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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주식양도소득과 한미조세조약의 적용
-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5두2611 판결 - 1. 사실관계 론스타는 2001년 스타타워 빌딩을 매수하면서 그 빌딩을 소유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벨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 명의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다음 국내법인이 빌딩을 매수하는 방법을 거쳤다. 그리고 2004. 12. 국내법인 주식 전부를 매각하면서 2,450억 원 상당의 양도차익을 얻었고, 한·벨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적용을 신청하였다. 2. 과세처분의 경위 과세관청은 벨기에 법인이 도관에 불과하다고 보아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하고, 양도소득이 론스타가 설립한 미국, 버뮤다 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에 귀속되며, 이들을 소득세법 적용대상(비거주자)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하였고, 대법원은 2012. 1. 27. 외국 파트너십은 법인세법상 납세의무자로서 과세형식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과세처분을 전부 취소하였으며, 과세관청은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다시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다시 이를 다투면서, 실질귀속자 중 미국 파트너십 귀속 소득에 대하여는 한·미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부동산을 과다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이 양도됨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은 외형상으로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해당함이 분명하지만 그 실질은 부동산 자체가 양도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미 조세조약 제15조는 부동산소득의 경우 부동산 소재지국이 과세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제16조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타방 체약국에 의한 과세에서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부동산 주식양도소득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조세조약과 국내법의 우열관계를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르도록 한 미국은 한·미 조세조약 체결 이후 국내법으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을 미국 원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하였고, 한국 역시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한국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에 관하여 상호합의절차가 개시되어 한국 원천소득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는 한·미 조세조약 제27조 제2항이 예정한 조약의 적용, 특히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으로 동일하게 결정하는데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합의에 해당하여 유효하므로 한국은 한국 소재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고, 국내에서 따로 조약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4.평석 가. 부동산과다보유법인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의 의문 대부분의 조세조약과 마찬가지로 한·미 조세조약은 부동산 양도소득은 그 소재지국(제15조)이,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제16조)이 과세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였으며,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세조약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은 1980년 세법을 개정하여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을 미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조세조약상 주식양도소득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한국 또한 1997. 12. 조세조약에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를 규정한 경우를, 2000. 12. 에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법인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런데 개정된 내국세법을 조세조약의 우위에 두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조세조약이 내국세법에 우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므로 조약을 개정하지 않고 국내법의 과세근거만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나. 한·미 상호합의의 체결 및 그 효력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미 과세당국은 1999. 6.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조세조약 제16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처분에 대하여는 한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미국 국세청은 위 상호합의의 내용을 국세청 공고 형식으로 등재하였는데, 그 내용은 ① 한국법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부동산 양도소득으로 보아 국내 원천소득으로 취급하며 ② 미국과 한국은 조세조약의 목적상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한국법인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 소재지국에 있다는 점을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대상 과세처분은 위 상호합의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상호합의는 소득의 원천을 합의한 것일 뿐 조세조약 제16조가 제한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과세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진행되었다. 