 주장은 배척할 수 있었다고 본다. (4)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부경법 (자)목의 인정기준으로 형태의 일관된 정형성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이스크림과 그 토핑이라는 사건의 특이성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유체물인 상품은 형태의 일관된 정형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적용범위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원고가 부경법 (차)목에 대해서도 상고를 하여, 부경법 (차)목에 의한 보호에 대해서 대법원이 판단하였다면 학술적으로는 더 의미 있는 판결이 되었을 것인데 이 점에 대한 상고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성과모용
부정경쟁행위
소프트리
상품모방
2016-12-12
'변론주의 원칙위배론'에 대한 반론
1. 대법원 판결의 요지 최근의 대법원판결(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후3509판결)에서 변론주의 위배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 있어서 대법원의 판시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행정소송의 일종인 심결취소소송에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 심결의 위법을 들어 그 취소를 청구할 때에는 직권조사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자가 위법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먼저 주장하여야 하고, 따라서 법원이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법률요건에 관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2] '화장용 팩 마스크'에 관한 등록디자인이 그 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된 비교대상디자인 등으로부터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특허심판원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에서, 당사자가 심결의 위법사유로서 등록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 등으로부터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2항에서 정한 등록무효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만을 하였음에도, 그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은 채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사유에 기초하여 등록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에 해당하므로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등록무효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출처 : 대법원 2011.3.24. 선고 2010후3509 판결【등록무효(디)심결취소의소】[공2011상,842]) 2. 판결에 대한 반론 대법원의 이 판결(변론주의 원칙위배라는 판단)은 첫째로 심결불복사건을 심결취소소송 이라 하여 행정소송의 일종으로 보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한다고 단정한 것은 특허심결취소소송의 성질에 대한 판단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둘째로 특허권의 본질에 대한 인식, 즉 민법상의 소유권과는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셋째로 특허법의 명문 규정을 간과내지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직권주의 관련 규정이 특허법에 명시되어 있고 실용신안법, 디자인 보호법, 상표법은 특허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특허법을 중심으로 살피기로 한다. 첫째로 심결취소소송을 행정소송의 일종으로 보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한다고 단정한 것은 심결취소송의 특성을 간과한 것으로 본다. "행정소송의 일종인 심결취소소송에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이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바로 이 점에서 사건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결취소소송'이라는 명칭은 특허법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심결(또는 ... 결정) 에 대한 소'(특허법 제186조)라고만 표현되어 있고 특허청장(또는 당사자)을 피고로 하는 경우가 있어(특허법 제187조), 이런 경우 심결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므로 이를 심결취소소송이라고 이름 부친 것이다. 이 명칭만으로 특허법에 의한 심판사건을 특허청장의 행정처분취소소송으로 보아 행정소송법의 일반 원칙이 적용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법령의 명문규정(직권주의원칙; 특허법 제159조)에 반한다. 특허법에 의한 심결이라는 행위를 행정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하더라도 일반적 행정처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첫째로 심판과 심결의 형성과정은 그 심결취소소송에서 피고로 규정하고 있는 특허청장의 관여나 지시 감독은 전혀 불가능하고 법률적으로 독립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심판관의 자격은 따로 정하고 심판관은 직무상 독립하여 심판하고(법 제143조) 심판은 3인 또는 5인의 합의체가 행하고 심판관에 대하여 제척, 기피 등의 규정이 있고 무효심판은 구두심리에 의하고 심결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며 심결에 대한 불복은 소송에 의해서만 가능하고(행정소송에 의하지 아니함) 확정 심결에 대하여는 수정, 변경 등이 불가능 한 공정력, 확정력을 가진다. 사실상의 사법적 재판의 일심판결과 같은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법 제149조 이하. 확정심결에 대한 재심은 민소법의 절차에 따라서만 가능) 다만 그 심결기관이 행정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심판관의 신분이 일반직공무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일반 행정처분과 동일 한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심결취소소송이 행정소송의 일종이라고 단정하고 변론주의를 기본구조로 하는 사건으로 단정한 것은 법률의 규정에 명시된 특징을 간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둘째로 특허권은 사적권리로 등록되지만 공공성을 띤 재산권이라는 점에서 민법상의 소유권과 다르다. 따라서 변론주의 원칙을 입법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특허법(제1조)은 "발명을 보호, 장려하고…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상표법(제1조)은 "…산업발전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허의 등록이나 그 무효화의 과정도 결코 당사자만의 이해관계에 있는 사건으로 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등록된 특허의 권리는 비록 특정 권리자의 권리로만 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그 권리의 존속과 행사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권리로 보기 때문에 (1)그 권리의 설정등록 과정에 누구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법 제59조에 의한 심사청구, 제 87조에 의한 등록공고) (2)그 권리의 불행사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등의 경우에 이를 취소하거나 강제로 실시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88조, 제106조 내지 114조) (3)나아가 공무의 집행자인 공무원이 심사관의 자격으로 특허권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33조) (4)뿐만 아니라 권리의 존속에 일정한 기간을 설정하고 그 이후에는 국민에게 이를 개방하고 독점권은 소멸된다.(법 제88조) (5)또한 특허권을 침해하면 형사 처벌할 수 있고 (법 제225조)기타 행정적 사법적 제재규정도 설정되어 있다. 민사소송사건에 있어서 당사자주의와 함께 변론주의는 국가는 당사자들의 분쟁에 있어 그들에게 사실의 주장과 자료의 수집이나 증거의 신청을 일임하고, 국가는 그것들을 법규에 의하여 판단하는 것만을 하고, 당사자가 변론에서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신청하지 아니한 증거들을 재판의 기초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함은 당연하다. 예컨대 당사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지 아니하였는데 법원이 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다든가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직권으로 조사하여 이를 인정한 것은 변론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판결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많은 판례가 확인하는 사적자치의 원칙, 주장책임의 원칙이다. 특허법상의 심판사건에서는 이 같은 변론주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음은 민법상의 소유권과 특허법상의 특허권의 본질적 차이 때문에 불가피하다 아니 할 수 없다. 셋째로 특허법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행정소송법이나 민사소송법상의 변론주의를 배제하는 직권주의 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1] 특허법 제159조는 "심판에 있어서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이를 심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 당사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오래 동안 특허 심판원이나 법원의 판결에서도 이점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없이 변론주의 원칙을 배제하고 직권으로 심리 판단하여 왔다. (대법원1972.4.28 선고, 71후 33판결 등) [2] 또한 특허법 제158조는 "심판장은 당사자 또는 참가인이 법정기간 또는 지정기간 내에 절차를 밟지 아니하거나……규정한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도 심판을 진행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3] 나아가 특허법 제133조는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이해당사자만이 아니라 국가의 공익을 대변하는 공무원인 심사관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특허권이 공익적 요소가 있는 권리라는 사실에 입법적 근거를 명백히 제공한다 할 것이다. 넷째로, 외국의 예를 보아도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제도와 관행이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직접비교하기가 적절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와 거의 같은 제도와 관행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구 일본 특허법 제152조(직권에 의한 심리) …불출석하더라도 심판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구 일본특허법 제153조(직권심리) 당사자 또는 참가인이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심리할 수 있다. 이때 그이유의 결과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에게 통지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3. 결론 특허심판사건의 심결취소소송(심판원의 특허심판 절차를 포함하여)에 있어서 특허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부분에 있어서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 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나 명문으로 민사소송법을 배제하는 직권주의규정과 불출석 심리의 진행 등 특별 심리 절차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론주의 원칙을 특허 심판에 적용하려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 판결에서 직접 언급된 바는 없지만, 위와 같은 특허권의 특성과 특허법의 규정에 비추어 '당사자 쌍방이 2회 이상 불출석하거나 출석하여도 변론하지 않으면 1월내에 기일 지정신청이 없는 한, 소의 취하가 있는 것으로 본다'(민사소송법 제268조2항) 는 소위 쌍불취하의 민사소송법의 제도도 특허심판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원칙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2012-08-06
Quo vadis-申告制?
Ⅰ. 對象判決의 要旨 건축법에서 이러한 인·허가의제 제도를 둔 취지는, 인·허가의제사항과 관련하여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의 관할 행정청으로 그 창구를 단일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함으로써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것이지, 인·허가의제사항 관련 법률에 따른 각각의 인·허가 요건에 관한 일체의 심사를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건축법과 인·허가의제사항 관련 법률은 각기 고유한 목적이 있고, 건축신고와 인·허가의제사항도 각각 별개의 제도적 취지가 있으며 그 요건 또한 달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허가의제사항 관련 법률에 규정된 요건 중 상당수는 공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정청의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심사가 요구되는데, 만약 건축신고만으로 인·허가의제사항에 관한 일체의 요건심사가 배제된다고 한다면, 중대한 공익상의 침해나 이해관계인의 피해를 야기하고 관련 법률에서 인·허가 제도를 통하여 사인의 행위를 사전에 감독하고자 하는 규율체계 전반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건축신고를 하려는 자는 인·허가의제사항 관련 법령에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는데, 이는 건축신고를 수리하는 행정청으로 하여금 인·허가의제사항 관련 법률에 규정된 요건에 관하여도 심사를 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허가의제 효과를 수반하는 건축신고는 일반적인 건축신고와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이 그 실체적 요건에 관한 심사를 한 후 수리하여야 하는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보는 것이 옳다. Ⅱ. 問題의 提起-수리를 요하는 신고가 과연 신고인가? 얼마 전 대법원 2010.11.18. 선고 2008두167전원합의체판결이 종전의 입장을 180°바꿔 건축신고반려(수리거부)를 처분으로 인정하였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 판결로써 이제까지 스테레오타입일 정도로 견지하여 온 건축신고반려(수리거부)의 비처분성 및 무의미성은 마침내 終焉을 고하게 되었다고 호평하였다(졸고, 법률신문 제3894호, 2010.12.6.). 결과적으로 2010.11.18.의 전원합의체판결은 건축법상의 건축신고를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접근한 대상판결을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였다. 평소 여러 지면에서 受理를 요하는 신고를 似而非 신고제로 여겨 그것이 문자 그대로 정말 修理되어야 하며, 그것의 修理가 신고제를 둘러싼 난맥의 종결임을 강조하여 온 필자로선, 대상판결을 접하여 2010.11.18.의 전원합의체판결의 드러나지 않은 本意를 완전히 그리고 심각하게 誤解하였다. 충분히 망설이지 않고 속단한 경솔함을 자성하면서 공론화 모색의 차원에서 대상판결의 문제점을 간략히 검토하고자 한다. Ⅲ. 對象判決의 행정법도그마틱상의 問題點 1. 건축신고의 허가의제효과와 결부시킨 근거의 문제 일찍이 서울행법 2009.4.9. 선고 2009구합1693판결은 일반적인 건축법상의 건축신고는 자기완결적 신고로 보되, 건축법 제14조상의 건축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보았다. 즉, "건축신고시 건축법 제14조 제1항, 제11조 제5항에 따라 이른바 건축법상의 집중효(?)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건축신고는 행정청의 수리를 요하는 신고이어서 그 신고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비록 대상판결이 2009구합1693판결과는 다르게 단순히 의제규정의 존재만을 논거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다수의견의 보충의견에서 드러나듯이- 의제규정의 존재는 의제관련규정상의 요건에 대한 심사를 예정한다는 점에서 또한 다수의견이 의제효과가 연계된 건축허가와 단순한 건축허가를 구분한다는 점에서, 2009구합1693판결이 대상판결의 遠因인 셈이다. 이 판결에 대해, 필자는 건축신고에 관한 기왕의 판례는 물론 문헌상의 일반적 이해와도 심각하게 충돌할 뿐더러, 논증을 위해 동원된 집중효적 논거가 법효과의제의 의미를 완전히 몰이해한 점을 강하게 비판하였다(졸고, 법률신문 제3837호, 2010.5.3.). 신고에 대해 다른 효과(허가효과의제)가 결부된다고 하여 그것의 본질이 입법도 아닌 판례에 의해 바뀐다면, 이는 법관의 법형성기능을 넘어선 것이다. 2. 의제규정을 이유로 실질적 심사의무를 결부시킨 근거의 문제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건축신고에 결부된 의제규정과 관련해선 그것의 실체적 요건에 관한 심사(≒실질적 심사)가 요구되기에 그 신고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가 되어야 한다고 논증하였고, 반대의견은 현행 법률상 건축신고에 대해선 실체적 요건에 관한 심사가 배제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그런데 다수의견처럼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가 요구된다면 허가와 수리를 요하는 신고는 어떻게 구별된다는 것인가? -건축신고가 초래하는- 증폭의제로 인한 법적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신고에서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바로 행정청의 심사의무로 설정하여선 아니 된다. 건축신고에 건축허가와 동일한 효과가 수반되어 그 신고에 허가요건심사를 면제해선 아니 되기에 그것을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현행법을 중심으로 한 de lege lata의 차원에선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입법정책의 차원 즉, de lege ferenda의 차원에서도 신고제도 아니며 허가제도 아닌 그런 제도는 허용되지 않는다. 요컨대 입법차원에서도 수리를 요하는 신고를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다시 디자인하거나 문제의 의제규정을 대폭 정비하는 것만이 正道이다(법제도의 필요성≠법제도의 허용성). 3. 신고에서의 행정청 심사의 본질 필자는 일찍부터 신고유보부 예방적 금지의 경우, 개시통제(심사)를 행정청이 허가를 통해 행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인 스스로가 행한다는 것이며, 결코 행정청의 심사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하였다(졸고, 저스티스 제61호, 2001.6., 150면 이하: 졸저, 행정법기본연구Ⅰ, 2008, 109면 이하 소수). 즉, 이른바 자기완결적 신고라 하더라도, 그것을 공법관계의 형성을 개인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의미에서 이해하여선 아니 되며, 신고제를 행정청의 심사배제로 이해하여선 아니 된다. 그런데 오해해선 곤란하다. 필자가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신고제에서의 행정청의 심사가능성이지 심사의무가 아니다. 허가제와 대비하여 보건대, 신고의 형식적 요건과 관련해선, 행정청의 심사의무가 성립하나, -의제대상규정을 포함한- 그 밖의 공법규정과의 위배에 대해선 허가제처럼 심사의무는 성립하지 않되, 심사가능성이 전혀 배제되진 않는다(이른바 심사선택, Pru˙˙foption)(Vgl. Brohm, O˙˙ffentliches Baurecht, 2002, §4 Rn.14; Erbguth, O˙˙ffentliches Baurecht, 2009, §13 Rn.11). 다시 말해, 신고제에서의 심사는 -형식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행정청의 재량에 그친다. 합법화효과를 갖기에 허가제의 경우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의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요구되지만, 그렇지 않는 신고제에 대해 그것을 요구한다는 것은 제도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 만약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입법적으로 그에 맞는 제도 즉, 허가제로 전환을 하여야 한다(名實相符). 4. 典據가 의심스런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존재 문제 종래 수리의 비처분성⇒수리의 거부의 비처분성, 수리의 처분성⇒수리거부의 처분성이란 도식으로 이른바 자기완결적 신고와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나누었다. 기왕의 틀에 대해 필자는 2001년도부터 부단히 문제제기를 하여 왔다. 즉, 기왕의 틀을 버리고 금지해제적 신고와 정보제공적 신고로 나눌 것을 제안하였다. 기실 기왕의 틀은 신고제가 허가제의 대체제도인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사인의 공법행위에 관한 논의와 典據가 의심스런 -이른바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로서의- 수리에 관한 논의를 단순 결합시킨 결과물이다. 사실 수리에 대해선 일본에선 대표적 행정법학자인 鹽野 宏 교수조차 그것의 독립적 행정행위성에 의문을 표하곤 하지만(行政法Ⅰ, 2009, 118-128頁), 우리의 경우 舊殼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색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수리를 요하는 신고와 같은 名實不副(!)한 법제도는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조차도 그것의 존재를 쉽게 이해할 수 없거니와 그 해당성 여부가 전적으로 판례에 맡겨져 있다는 데서, 그것은 다른 차원의 규제장벽인 동시에 법치국가원리적 문제이기도 하다. 요컨대 수리에 비중을 두는 한, 결코 그것은 신고제가 될 수 없다(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문제점에 관해선 졸고, 행정판례연구 제8집, 2003, 63면 이하 참조). 이에 名實相符하지 않게 -실질적 심사를 전제로 한- 신고수리결정을 별도로 명문화한 산지전용신고와 자본거래신고의 경우에도 하루바삐 그 본질에 맞춰 許可制로 改名되어야 한다. Ⅳ. 맺으면서-변화에 대한 희망의 싹 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극복이 규제개혁이자 행정법도그마틱의 개혁인 셈이다. 기실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설정하여야만 수리거부(반려)를 처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리거부(반려)의 본질을 -거부처분이 아니라- 금지하명으로 이해하면 수리를 요하는 신고를 동원할 필요도 없이 즉, 수리 자체의 처분성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행정청의 재량적 심사가능성을 전제로 하여- 그것을 처분(금지하명처분)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의 반대의견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2008두167전원합의체판결에선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않았기에, 대상판결에서의 반대의견은 일견 모순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결과적으로 필자의 견해와 상통한- 신고제에 관한 새로운 이해의 단초를 시사한다. 따라서 판도라상자에서 마지막 남은 것이 희망이듯이, -기왕의 틀을 견지하여 아쉽지만- 반대의견의 존재가 필자로선 변화에 대한 희망의 싹이다. 대법원 2006.6.22. 선고 2003두1684전원합의체판결마냥 오늘과 같지 않을 내일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2011-03-07