다. 한·미 상호합의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조세조약은 국내세법으로 확인된 과세권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법인이 얻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한국의 과세권은 법인세법에 따라 발생하였고, 이 부분에 대한 조세조약의 과세권 배분이 불명확하였으나 상호합의에 따라 명확하게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 또한 어디까지나 주식양도소득이고,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 과세원칙이 적용되므로 이를 개정하지 않고 상호합의만으로 부동산 소재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미 조세조약은 ?과세의 일반원칙?(제4조 제1항)에서, 타방체약국 내의 원천소득에 대하여 타방 체약국의 과세권을 확인하고 있고, 제6조는 소득의 원천을 열거하면서 열거되지 아니한 항목의 원천은 각 체약국의 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각 체약국이 소득의 원천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과세권 행사를 양해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곧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을 부동산 소재지국으로 보면 소재지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체약국의 법이 정한 소득의 원천이 서로 다르거나 쉽게 결정될 수 없는 경우 각 과세당국은 이중과세 회피 등을 위하여 체약국 공동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9항), 각 체약국에 이중의 원천이 발생하는 등 협약의 적용에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을 상호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약 제27조 제2항 C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한미 과세당국이 각 국내세법에서 부동산소재지국의 과세권을 규정하였지만, 조세조약으로는 여전히 주식양도소득이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소재지(즉, 한국)에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하였다. 요컨대 한·미 조세조약의 내용상 소득의 원천을 결정하는 것은 그 소득에 대한 과세권 유무를 결정짓는 요소인데 그 원천에 관한 합의절차를 조세조약 에서 마련하고 있고, 그 절차에 따라 원천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므로, 결국 상호합의에 따른 한국의 과세권은 조세조약의 내용 및 그 절차에 따라 정하여진 것이지 그 조세조약의 내용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상호합의의 의미를 위와 같이 되새긴다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국의 과세권을 행사하는데 의문이 없고, 이러한 전제에 있는 대상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라. 결론 대상판결은 론스타펀드가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한 2004년 이후 무려 12년만에 한·미 상호합의에 기초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의 정당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세조약과 다른 내용으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려는 경우 필요한 조항을 직접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약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조세조약 스스로 상호합의절차를 마련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상호합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조세조약은 양국간 협상의 산물이고 동일한 수준의 이행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미국은 오래전부터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자국의 과세권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조세조약의 문언에 얽매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은 형평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상호합의의 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준거가 될 뿐 아니라 과세주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세조약
부동산과다보유법인
론스타
과세주권
2017-01-09
소득의 실질적 귀속과 수익적 소유
1. 사실관계 (1) 원고 회사는 2002년 6월28일 말레이시아의 라부안에 소재한 외국법인 Sunday Ltd., Monday Ltd. 및 Saturday Ltd.(이하 ‘Sunday Ltd. 등’)로부터 주식회사 푸드스타(이하 ‘푸드스타’)의 비상장주식 72만주를 대금 약 15억원에 양수했다(이하 ‘이 사건 주식거래’). (2) 서울지방국세청은 Sunday Ltd. 등은 단순히 조세회피를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Conduit Company)이기 때문에 Sunday Ltd. 등의 소유자로서 Cayman Island에 소재한 Hongkong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Private Equity Fund 2 Ltd. (이하 ‘HSBC PEF 2’)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 보고, 원고가 원천징수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2002년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로 징수하는 처분을 했다(이하 ‘이 사건 각 징수처분’). (3) Sunday Ltd. 