전자상거래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에 대한 법적보호
1. 부산지방법원 2007카합1046 결정례(2007. 12. 신청인이 항고하여 심리 중임) 가. 기초사실관계 본 사건의 신청인(채권자)은 2003년경부터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중개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이고,피신청인(채무자)도 2006년경부터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해서 신청인과 동일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중개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이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인터넷 홈페이지 상의 각종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하고 자신의 웹페이지의 메뉴와 구조, 배열 등을 복제했다고 주장하면서 피신청인의 웹사이트에 대해 ‘인터넷사이트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나. 결정요지 1) 신청인의 웹사이트의 각종 서비스 등이 저작권법 상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신청인이 주장하는 필로그 서비스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그 사이트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는 기능들로서 그 내용이 체계적·조직적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라고 보기도 어렵고 개별적으로 각 소재에 접근하거나 검색하기 위해 배열된 자료로 보이지 않는다. 2)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이하 ‘온디콘법’이라 한다) 보호대상 및 웹페이지의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일정한 메뉴, 기능, 서비스, 아이디어 등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온디콘법의 보호대상인 콘텐츠는 그 보호범위가 다소 불명확하기는 하나, 온디콘법의 정의 조항에서 전자적 형태로 제작된 자료 또는 정보임을 규정하고 있고, (중략) 온디콘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콘텐츠는 적어도 문자, 영상, 부호 등에 의하여 제작된 것으로서 대상 자체만으로 그가 표상하고자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해당 콘텐츠 스스로 정보 및 자료로서의 완결성이 상당한 정도로 갖추어져 있는 자료 및 정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개념상 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는 메뉴, 기능, 서비스 또는 그 서비스를 고안해 낸 아이디어 자체와는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일정한 메뉴, 기능, 서비스, 아이디어 등을 콘텐츠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 적용법조 사용자환경에 해당하는 웹페이지의 메뉴구조, 각종 기능, 서비스, 특히 소재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웹사이트 자체가 저작권법 제2조 제19호의 ‘데이터베이스’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온디콘법상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해당하는지 문제되고 부가적인 쟁점으로 최근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에 대해 검토해보기로 한다. 3. 웹페이지의 메뉴구조, 각종 서비스 및 기능 등 사용자환경(user interface)에 대한 법률적 분석 (대상 결정례에 대한 검토) 가. 웹사이트의 사용자환경에 대한 개념 웹사이트의 사용자와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인터랙션(interaction)이라고 하는데, 사용자와 시스템의 인터랙션을 위해 그 형태가 어떻든 사용자가 시스템에 입력하는 것과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을 합쳐서 웹사이트의 사용자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 결정례의 경우 신청인이 주장하는 각종 서비스, 웹페이지의 메뉴구조 및 배열 등은 모두 신청인의 웹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와 전자상거래업자가 마련해 놓은 판매시스템 사이의 상호작용, 즉 상품을 검색하고, 상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구매의사결정을 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위해 사용자와 판매자의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가상적인 매개체의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인이 주장하는 웹페이지의 각종 서비스, 기능, 메뉴의 구조 및 배열 등은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 데이터베이스인가 1) 개 념 현행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는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 또는 구성한 편집물로서 개별적으로 그 소재에 접근하거나 그 소재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정의한다(동법 제2조 제19호). 2) 대상 결정례에 대한 검토 생각건대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개념에서 알 수 있는바와 같이 다양한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해서 이용자가 쉽게 접근 또는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신청인과 같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의 거래를 중개하는 웹사이트의 경우, 거래 대상인 디지털콘텐츠라는 소재, 예를 들면 영화, TV드라마, 사진, 유틸리티, 문서, 교육, 지식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체계적인 방법으로 분류하여, 구매자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다면 그러한 웹사이트 자체는 ‘데이터베이스’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상 결정례에서는 검색기능을 가진 웹사이트 자체가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구분해서 판단하지 않고, 단순히 ‘신청인 주장하는 대부분의 각종 서비스’가 데이터베이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 편집저작물인가 이에 대하여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보호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사안인 서울중앙지법 2003. 8. 19. 선고 2003카합1713호에서 ‘인터넷홈페이지도 그 구성형식,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편집저작물에 해당하여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으나, 대상 결정례에서는 신청인의 웹사이트가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창조성있는 데이터베이스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인 ‘편집저작물’에 대한 규정은 따로 판단하지 않은 듯하다(지면 관계상 이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기로 한다). 라. 온라인디지털콘텐츠인가 1) 개념 온디콘법 제2조 제1호에서는 디지털콘텐츠란 ‘부호, 문자, 음성, 음향, 이미지, 영상 등의 자료 또는 정보로서 그 보전 및 이용에 효용을 높일 수 있도록 전자적 형태로 제작 또는 처리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나, 동 규정의 ‘자료 또는 정보’의 범위가 다소 불명확했으나 대상 결정례에서 동법의 보호범위에 대해 명확하게 판시하고 있다. 2) 사안의 경우 신청인 주장하는 각종 서비스와 그 메뉴구조 등의 사용자환경은 디지털콘텐츠라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온디콘법 제2조 제1호에서 디지털콘텐츠의 개념요소로 ‘자료 또는 정보’임을 요하고 있고, 콘텐츠의 기본적 의미도 문자, 소리, 화상 등으로 이루어진 ‘정보의 내용물’이라는 개념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나, 이 사건 신청인이 주장하는 각종 서비스 및 그 메뉴구조 등은 모두 이용자가 신청인의 사이트를 좀 더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 또는 방법이고 이를 ‘자료 또는 정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4. 미국의 사례{Lotus Development Corporation v. Borland International Inc. 1995 WL. 946699(1st Cir.) 1995} 미국의 유사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Lotus사가 Borland사를 상대로, 자사가 개발한 스프레드쉬트 프로그램인 ‘Lotus 1-2-3’과 Borland사가 개발한 스프레드쉬트 프로그램 ‘Quattro Pro’의 명령어 선택 및 메뉴의 구조가 거의 동일하여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제소한 소송에서 1996. 1. 16. 미연방대법원은 ‘Lotus의 메뉴구조는 일종의 작동방식이나 수단 같은 것이며, 이러한 작동방식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Lotus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와 같이 미국에서는 컴퓨터프로그램의 사용자환경은 작동방식 또는 기능에 불과하므로 저작물로 볼 수 없고 또 그 방법이 제한적이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5. Trade Dress (이대희, 인터넷과 지적재산권법 2002 참조함) 트레이드 드레스는 주로 ‘상품의 전체적인 이미지로서, 크기, 모양, 색채, 색채의 결합, 구성(texture), 도해(graphics), 심지어 특정한 판매기법(sales techniques) 등과 같은 특징(feature)’ 또는 ‘상품 전체의 이미지와 종합적인 외관’이라고 정의된다. 