등은 HSBC PEF 2가 라부안에 100%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회사 대표나 실체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 HSBC PEF 2는 투자전문회사인 홍콩 소재의Hongkong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Private Equity Asia Ltd. (이하 ‘HSBC PEA’)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를 위해 Cayman Island에 설립한 사모펀드회사이다. HSBC PEF 2는 HSBC PEA의 직원인 ‘T’가 운용했으며, 푸드스타의 주식에 대한 주주권은 HSBC PEA가 행사했다. 2. 판결의 요지 (1) OECD 모델조세조약의 관련주석규정 및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부과는 실질적인 귀속자를 기준으로 하여 조세협약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2) Sunday Ltd. 등은 그 대표나 실체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고 이 사건 주식거래 이외에 다른 사업활동을 했다는 자료가 없는 점, 푸드스타에 대한 주주권은 Sunday Ltd. 등이 행사하지 아니한 점, HSBC PEF 2가 조세피난처인Cayman Island에 설립되어 이 사건 주식대금과 양도대금이 모두 HSBC PEF 2의 소유 자금이거나 그 소유로 귀속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한국·말레이시아 조세협약에 의하면 주식양도소득에 대해 거주지국 과세로 규정되어 있고 말레이지아 현지세법에 의하면 자국 법인의 해외원천소득에 대해 저율과세 또는 비과세 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Sunday Ltd. 등은 정상적인 투자목적으로 말레이지아에 설립되어 사업활동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 사건 주식거래와 관련해 소득 발생지국의 조세징수를 회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Paper company에 불과해 주식양도차익의 실질귀속자는 HSBC PEF 2로 보는 것이 정당하다. (3) 원고들은 HSBC PEF 2 역시 HSBC PEA가 설립했고, HSBC PEA 소속의 T 등에 의해 지배·관리되고 있는 펀드회사이므로 이 사건 주식거래의 이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는 HSBC PEA이거나 투자자금에 대한 투자자들이라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HSBC PEF 2는 미국 등지의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투자해 이를 장기간 운용하고 있는 회사로서 그 정상적인 투자 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주식거래자금의 공급처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 이상 그 설립자인 HSBC PEA나 투자자금자체의 개별 투자자들을 이 사건 주식거래에 있어서의 이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볼 것은 아니다. (4) 따라서 이 사건 주식의 양도차익의 실질적인 귀속자는 HSBC PEF 2로서 그 거주지국인 Cayman Island와 우리나라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국내세법을 적용하여 과세한 이 사건 징수처분은 적법하다. 3. 평 석 가. 대상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최근 수년 간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실질적인 귀속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판단을 함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는「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개념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나.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판단기준 (1)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에서는 Sunday Ltd. 등, HSBC PEF 2, HSBC PEA와 HSBC PEF 2의 개별 투자자들 모두 4개의 주체가 문제된다. 대상판결에서 법원이 HSBC PEF 2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라고 인정한 이유 중 하나는, Sunday Ltd. 등이 푸드스타의 주식에 대한 주주권을 스스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지만 푸드스타에 대한 주주권은 과세관청과 대상판결이 인정한 HSBC PEF 2가 행사한 것이 아니라 그 상위의 HSBC PEA가 행사했으며, 이 점은 대상판결 또한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HSBC PEF2는 실질적 귀속자가 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HSBC PEF2를 실질적인 귀속자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은 그 이유에 대해 HSBC PEF 2는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으므로 도관회사로 인정할 수 없고 그 설립자인 HSBC PEA나 투자자금자체의 개별 투자자들을 실질적 귀속자로 볼 수 없다고만 하고 있다. (2) 대상판결에서 법원의 판단기준 대상판결의 설명에 따르면, HSBC PEF 2를 실질적인 귀속자로 본 이유는 HSBC PEF 2는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고 실체를 가지고 있음에 반하여 Sunday Ltd. 등은 정상적인 투자목적으로 설립되어 사업활동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오직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만약 Sunday Ltd.등이 조세회피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면 HSBC PEF2도 Sunday Ltd.등의 조세회피목적에 종사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설립된 것이므로 실질적인 귀속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대상판결에서 법원은 또한 최근 론스타 펀드에 관한 국세심판원의 결정 등에서 사용된 것과는 다른 기준을 사용함으로써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론스타 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Star Holdings SCA (이하 ‘SH’)가 주식회사 스타타워의 주식을 양도한 사건에 관해 국세심판원은 ‘벨기에 법인인 SH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됐고, 정상적인 사업활동이 없으며, 소득의 실질적 지배·관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도관회사로 판단하고, 론스타 펀드를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심판결정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동 경정이 외국의 파트너쉽은 소득세법상 공동사업자로 보아 과세해야 한다는 과세관청의 주장을 수용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다. 