웹사이트의 트레이드 드레스는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자에게 영향을 주는 색채, 그래픽, 디자인, 레이아웃, 텍스트 및 이들을 결합한 것 등 웹사이트의 전체적인 이미지라고 할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웹사이트의 전체적인 이미지도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웹사이트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법과는 달리 한국의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상 트레이드드레스라고 할만 한 것은 입체상표 및 색채상표 그리고 상품의 모양이나 포장·용기에 한정되고 있어서 웹사이트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상표권의 일종으로 보호하는 것은 현행법상 한계가 있고, 전자상거래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준격차가 크고 아직도 발전단계에 있는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웹사이트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인정하여 사실상 영구적인 배타적 권리를 인정한다면 소수의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여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6. 맺음말 대상 결정례는 신청인의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이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 온디콘법상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신청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에 대한 법적보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없고 대법원판례도 없는 상황이어서 대상 결정례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생각건대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에 대한 영구적인 배타적 권리를 인정할 경우 반경쟁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나,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웹페이지의 사용자환경을 개발한 기성사업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도 역시 있다고 할 것이다. 대상 결정례를 계기로 이 점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함께 신규사업자와 기성사업자의 이익의 균형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되길 바란다.
2008-02-04
사이버몰 운영자의 표시·광고법상 책임
Ⅰ. 사실관계 1.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고 함)의 심결과 원심판결 공정위는 인터넷 포탈사이트를 통해 통신판매업을 영위하는 X(이하 ‘X’라고 함)에 대하여, 위 쇼핑사이트의 공동구매란을 통하여 제품후면에 ‘Y’라는 상표명이 새겨져 있는 ‘유명아동 후드패딩 2종 세트’의 판매를 위한 광고를 하면서 웹사이트에 사실과 다른 제조원과 제조시기를 표기한 사실에 근거로 하여 X에 대해 시정명령, 법위반사실공표명령을 내렸다(공정위 2002. 9. 16. 의결 제2002-202호). 이에 대해 X는 서울고등법원에 광고의 주체가 소외 입점업체라고 주장하면서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였고, 파기환송전 원심(서울고법 2003. 7. 8. 선고 2002누16872)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대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 기록과 원심에서 확정한 사실관계는 (1)원고는 오프라인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유통망을 기반으로 인터넷 쇼핑에 진출한 사이버몰과 달리 인터넷 포탈업체에서 출발하여 사이버몰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상품구매, 재고관리, 물류, 판매 등을 하지 않는 임대형 사이버몰로 알려져 있는 사실, (2) 원고는 수호통상이라는 상호로 의류, 잡화 도소매업을 하는 소외인과 사이에 소외인이 원고 운영의 사이버몰을 통하여 그 이용자에게 상품의 관련 정보를 전시 또는 게시하고 상품을 판매하되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는 내용의 거래약정을 맺은 사실, (3) 소외인은 원고가 정한 웹디자인상의 등록절차에 따라 ‘상품공동구매’란에 상품명 ‘유명아동 후드패딩 2종 세트’, 상점 ‘e-패션’, 제조원 ‘e-패션’, 원산지 ‘중국’, 제조시기 ‘2001년 겨울 신상품’, 판매가 ‘19,800원’, 공동구매기간 ‘10월20일∼11월15일’ 등의 내용을 표시 또는 게시함과 아울러 자기를 나타내기 위한 문구로 ‘상품문의’, ‘배송문의’, ‘A/S 및 제품문의’를 표시한 사실 등이다. Ⅱ.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 사이버몰 운영자가 입점업체의 광고행위에 대하여 광고행위의 주체로서 행정적 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 사이버몰 운영자의 사이버몰 이용약관의 내용,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 광고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2) 위 법리에 의하여 원고는 이 사건 광고의 주체라고 볼 수 없어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7조 제1항에 의한 행정적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Ⅲ. 대상 판결에 대한 검토 1. 사이버몰의 개념과 문제점 사이버몰이란 전자상거래등소비자보호법(이하 ‘전소법’이라 함) 제2조 제4호상 “컴퓨터 등과 정보통신설비를 이용해 재화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정된 가상의 영업장”이다. 일반적으로 사이버몰은 사이버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과 같이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몰은 전소법 제10조(사이버몰의 운영)와 전자상거래 통계자료 등을 종합할 때, 크게 전문몰(단독몰)과 종합몰(입점형 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문몰’이란 사업자가 자신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으로 오프라인에 있어 개별 상점과 유사하고, ‘종합몰’이란 사이버몰의 운영자가 별도로 존재하며 다수의 개별 입점업체가 각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오프라인상 백화점과 흡사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운영하는 사이버몰은 입점형 사이버몰에 해당한다. 단독몰 사업자는 전소법상 전형적인 통신판매업자에 해당되나, 종합몰의 운영자는 입점업체와 달리 그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아 문제된다. 즉 사이버몰의 운영자를 입점업체의 통신판매 일부를 수행하는 자로 보아 통신판매업자(전소법 제2조 제3호)로 볼 수도 있고, 타인에게 사이버몰의 이용을 허락한 자로서 통신판매중개자(전소법 제2조 제4호)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소법상 책임 귀속뿐만 아니라 표시·광고법상 사업자 즉, 광고의 주체가 누구인지 확정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이 사건은 사이버몰 운영자가 입점업체의 광고행위에 대하여 입점업체와 공동으로 또는 입점업체와 독립하여 광고행위의 주체로서 행정적 책임을 지는지에 대하여 대법원이 최초로 판단한 사례이다. 2. 표시·광고의 개념 표시라 함은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표시·광고법’이라 함) 제2조 제1호상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이하 ‘사업자’로 통칭함)가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한 ⅰ)자기 또는 다른 사업자에 관한 사항 ⅱ)자기 또는 다른 사업자의 상품등의 내용·거래조건 기타 그 거래에 관한 사항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하여 자기 상품 등의 용기·포장(첨부물 및 내용물을 포함) 또는 사업장 등에 설치한 표지판에 쓰거나 붙인 문자나 도형 및 상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용기·포장을 말한다. 한편 광고라 함은 사업자가 상품 등에 관한 사항을 신문·방송·잡지, 팜플렛·견본·입장권, 인터넷·PC통신 등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동법 제2조 제2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동구매의 대상물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제조원과 제조시기를 표시한 것을 ‘광고’로 설시하고 있으나,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의 구체적 사양에 대한 표기는 광고임과 동시에 ‘표시’의 성질도 가진다. 3. 표시·광고의 주체로서 사업자의 범위 표시·광고법 제2조상 사업자란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사업을 행하는 자(공정거래법 제2조 준용)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광고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하여 광고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기안하고 TV, 라디오, 신문, 잡지와 같은 광고매체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법이 적용되는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광고주’를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한편 광고주 외에 광고사나 광고매체운영자와 같이 광고에 관여한 자도 표시광고법상 책임을 지는지 문제된다. 원칙적으로 이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나 해석상 광고사나 광고매체운영자도 공정거래법상 사업자이므로 표시·광고법상 사업자로 보아 확대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가능해 보인다. 이 사건에서 공정위는 전체적인 포맷만 구성해줄 뿐 상품광고는 개별 입점업체에서 직접 작성·게시하는 종합몰의 경우, 소비자는 당해 쇼핑몰의 신용도 등을 감안하여 상품주문을 하는 것이므로 종합몰 운영사업자를 표시·광고법상 사업자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광고법상 광고의 주체, 즉 광고주인 사업자만이 행정적 책임을 진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4. 