실제 과세관청은 론스타 펀드가 ‘파트너십’이므로 소득세법 제1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법인으로 보는 단체 외의 단체’로 보고 이익의 분배방법이나 비율이 확인되면 공동사업자로 보아 각 ‘파트너’별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자 했다. 반면 대상판결에서는 오히려 납세자가 스스로 파트너십인 HSBC PEF 2의 배후에 있는 HSBC PEA 및 투자자금의 개별 투자자들이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라고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목회사라는 점에서 Sunday Ltd.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HSBC PEF 2를 동 펀드가 다만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주식양도차익의 실질적 귀속자로 본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고, 방론으로 홍콩에 소재한 HSBC PEA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있는 조세조약이 없으므로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시를 했으나, 개별 투자가에게 초래될 부당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 등지에 소재하는 HSBC PEF 2의 개별 투자자들에 대해서까지 실질적인귀속여부를 판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것이다. (3) 비판적 검토 이러한 대상판결의 불투명한 입장은 과세관청 및 판례가 소득의 명목적 귀속자 배후에 있는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추적해 나가다가 어디에서 멈추어 과세를 할 것인지를 납세자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추적하다가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는 곳에 설립된 실체에서 멈추어 과세를 하고, 그 배후 주체 중 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곳, 예컨대 미국에 있는 투자자에 관해서는 침묵해 버리는 것으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다. 국내법상 실질과세 원칙과 OECD Model Commentary의 적용 대상판결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기준으로 조세조약을 적용하고 이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하여야하는 근거로, OECD 조세조약 모델협약과 관련 주석서(Commentary) 규정 및 국내세법상 실질과세원칙을 병렬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조세조약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국내법상 실질과세원칙을 통하여 조세조약상 허용되는 혜택을 부인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해서는, OECD가 2003년에 비로소 그 주석서를 개정해 이를 명시적으로 긍정했기 때문에, 이를 2003년 이전에 체결된 한국·말레이시아 조세조약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어 왔다. OECD 조세조약 모델협약과 그 주석서가 우리나라 국회를 통과한 국제조약이 아니므로 헌법상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졌다고 보기에 의문이 있으므로 법원이 이를 얼마나 존중해 줄 것인가 하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하나 이에 대한 정확한 설시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라.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입증 문제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판단하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과세관청은 동일한 말레이시아 라부안 소재 법인과의 거래라 하더라도 어떠한 거래에서는 라부안 법인의 독립적인 실체로서 소득의 귀속을 인정하고 또 다른 거래에서는 부정하고 있다. 결국 그 판단기준이라는 것은 오직 조세회피의 목적을 위해 설립된 실체인가 하는 점일 것인데, 이를 파악하기 위해 원천징수의무자가 거래상대방에 관해 어느 정도의 조사의무를 다 해야 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나아가 실질적인 귀속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가다 보면 배후의 투자자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고 투자기구와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투자기구가 투자자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을 의무를 지는 경우도 있을 것인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론스타 펀드의 심판례에서와 같이 단지 납세의무자 측의 입증 실패 내지 거부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단체에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을 중단할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점에 관해 과세관청 및 법원에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해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마. 결 론 대상판결은 외국계 사모펀드들과 관련해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다. 그러나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 모두에게 여전히 정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 판결이 과세관청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실질적인 귀속자를 면밀한 분석 없이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그간 쌓여 오던 일련의 판단기준들에 대한 신뢰마저 희석시켜 버리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과세관청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다단계 출자구조에 의한 회사의 소유구조 연결을 부인하고 실질과세를 추구하는 것인 만큼, 법원을 비롯한 심판기관들은 과세관청이 지적하는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해 보다 진지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2008-04-14
테러범과 정치범 불인도 원칙
I. 시작하면서 2006.7.27.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는 서울고등검찰청이 청구한 베트남인 우엔 우 창(Nguyen Huu Chanh)에 대한 범죄인인도심사청구 사건에서 범죄인의 인도를 허가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범죄인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검찰청 및 서울고등법원 전속관할이고 대법원에 상소할 수 없는 결정이므로 우엔 우 창은 곧바로 석방되었다. 위 결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범 인도 청구 사건에 관한 결정이어서 선례적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범죄자 인도와 관련한 정치범죄를 심도 있게 설명하고, 국제분쟁 적용법령의 해석 원리, 국제법원(國際法源)으로서의 UN-Resolution에 대한 평가를 충실히 내리고 있는 점 등 우리나라 국제법 실무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좋은 결정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와의 외교적, 국제형사법적 공조와 관련될 뿐만 아니라 향후, 유사범죄를 저지른 대한민국 국적인 혹은 북한 국적인의 처벌을{혹은 베트남으로 도망한(?) 동원호 선원을 억류한 소말리아 해적의 처벌을}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대한 베트남의 대응 등은 물론,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소위 ‘정치범 불인도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의미에서는 필자와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이하에서는 사건 개요와 결정이유를 간략히 소개한 후 이에 대하여 논점 위주로 개인적 견해를 적어본다. II. 사건의 개요 1. 범죄인의 범죄사실 범죄인 우엔 우 창은 1950년 베트남에서 출생하여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가 미국영주권을 취득하고, 1992년 Vinamoto Company의 임원 신분으로 베트남에 입국한 후 1995.4. 자유베트남 혁명정부를 조직하여 자신을 내각총리로 지칭한 후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전복을 목적으로 13개항에 이르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고, 범죄사실은 그 내용상 아래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 1999년부터 자유베트남 혁명정부의 조직원을 훈련시키고 테러를 위해 각종 폭발물을 운반하고 반베트남 선전을 유포하고 호치민 방송국 등의 공공시설에 폭탄을 장치하였으나 발각되어 미수에 그치고 대중이 운집하는 광장에 폭탄을 투척할 것을 모의하였으나 테러계획이 공안당국에 알려져 미수에 그친 점 등의 다수의 테러를 기도하고 2) 2001.6.19. 태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폭탄을 넣은 핸드백 2개를 던져 넣고 휴대폰을 이용하여 원격 조정하여 대사관을 폭발시키려고 하였으나 뇌관 조립과정상의 문제로 폭탄이 터지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2. 불인도 결정 이유 가. 위의 범죄사실이 인도대상범죄에 해당하나, 자유베트남 혁명정부의 성립 배경 및 활동 내용을 고려하여 피청구인에 대한 범죄는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후, 대한민국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2005.4.19. 발효, 이하 ‘이 사건 인도조약’이라고 한다)과 범죄인 인도법(2005.12.14. 일부 개정)의 정치범 불인도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정이 없는 한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할 수 없다. 나. 대한민국은 2004.2.9. 폭탄테러범죄를 범죄인 불인도 대상인 정치범죄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폭탄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에 가입하였고,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제2호 “다자간 조약에 의하여 대한민국이 범죄인에 대하여 재판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범죄”는 정치범 불인도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어 폭탄테러행위를 저지른 범죄인을 예외사유에 해당되는 듯 하나 신법우선의 원칙, 특별법 우선의 원칙 등 법률해석 원칙은 물론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 “범죄인 인도에 관하여 인도조약에 이 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따른다”는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도 조약 제3조 제2항 나목 ‘양 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에 의하여 당사국이 관할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 범죄’만을 정치범 불인도 예외사유로 하고 있고 다자간 국제협정인 ‘폭탄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에 베트남은 가입하지 않아 위 조약은 양 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이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범죄인을 인도 할 수는 없다. 다. 테러범죄자에 난민의 지위가 악용되거나 테러행위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이유로 범죄인 인도요청이 거부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 등을 규정한 미국 9·11 테러 직후에 채택된 ‘UN 안보리의 2001.9.29.자 결의’에 대한민국과 청구국은 모두 서명하여 위 결의의 당사자가 되었으나, 위 결의는 당사국에게 구체적인 범죄인 인도의무를 부과하는 국제협정이 아니다. 라.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제3호의 ‘다수인의 생명·신체를 침해·위협하거나 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범죄’를 정치범불인도 예외사유로 열거하고 있으나 이 사건 인도조약은 이를 예외사유 중의 하나로 열거하지 않고 있으므로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인도를 허가할 수는 없다. III. 