부당한 표시·광고의 위법성 판단 부당한 표시·광고는 ⅰ)허위·과장광고, ⅱ)기만적인 표시·광고, ⅲ)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ⅳ)비방적인 표시·광고 4가지로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들 표시·광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그 판단기준으로 ① 소비자의 오인성과 ② 공정경쟁저해성이 있다(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소비자의 오인성(誤認性)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음을 말한다. 실제로 오인에 이를 필요는 없으며 오인의 위험성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기서 소비자는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를 전제로 한다. 대법원도 고름우유 광고사건에서 고름의 의미와 고름우유의 의미에 대하여 소비자의 상식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전문적·의학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누5636 판결). 공정경쟁저해성(公正競爭沮害性)은 부당한 광고에 따른 소비자 오인의 결과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빼앗는 등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교란할 우려를 말한다. 이는 부당광고행위를 제한하는 상위개념이면서도 부당광고행위에 의하여 제한을 받아 구체화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경쟁저해성은 소비자의 오인에 의해 합리적인 선택이 방해되는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이므로 결국 소비자의 오인가능성이 부당성 판단의 핵심이 된다. 5. 표시·광고의 주체에 대한 판단 대상판결은 광고의 주체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①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 ② 사이버몰 운영자의 사이버몰 이용약관의 내용, ③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 ④ 광고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가능성 등을 종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표시·광고의 부당성 판단의 핵심이 소비자의 오인성에 있다는 점과 광고주체의 혼동이 사업자가 자신에 관한 표시·광고행위에서 비롯되는 문제임을 감안하면,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판단 역시 사이버몰을 이용하는 통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①)이나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③)와 같이 일반소비자가 도저히 알 수 없는 거래내부관계까지 고려하여 광고의 주체를 판단하는 것은 법리상 문제가 있다. Ⅳ. 결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업자들은 초기비용과 경영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독몰을 개설하기보다 많은 회원을 확보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인지도가 높은 경매사이트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자연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거래상대방의 혼동 내지 표시·광고의 주체에 대한 오인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사이버몰 운영자나 인터넷 경매사업자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민사적, 행정적 책임도 부담하고 있지 않다. 대상판결은 광고의 주체만이 표시·광고법상 책임을 진다는 것을 명시하였고, 사이버몰의 운영자도 경우에 따라 광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평가된다. 그러나 광고주체를 판단함에 있어 소비자의 오인가능성을 부수적 고려요소로 삼은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 판결을 계기로 사이버몰 운영자의 법적 지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전자상거래에 있어 소비자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6-08-28
국제 저작권 분쟁의 국제재판관할
I. 지적재산권에 있어서의 속지주의 원칙 속지주의는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 뿐만 아니라 저작권 등 창작행위 만으로 권리가 발생하는 지적재산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저작권보호에 관한 베른협약 제5조 제1항이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속지주의원칙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는 특허권과는 달리 사권인 저작권에 있어서는 준거법이 문제될 수 있고 그 물권적 성격 때문에 소재지법을 적용한다는 의미에서 속지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속지주의 원칙이 바로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최근 저작권침해분쟁의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함에 있어서 속지주의를 배제하여 국내에서의 저작권침해행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행위에 대하여도 국내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인정한 획기적인 판결이 내려져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II. 사안의 개요 원고는 한국인 시나리오 작가인데 자신이 창작한 ‘기호를 읽어라’라는 시나리오를 스필버그 감독과 그 감독이 속해 있는 드림웍스(Dreamworks L.L.C.)에 송부하였다. 스필버그 감독은 일본 공포 영화 ‘더링’을 리메이크 하여 제작한 영화 ‘The Ring"을 전세계적으로 배포ㆍ상영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한국에서도 씨제이(CJ Entertainment)가 수입, 상영하였다. 원고는 이 영화가 자신이 스필버그 감독에게 보낸 시나리오와 그 구성 및 모티브 등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드림웍스 및 씨제이를 상대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각국에서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금지하고 각국에서의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III. 지적재산권침해의 재판관할에 관한 외국판례의 태도 1. 미국 미연방법원에 저작권침해소송의 재판관할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물관할과 인적관할의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외국특허침해에 관하여는 국가행위불간섭의 원칙에 따라 미국에서의 재판관할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Timberlane Lumber Co. v. Bank of America, 549 F. 2d 597(9th Cir.1987); Mars v. Conlux 24 F. 3d 13(Fed. Cir 1994); Glaverbel Societe Anonyme v. Northlake Marketing & Supply Inc. 48 USPQ 2d 1344(N.D.Ill 1998) 등.)이나 저작권 침해에 관하여는 국가행위불간섭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와 이에 반대하는 판례가 병존하고 있고 전자가 힘을 얻고 있다.(Frink Am, Inc. v. Champion Road Mach. Ltd. 961F. Supp. 398(NDNY 1997) 등.) 한편, 인적관할에 관하여는 법정지 주 내에서의 ‘계속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의도적 향유(purposeful availment)’와 ‘피소 예견가능성(foreseeability)’이 재판관할 인정근거로서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2. 유럽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지적재산권침해사건에는 전속관할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불법행위에 관한 특별관할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브랏셀 규정은 특허, 상표, 디자인 기타 등록이나 기탁을 요하는 지적재산권의 유효성 또는 등록에 관한 사건은 그 등록지의 전속관할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이러한 권리의 침해사건과 저작권 등 등록이나 기탁을 요하지 아니하는 지적재산권의 유효성이나 침해에 관한 사건에 관하여는 규정을 두지 않고 판례에 맡겨두고 있다. 유럽이사회규칙 제44호 2001. 12. 22. 제22조 제4항 참조.) 이점에 관련하여 지적재산권침해사건은 아니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사건에 관한 1995년 Fiona Shevill판결(Case 68/93, Fiona Shevill v. Press Alliance SA. 1995. E.C.R. 415)에서 유럽사법법원(ECJ)은 지적재산침해에 있어서도 자국 내에서의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만 인정하고 외국에서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은 침해자의 소재지국 법원을 제외하고는 그 관할을 부인하는 취지의 판시를 하고 있다. 3. 일본 일본 최고재판소는 미국특허권을 가진 일본인 원고가 일본인 피고의 일본에서의 미국특허침해제품 제조ㆍ수출행위에 대하여 미국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건에 일본법원의 재판관할을 긍정하면서 다만 특허침해금지청구와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였다. (일본최고재판소 평성 14. 9. 26., 평성 12, 580 판결.) 국제소송에 있어서의 객관적 병합과 주관적 병합에 관하여는 대체로 이를 긍정하고 있다. IV. 국제사법상 국제재판관할원칙 1. 실질적 관련의 원칙 개정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을 가지며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국제재판관할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국내법 관할규정 참작의 원칙 나아가 국제사법 제2조 제2항은‘실질적 관련’이라는 제2조 제1항의 기준이 추상적이므로 그 구체적 판단기준을 일응 국내법의 관할규정에서 발견하되 그에 얽매이지 말고 국제적 관점에서 국제재판관할결정원칙을 정립해 나갈 것을 규정한다. 3. 지적재산분쟁의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특칙의 부존재 개정 국제사법은 제27조에 소비자계약에 관한, 제28조에 근로자계약에 관한 각 국제재판관할의 특칙을 규정하고 한편 제24조에서 ‘지적재산권의 보호는 그 침해지법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지적재산권의 준거법에 관한 특칙을 두었으나 지적재산분쟁의 국제재판관할에 관하여는 아무런 특칙을 두고 있지 않다. 4. 국제소송에 있어서 객관적 병합과 주관적 병합 현행 민사소송법 제25조 제1항에서는 객관적 병합에 관한 규정을, 제2항에서는 주관적 병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사소송법에서는 객관적 병합과 주관적 병합을 일정한 요건 하에 모두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헤이그협약 및 WIPO협약안에서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법원은 계속 중인 관련소송을 병합하고 그 소송에 관련된 모든 지적재산청구를 단일한 법정지에서 주장하도록 당사자에게 촉구함으로써 당사자간의 분쟁을 전세계적으로 해결하는 이점에 관하여 검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제1항). 한편, 청구들이 동일한 거래나 일련의 거래 또는 발생으로부터 비롯될 때에는 권리나 요청하고 있는 구제의 속지적 기원에 관계없이 이들을 관련된 청구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동조 제2항).) V. 외국인 피고에 대한 국제재판관할 인정여부 1. 본 사건의 쟁점 본 사건으로 돌아와 피고 드림웍스는 외국회사로서 외국인 피고에 대한 대한민국의 재판관할권이 있는지 문제된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위 쟁점에 관하여 (1)피고 씨제이, 소외 씨제이, 피고 드림웍스간의 지분관계 (2)피고 씨제이가 피고 드림웍스의 아시아시장 배급처인 점 (3)한국영화시장의 규모 (4)피고 드림웍스와 피고 씨제이의 수익배분관계 (5)피고 드림웍스가 전세계적 기업인 점등을 종합하여 피고 드림웍스가 한국법원에 제소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 드림웍스와 대한민국 간에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3. 실질적 관련성과 예견가능성간의 관계 그런데 법원은 피고 드림웍스에 관한 위와 같은 제반사실로부터 바로 대한민국과의 실질적 관련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하고 그와 같은 제반사실로부터 피고 드림웍스의 피소 예견가능성을 끌어내고 나아가 그 예견가능성을 실질적 관련여부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는 점에서 특이한 논리전개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에서 동법원이 예견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판시한 것은 위 두가지 요건을 합리적으로 연결지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나 피고의 예견가능성 유무를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실질적 관련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우리 국제사법 제2조의 명문규정에 배치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중첩적 판단과정에서 국제사법이 제시한 ‘실질적 관련’의 요건이 왜곡될 위험까지 있으므로 재고를 요한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예견가능성의 부존재를 소극적 요건으로 보아 당사자와 법정지국간에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일응 보일지라도 만약 예견가능성이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그 실질적 관련성은 부인하도록 이론 구성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4. 주관적 병합의 인정여부 본건에서 법원은 피고 드림웍스와 대한민국 간의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하면서도 주관적 병합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건의 경우 한국과 피고 드림웍스 사이에 설사 실질적 관련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 씨제이는 한국에 상거소를 두고 있는 법인이고 피고 씨제이와 피고 드림웍스에 대하여 원고의 저작권 내지 아이디어침해라는 동일한 원인에 기인하여 발생한 권리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를 구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피고 씨제이 뿐만 아니라 피고 드림웍스에 대하여도 국제소송에 있어서의 주관적 병합의 법리에 따라 한국법원에 그 재판관할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VI.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금지등 청구의 국제재판관할 인정여부 1. 본 사건의 쟁점 피고 드림웍스가 원고의 시나리오에 의거하여 제작한 영화를 대한민국 외 외국에서 배급ㆍ상영한 행위, 즉 외국에서의 저작권 침해에 관련한 침해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부분도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지 문제되었다. 2. 법원의 판단 동법원은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에 관한 청구부분은 피고 드림웍스의 피소 예견가능성, 한국영화시장의 규모, 피고가 대한민국에서 응소하더라도 베른협약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므로 불리한 것이 없는 점, 국내 저작권침해에 관한 청구부분과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에 관한 청구부분은 기초가 된 사실관계 및 쟁점이 동일하여 대한민국에서 위 두 청구부분 모두에 대하여 재판을 함이 바람직하다는 점등을 종합하여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에 관한 청구부분에 대하여도 대한민국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3. 판결의 문제점 그러나 동 법원이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와 대한민국과의 실질적 관련여부의 고려요소로서 들고 있는 사실(예를 들어 한국의 영화시장규모, 한국의 TRIPs협정 및 베른협약 가입사실)들은 외국에서의 저작권 침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부당하다. 또한 피고 드림웍스가 한국법원에의 피소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드림웍스 자신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이 될 수 있을지라도 외국에서의 저작권 침해와 한국법원과의 실질적 관련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는 될 수 없고 또 국내에서의 저작권침해에 관한 청구 부분과 기초가 된 사실관계 및 쟁점이 동일하다는 점도 소의 객관적 병합의 요건은 충족시킬지언정 그 점이 바로 외국에서의 침해와 대한민국간의 실질적 관련을 인정하는 근거로는 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4. 객관적 병합 인정여부 본건 판시에서 법원은‘두 청구부분이 모두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고 쟁점 또한 동일하므로 대한민국에서 재판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객관적 병합 청구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 않으나 사실상 피고 드림웍스에 대한 원고의 청구들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이를 병합하여 한국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다는 논리로서 결과적으로 청구들 간의 객관적 병합을 인정하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VII. 저작권 침해의 준거법 1. 법원의 판단 법원은 본건 판시에서 저작권 침해의 요건인 의거성과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 준거법에 관하여 명시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지 않다. 그러나 외국법 적용에 대한 검토가 없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외국에서의 침해행위 청구부분에 관하여도 한국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한국법이 적용되고 외국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침해지의 외국법이 적용되나 한국법 또는 미국법에 의거ㆍ판단함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였어야 할 것이다. 2. 주장의 부담이론 준거법 결정에 있어서 속지주의 원칙과 보호국법주의를 관철하면 침해행위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준거법으로서 침해행위가 일어난 전세계 각국의 법을 모두 적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하더라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면 침해자의 상거소지법에 의거하여 판단하게 되겠으나 특정 국가의 법을 적용하였을 때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그 다른 결과가 어느 일방 당사자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그 당사자가 그 특정국가의 법의 존재와 내용을 주장하여 그 적용을 요구할 수 있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지적재산권 침해의 성립여부와 그 정도를 주장하는 자가 당해 침해지법의 존재와 그 내용을 주장ㆍ제시하여야 하는 ‘주장의 부담’을 진다고 해석함으로써 침해가 문제된 각국의 법을 조사, 적용하여야 하는 법원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다. VIII. 결론 이 사건에서 법원이 외국에서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뿐만 아니라 침해금지청구에 대하여도 한국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는 판단은 획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던 외국인 피고 및 외국에서의 저작권침해 청구부분과 대한민국과의 실질적 관련성 인정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동법원이 국제재판관할결정에 관한 일반이론에 의거하여 판단하였을 뿐 저작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 침해에 있어서의 국제재판관할결정의 특수성 특히 지적재산권에 있어서의 속지주의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점은 문제로 지적되어야 한다. 지적재산침해에 있어서도 국제재판관할결정에 관한 일반론이 그대로 타당할 수 있다는 이 사건에서의 판시취지는 저작권침해사건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특허 등 산업재산권 침해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한 향후 판례의 발전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2005-10-06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에 있어 동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 표지