평석을 위한 몇 가지 논점 정리 1. 정치범죄와 테러행위 ‘정치범죄’는 그 동기와 목적, 해당국가의 정치 상황, 행위양상, 성질 등을 기준으로 정의하여야 하나 현재까지 국제사회가 합의한 일의적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인 인도와 관련하여 정치범죄 여부에 대한 판단은 피청구국의 사법당국에 맡겨진다고 하지만 청구국이 행하는 구체적인 사법조치를 전제로 하여 판단하므로 실체적, 절차적으로도 엄격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한편 ‘테러’는 1983년 Axel P. Schmid가 펴낸 ‘Political Terrorism’에 당시까지의 테러 개념이 109개로 정리되어 있고, 1988년 같은 저자가 펴낸 증보판에 수십개의 정의가 추가된 상황이고 보면 테러의 정의는 테러 연구자 수만큼 많아져 개념정의에 어려움이 있다. 국제법 발전역사상 정치범죄자는 난민대우 혹은 범죄인 불인도 등으로 국제적으로 보호해야 하고, 테러범죄는 국제적 범죄로서 보편적 사법권의 형식으로라도 처벌해야 할 범죄이지만 테러범죄 또한 많은 경우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어 소위 ‘정치범죄’에서 ‘테러’를 분리해 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2. 테러행위와 정치범불인도 원칙 정치범불인도는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일부국가들이 도망정치범을 비호할 권리의 근거로서 주장한 것으로 자코뱅당의 테러적 지배(테러의 어원은 자코뱅당의 억압적 지배방식에서 유래한다)를 피하여 이웃 나라로 도망친 많은 국가테러 피해자들이 정치범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이러한 정치범은 19세기 이래 많은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으나, 개념적으로 정치범불인도가 국제관습법상 정치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안 된다는 국가의 의무인지 그렇지 않으면 범죄인도조약에 의거하여 조약상 발생한 인도의무를 거부할 권능을 인정함에 불과한 것인가에 관하여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3. 반테러협약과 보편적 테러행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정치범 인정 여부는 피청구국이 판단하므로 자국의 이해에 따라 정치범불인도 원칙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러한 해석에 따른 범죄인 불인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없지 않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소위 반테러협약을 통하여 국제사회가 합의하는 일정한 범죄양상에 대하여는 정치적 성향을 띠는 정치범죄라 하더라도 aut dedere aut punire(인도 혹은 처벌)에 따라 처리하는 국제적 컨센서스를 이루어, 반테러협약상의 범죄행위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국제테러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예컨대, 항공기테러억제협약(1970), 외교관등에대한테러방지협약(1973), 인질방지협약(1979) 등 반테러협약에 관해서는 http://untreaty.un.org 참조} 4. 국제분쟁의 적용 법리 범죄인 인도 등 국제성을 보유한 사건에 대하여는 국내 법원도 국내법은 물론이고 국제법 원리에도 부합하는 판단을 하여야 한다. 특히, 국제테러는 해당 국가에 대한 범죄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범죄로 인식되는 중요한 국제법적 사건이므로 헌법과 해당 법률은 말할 것도 없고, 관련 성문 국제법은 물론이고 관습법 그리고, 국제법의 일반원칙, ILC 등이 확인하고 있는 강제규범으로서의 ius cogens 혹은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의무로서의 erga omnes 와의 조화적 해석 등까지 면밀히 검토하여야 한다. IV. 결정의 평석 1. 국제테러행위 재판부는 청구인의 폭탄테러행위가 정치범 불인도 예외범죄인 ‘폭탄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상 범죄이나, 청구국이 위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위 범죄인을 인도하게 되면 이 사건 인도 조약을 위반하게 된다고 하고 있는 바, (재판부의 견해에 의하더라도) 최소한 위 범죄인의 폭탄테러행위가 ‘폭탄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의 테러행위임은 인정하고 있다. 위 테러행위는 미수에 그쳤고 베트남 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지만 (실제 기수에 달하였다면) 위 폭탄테러는 자국민 타국민을 가리지 않는 피해를 야기할 국제테러행위이다. 이러한 국제테러범죄는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범죄행위이고, 이를 억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한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 전체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이 사건 인도 조약의 해석에 따라 청구국이 폭탄테러억제협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테러행위자를 자유롭게 놓아준다면 대한민국은 (결과적으로) 소극적으로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일 수 있다. 2. 외교관 등에 대한 테러행위 위와 견해를 달리 하더라도, 이 사건 범죄인의 많은 범죄행위 중 태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폭탄을 투척한 행위는 1973. 12. 14 국제연합 총회에서 채택된 ‘외교관등 국제적 보호 인물에 대한 범죄의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 제2조 제1항 (라)목 위반의 국제테러범죄이다. 위 조약은 대한민국이 1983.5.25. 가입하였고, 베트남 또한 2002.5.2. 가입하였다. 따라서, 재판부가 밝힌 것처럼 대사관 폭탄 투척 이외의 폭탄테러는 ‘폭탄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과 관련하여 정치범죄로서 정치범 불인도 예외 사유인 ‘양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에 의하여 당사국이 관할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 범죄’가 아니지만, 외국 주재 자국 대사관에 폭탄을 투척한 행위는 재판부의 견해에 의하더라도 ‘양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에 의하여 당사국이 관할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 범죄’로서 정치범죄라고 하더라도 정치범 불인도의 예외사유로서 대한민국에 aut dedere aut punire 의무가 있는 범죄이다. 3. 