I. 판결 사안의 개요 소외 D 주식회사는 1984. 11. 경부터 ‘옥시크린’이라는 산소계 표백제를 제조ㆍ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제품이 크게 성공함에 따라 생활용품사업부를 독립시켜 1990. 12. 27. ‘옥시’를 상호로 포함하는 원고를 설립하였다. 원고가 설립된 이후에도 ‘옥시크린’제품의 매출액은 계속 증가하여 시장점유율이 매년 90%를 상회하였고,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광고를 하였으며 각종 수상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옥시크린’ 제품 외에도 전국에 걸쳐 생활용품 20여 종을 제조ㆍ판매하였는데 제품 모두에 상호를 표시하여 왔다. 이에 반해, 소외 P 주식회사는 1991. 3. 경부터 ‘옥시화이트’라는 산소계 표백제를 제조ㆍ판매하여 오다가 1995. 12. 30. 그 영업을 피고에게 양도하였고, 그 이후부터 피고는 ‘옥시화이트’ 제품을 제조ㆍ판매하여 왔다. II. 당사자의 주장 및 대상 판결의 요지 ‘옥시’라는 표장은 원고의 상호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으므로 이를 포함한 상표를 산소계 표백제 제품에 사용하는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함)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피고는,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표장의 주지성 구비 여부는 변론종결시가 아닌 침해표지의 사용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 ‘옥시화이트’제품은 1990. 12. 27. 설립된 원고의 상호가 주지성을 획득하기 이전인 1991. 3. 경부터 제조ㆍ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른바 선의의 선사용자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본 사안을 심리한 원심(서울고등법원 2002. 1. 9. 선고 2001나4332 판결)의 판단을 모두 수긍하면서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1.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호ㆍ상표 등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임을 전제로 이 사건에 나타난 원고의 영업규모, 제품의 종류 및 내역, 판매액수, 광고 및 홍보활동의 방법 및 빈도, 원고가 그 상호를 사용한 기간 및 사용 태양 등에 비추어, 원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원고의 그 상호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상품의 표지로서 국내의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있어서는 ‘부정경쟁행위자의 악의’또는 ‘부정경쟁행위자의 부정경쟁의 목적’ 등 부정경쟁행위자의 주관적 의사를 그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아니할 뿐더러 부정경쟁방지법상 선의의 선사용자의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에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 가령 원고가 그 상호에 관한 주지성을 획득하기 이전부터 피고가 원고의 상호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또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옥시화이트’ 상표를 사용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상호가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의 표지가 되었고, 피고의 그 상표가 주지된 원고의 상호와 혼동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원심은 정당하다. III. 대상판결 관련 주요 쟁점 및 논의 1.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표장의 주지성 구비 여부에 대한 판단 시점 가. 대상판결 선고 이전 견해의 대립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권과 제5조 소정의 손해배상책임, 제6조 소정의 신용회복청구권 등은 모두 부정경쟁행위의 존재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고, 부정경쟁행위는 보호받고자 하는 표지가 주지성을 가짐을 요건으로 하므로 결국 위와 같은 청구를 하는 경우 당해 표지의 주지성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문제는 예를 들어 침해표지의 사용시점에는 주지성을 취득하지 못했던 표지가 추후 주지성을 취득하는 경우 주지성 구비 여부의 판단 시기를 어느 시점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금지청구권의 인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되어 왔고, 일본도 사정이 동일하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종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事實審辯論終結時說과 침해표지의 사용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相對方標識使用時說이 대립되어 왔다. 사실심 변론종결시설은, ①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보호를 받을만한 객관적 사실관계가 구비된 이상 보호를 하는 것이 법의 규범적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고, ② 주지표지에 대한 보다 넓은 범위의 보호를 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취지에도 맞는 해석이며 ③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에는 굳이 상대방 표지사용시설을 택하지 않더라도 권리남용 등의 법리로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논거로 한다. 상대방 표지사용시설은 ① 주지성 구비 시점 이전부터 당해 표지를 사용하여 온 선의의 사용자가 있는 경우 ②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아 항소한 원고가 항소심 재판 도중 대대적인 선전광고 등을 하여 변론종결시까지 주지성을 구비하는 경우 ③ 선사용자가 특정 표지를 먼저 사용하고 있음을 알고도 당해 표지를 독점하기 위한 ‘악의’로 당해 표지에 대한 주지성을 형성한 경우(이른바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 등에는 사실심변론종결시설에 의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내세어 왔다. 일본의 법원은 한때 상대방표지사용시설을 택하기도 하고 사실심변론종결시설을 택하기도 하였는데, 소위 ‘어스팰트’ 사건에서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금지청구권 행사의 경우에 있어서는 사실심변론종결시에,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표지사용시부터 주지성이 구비되어야 한다는 판시를 하였다 (일본 최고재판소 1988. 7. 19. 판결). 대상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 우리나라의 학설 상으로는 사실심 변론종결시설에 따르는 견해가 보다 유력했던 것으로 보이고, 대법원은 이 문제에 관하여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없으나, 하급심의 경우에는 상대방 표지사용시점설을 취하는 판결례도 있었고(광주고등법원 1999. 12. 16. 선고 99나662 판결, 부산고등법원 1999. 12. 1. 선고 98나888판결, 서울고등법원 1999. 4. 28. 선고 98나31417 판결), 사실심변론종결시설을 취한 판결례도 다수 있었다 (서울고등법원 1999. 8. 25. 선고 99나23507 판결 등). 나.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 전술한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호ㆍ상표 등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한 종래의 논의에 종지부를 찍는 최초의 판례를 형성하였는데, 그 후다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시 한번 이러한 원칙을 확인하였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2.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 인정 여부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이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표지가 주지성을 취득하기 이전부터 선의로 당해 표지를 사용한 선의의 선사용자에 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권리의 행사가 인정되어서는 아니되는 항변을 말한다. 즉, 주지 표지에 대한 권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행사의 대상에 있어서 선의의 선사용자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이를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제12조). 그러나, 이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의 해석으로도 이와 같은 항변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논의되어 왔다. 대상판결은 우리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는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을 별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하였다. IV. 