테러행위의 전단계 범죄화 및 형법의 세계주의 도입 폭발물을 사용한 범죄, 공공시설과 다수 인명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범죄에 대하여는 현실적 피해발생(구성요건적 기수)을 범죄의 구성요건 사실로 보고 이를 처벌하게 된다면 형사법의 보호적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없다. 따라서 테러행위는 예비, 음모 등의 구성요건 실행 착수 이전 단계에서 적절한 범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위 전단계 범죄화(Vorfeldstrafe)가 필요한 분야임에도 결정 이유에서 폭발물 사용의 대상이 사람인지 시설인지조차 특정되지 않아 ‘다수인의 생명·신체를 침해·위협하거나 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범죄’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해석은 해당국가와 국민의 법익 침해를 너무 과소평가한 해석으로 볼 수 밖에 없고, 피청구인이 테러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의사 또한 어디에도 읽을 수 없다. 지금껏 미수에 그친 그의 테러행위가 후일 어디에선가 기수에 이르게 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부적절한 대응은 국제사회의 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끝으로, 정치범 불인도 원칙을 가장 먼저 입법화한 벨기에가 국제적 테러는 delicta juris gentium으로 간주하고 범죄지, 범인이나 피해자의 국적, 범죄지국의 법률 등을 묻지 않고 자국법에 의하여 재판하겠다는 절대적 세계주의(Weltrechtsprinzip)를 규정함은 이번 인도 청구 사건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2006-08-21
난파물제거채권과 책임제한
【사안】 원고 파르텐리데라이 엠에스 알렉산드리아 소유의 컨테이너선 알렉산드리아호와 피고 차이나 쉬핑 디벨롭먼트 컴퍼니 리미티드 소유의 화물선 신화 7호가 쌍방과실로(원고와 피고의 과실비율은 3:7) 충돌하여 알렉산드리아호가 침몰하였다. 이로 인하여 알렉산드리아호 안에 있던 기름이 유출되어 부산 앞바다를 오염시키고 알렉산드리아호에 적재되어 있던 컨테이너들이 바다를 떠다니면서 타 선박의 항해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이에 부산해경은 원고에게 기름을 제거하고 컨테이너를 수거하라는 방제명령을 하였고, 원고의 책임보험자인 영국의 스팀쉽 뮤추얼 피앤아이 클럽은 한국해양산업에게 기름오염 방제비용 약 10억원, 협성검정에게 컨테이너 인양비로 약 6억5천만원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지출한 방제비용과 인양비용 총 16억 5천만원을 가해선박인 피고에게 구상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선주책임제한 절차를 신청하였다. 그런데 원심 부산고판 1999.1.8 98나8066은 원고의 이같은 구상채권은 책임제한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시하여, 원고는 자신의 손해액의 일부만을 피고로부터 배상받게 되었다. 원고는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례요지】 1. 상법 제748조 제4호에 의하면 ‘침몰, 난파, 좌초, 유기 기타의 해양사고를 당한 선박 및 그 선박 안에 있거나 있었던 적하 기타의 물건의 인양, 제거, 파괴 또는 무해조치에 관한 채권’(‘난파물 제거채권’)에 대하여 선박소유자는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조항의 문언상 책임제한을 주장하지 못하는 선박소유자는 침몰 등 해양사고를 당한 당해 선박의 소유자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제748조(책임제한을 할 수 없는 채권) 제4호는 단지 ‘…에 관한 채권’이라고 규정할 뿐, 상법 제746조(책임제한을 할 수 있는 채권) 각 호의 규정과 같이 ‘…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관한 채권’이라 규정하지 아니하였다. 3. 상법이 1976년 런던에서 체결된 해사채권에 관한 책임제한조약(‘1976년조약’)의 제2조 1항 (d)호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유보조항에 따라 난파물 제거채권에 대하여 책임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이를 제한채권으로 하면 난파선의 대집행비용도 제한채권이 되어 선주가 자발적으로 난파선을 제거하지 않는 것이 유리해 지기 때문에 의무이행을 강제하기 위함이다. 4. 1976년조약은 1957년 항해선박 소유자의 책임제한에 관한 국제조약(‘1957년 조약’)에 연원을 두고 있다. 5. 입법취지 및 연혁상 제748조 제4호는 선박소유자에게 해상안전, 환경보전 등 공익적 목적으로 법령상 제거의무가 부과된 경우에 한하여 난파물 제거채권에 대하여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의무를 부담하는 선박소유자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가해선박에게 구상하는 채권은 난파물 제거채권으로 볼 수 없고 제한채권으로 보아야 한다. 【평석】1. 상법 제748조 제4호의 입법취지와 1976년 조약 1976년 런던회의에서 국제해운회의소, 리베리아 등 해운국들은 난파선 제거비용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부과한다면 선주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게 된다는 이유로 난파선 제거채권에 대하여 책임제한을 허용하자고 주장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선박이 항구에 입항하던 중 충돌하는 등 도선사의 과실로 선박이 훼손되더라도 항만당국이 선박의 손해를 전부 전보하여 주는 경우는 드물고 선박소유자가 선박보험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반면에 항구 입구의 난파선을 제거하면 1차적인 수혜자는 항만당국이므로, 항만당국이 선주에 대하여 난파선 제거비용을 전부 청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1976년 조약 의사록, 113, 233쪽). 반면에 미국, 캐나다, 프랑스, 싱가포르, 인도 등은 항해의 안전이나 공중보건을 위하여 난파선 제거채권에 대하여 선박소유자에게 무한책임을 지울 것을 주장하였다(1976년조약 의사록, 232쪽). 