결 어 대상판결은 법문상 명문의 규정이 없어 그간 논란이 있었던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의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표지의 주지성 구비 여부의 판단시점과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 인정 여부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판례로서 큰 의미를 가지며, 이후 판례에서도 이러한 입장은 지지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가 나날이 중요시되는 거래계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나 ① 산업재산권 법령 중 특허법 제103조, 실용신안법 제42조, 디자인보호법 제50조 등은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반해, 상표법의 경우에는 상표가 가진 공익적 기능을 우선시하여 선등록 권리자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선의의 선사용자 보호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데, 우리의 부정경쟁방지법도 주지 표지가 가진 상품출처표시기능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상품 출처에 대한 오인ㆍ혼동을 예방한다는 공익적 관점에서 비록 선의의 선사용자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예외적 보호를 할 수 없다는 의식 하에 일본과 달리 선의의 선사용자에 관한 보호규정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②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하는 목적은 타인의 노력으로 획득한 상품 표지의 주지성에 편승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가사 선의로 당해 상품표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상대방의 표지가 상대방의 노력에 기하여 주지성을 획득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사용해 오던 표지가 공중으로 하여금 상품 출처에 관한 오인이나 혼동을 야기하게 되면서 자의건 타의건 상대방 표지의 주지성에 편승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사용을 중지하여야 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 목적은 물론 정의 관념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이며 ③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표장의 주지성은 사실심 변론종결시점에 구비되면 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을 뿐, 동법 제5조 소정의 손해배상 청구에까지 동일한 기준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주지성이 인정되는 표장이라는 이유로 주지성을 취득하기 이전의 시점에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이 소급 인정되는 부당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데다가 (표장이 주지성을 획득하지 못한 시점에는 부정경쟁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④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에는 권리남용 등의 실정법상 법리로도 충분히 공평 타당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대상판결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2005-08-29
일본판례 여행
일반소비재 상품을 구입할 때 사람마다 구매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흔히 그 상품의 생산자를 구체적으로 살피기보다는 그 상품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또는 상품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기능성을 살펴보고 구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일반소비재 생산자는 소비자의 그러한 구매성향을 반영하여 상품의 미감을 일으키는 요소와 함께 그 출처표시 기능을 일으키는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의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는 상표법에 의해, 디자인은 의장법에 의해 등록해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상표법 2조에서는 상표라 함은 상품을 생산·가공·증명 또는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문자·도형·입체적 형상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 또는 각각에 색채를 결합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하고 있고, 우리 의장법 2조에서는 의장이라 함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여 그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고, 일본의 법도 거의 동일하다. 사용표장이 의장적인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해서 표장으로서의 자타 식별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동시에 상표에도 해당된다 우리 대법원 판결도 의장에 대해 상표사용으로 보는 일본판례와 같아 한편, 위 두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표장상품의 생산, 판매가 과연 상표적 또는 의장적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상표법 50조에서는 상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불사용 상표에 대해 취소심판을 청구하여 그 상표의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우리 상표법 73조 또한 그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표장의 상표적 사용과 관련한 일본의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1996. 11. 6. 도형 1과 같이 ‘머리에 2개의 새털 장식을 붙인 인디언이 왼쪽을 바라보는 옆얼굴을 원형의 배경에 표시한 형태의 도형상표’를 지정상품류 구분 25류의 양복, 코트, 쉐터류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상표출원하여 1998. 5. 15. 등록 제4145016호로 설정등록하였다. 피고는 2002. 4. 17. 특허청에 원고를 상대로 하여 3년간 불사용을 이유로 등록상표에 관하여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티셔츠 또는 스웨터 등의 배부 또는 흉부의 거의 전체면 또는 상반부에 걸쳐, 도형 2와 같이 「SIOUX VALLEY」「DAYTONA」「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 문자와 각종의 도형을 다수 조합하여, 디자인(모양)화 하고, 그 중앙좌측부에 등록상표와 거의 동일한 도형(사용표장이라 함)을 위치하게 한 티셔츠, 츄리닝 또는 스웨터를 판매하거나 광고하였으므로 등록상표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특허청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3년간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등록상표의 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가 동경고등재판소에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동경고등재판소는 표장의 동일성과 관련하여 ‘사용표장 중 머리에 2개의 새털의 장식을 붙인 인디언이 왼쪽을 바라보는 옆얼굴을 나타내고 있는 구성부분은 등록상표와 거의 동일한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등록상표의 구성 중 식별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원형의 배경 테두리 구성 부분에 관하여 약간의 변경 내지 부가 (三角弧, 이중선의 원형, 「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의 부가)가 있을 뿐이므로 등록상표와 사용표장은 사회통념상 동일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나아가 상표적 사용과 관련하여, ‘티셔츠, 츄리닝 등의 배부 또는 흉부의 거의 전체면 또는 상반부에 걸쳐 「SIOUX VALLEY」「DAYTONA」「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와 각종 도형을 다수 조합하여 디자인(모양)화함으로써 전체로서 의장적인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사용표장은 그 구성요소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상표법 50조 소정의 사용의 의의를 한정적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도형이 특정한 업무를 행하는 자의 상품 또는 서비스에 사용하는 표장으로서 상표법 2조 1항 소정의 상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와 이것이 물품의 외형에 있어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창작으로서 의장법 2조 소정의 의장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전혀 모순 배반하는 것이 아니고, 물품에 의한 어떤 도형이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킬 경우에 이것을 접한 거래자 또는 수요자가 당해 표장을 사용하는 자의 업무에 관한 상품 또는 서비스임을 인식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상표와 의장의 쌍방에 해당되는 도형이라고 말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사용표장이 그 자체로서 혹은 다른 문자나 도형과의 조합에 의한 의장적인 기 다하고 있다고 해서 표장으로서의 자타식별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동시에 상표에도 해당된다 할 것이다. 사용표장의 위 사용양태에 비추어 보면, 사용표장은 위와 같은 영문자와 각종 도형을 조합한 전체의 안에 있고, 다른 문자나 도형과 분리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 또는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일체불가분으로 결합되어 있다거나, 사용표장 부분만을 꺼내어 식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각별한 사정은 인정되지 않고, 거래자 또는 수요자는 사용표장에 착목하고 이를 독립된 도형상표로서 인식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등록상표의 사용사실을 인정하여 특허청의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한편, 우리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에서도 의장과 상표는 배타적, 선택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의장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 사용은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여 일본의 판례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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