나아가 프랑스 대표는 설사 난파선 제거채권이 비제한채권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난파선 제거채권에 일반 물적손해채권보다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같은 대립의 절충안으로서 1976년 조약은 제2조 제1항 (d)호에서 원칙적으로 이를 제한채권으로 하되, 개별국가가 국내법으로써 난파선 제거채권을 제한채권으로 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일본과 우리나라는 난파선 제거채권을 비제한채권으로 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등이 난파선 제거채권에 대하여 유보조항을 두는 것은 조약의 통일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하였는데도 1976년 조약이 굳이 유보조항을 둔 것은 난파선 제거채권을 제한채권으로 하는데 대하여 국제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알제리아, 노르웨이 대표는 난파물 제거채권에 대하여는 1976년 조약이 아닌 별도의 국제조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까지 주장하였다. 따라서 1976년 조약 제2조 1항 (d)호가 난파선제거채권을 제한채권으로 규정하였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우리법의 해석상 어디까지나 제748조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2. 비판 제748조 제4호는 ‘침몰 등 해양사고를 당한 선박 및 그 선박 안의 물건의 인양 등에 관한 채권’은 비제한채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양사고를 당한 선박이나 적하 등이 해상에 그대로 방치될 경우 다른 선박이 통행을 방해받고 제2의 충돌사고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항의 1차적인 적용을 받을 채권자는 항만을 관할하는 국가이겠지만, 난파선 제거채권에 대하여 책임제한을 허용하면 민간제거업자가 자신의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염려 때문에 난파선 제거작업을 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난파선 제거채권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지운 것은 타당한 입법이다. 참고로 1976년 조약 하에서도 선박소유자와 침몰선 제거계약을 체결한 자의 보수청구권에 대하여는 선박소유자가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제2조 2항). 상법은 1976년 조약에서 제한채권으로 되어 있는 난파선 제거채권이 비제한채권임을 명확히 하였다. 그렇다면 제748조 4호는 난파선 소유자가 국가뿐 아니라 민간제거업체의 제거비용에 대하여도 무한책임을 진다는 내용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나아가 난파선 소유자가 이같은 제거비용을 국가나 민간업체에 대하여 지급한 후 이를 상대선에 대하여 구상할 경우에 이같은 구상채권을 구태여 제한채권으로 할 근거는 박약해 보인다. 이같은 구상채권도 역시 비제한채권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제748조 4호의 문언상 자연스런 해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통상 난파선 소유자가 직접 난파선이나 바다에 떠다니는 기름이나 화물을 제거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난파선 제거 전문업체에 위탁하여 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같은 채권이 책임제한을 받게 된다면, 민간업체는 장래 채권회수를 염려하여 난파선 제거작업에 쉽게 응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예컨대 이 사건과 같이 부산 태종대 앞 바다나 주요 항로에 대형화물선이 절반쯤 좌초되어 방치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그 불편이나 위험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물론 난파선 제거업체는 난파선 소유자에게 소요비용을 청구할 것이지만, 추후의 가해선에 대한 구상청구에서 제한채권으로 판명될 것이 예상되는 제거작업에 대하여 난파선 소유자가 해양경찰의 제거명령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를 이행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2001-01-15
국제재판관할합의에 있어 내국관련성 문제 (하)
라. 美國의 判例理論 1) 變遷 過程 美國에서는 合意의 有效한 成立(validity), 解釋(construction) 등을 合意의 效力과 分離하여 別個의 準據法에 맡기는 接近方法은 현재 거의 없다고 한다. 즉 國際裁判管轄合意가 不合理(unreasonable)한 것은 아닌지 하는 一元的인 基準(이를 合理性의 基準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에 의하여 判斷한다고 한다(Albert A.Ehrenzweig, A Treaties on the Conflict of Laws, p.147). 이러한 立場은 1972년 美聯邦大法院이 Bremen V.Zapata事件(The Bremen v.Zapata Off-Shore Co., 407 U.S. 1(1972))에서 管轄合意를 判斷함에 있어 從前의 기준이 된 forum non conveniens의 原理를 극복하고 合理性의 法理(Reasonableness Doctrine)를 명확히 함으로써 確立된 것으로 보여진다(D.A. Johnston, 6 International Law And Politics, 372(1973)). 원래 美國의 傳統的인 判例의 立場은 當事者間 事前 管轄合意에 대해 效力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附合契約에 있어서 被告와 自國民의 保護를 이유로 한 것이었으나(所謂 non ouster의 法理) 1955년의 Muller 事件(Wm. H.Muller Co. Inc. v. Swedish American Line Ltd., 224 F.2d 806(2d Cir. 1955))을 거쳐 Bremen 事件에 이르러 合意管轄條項은 一應 有效한 것으로 推定되며 反對 當事者에 의하여 不合理하다고 證明되지 않은 한 效力을 갖는다는 理論이 確立되었다고 한다(崔公雄, 「國際訴訟과 合意管轄」, 「저스티스」, 第19卷, 64-65면 참조). 美國 聯邦大法院은 대표적인 위 Bremen事件에서 合意된 런던 法院이 당해 運送契約의 基礎가 되는 事實關係와 어떤 關聯性이 없다는 이유로 管轄合意, 效力을 否認한 第1審 및 第2審 法院의 判決을 破棄하고 同 管轄合意의 有效性을 認定하였다. 이점에서 上記 日本의 最高裁判所가 判決한 소위 찌사다네號 事件과 결론에 있어 類似하다. 2) Bremen v.Zapata判決의 特色 위 判決의 가장 큰 意義는 종래 美國에서 취해오던 forum non conveniens法理를 극복하고 合理性의 原則(Reasonableness Doctrine)에 의해 管轄合意의 許容性 문제에 接近한 데 있다고 한다. 아래에서 위 事案에 대해 兩 理論을 각각 適用시켜 대비함으로써 實際的인 比較를 통해 두 理論의 장·단점을 살펴 보고자 한다. 가) forum non conveniens法理에 의한 解釋 forum non conveniens法理란 최초 英國에서 發展된 것으로 當事者의 便宜와 費用 또는 正義의 實現을 위하여 外國 또는 他 法域의 法延이 審理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질 때에는 裁量에 의하여 그 裁判管轄權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訴를 却下할 수 있다는 것이다(李好珽, 「서울대학교 法學」, 通卷 99號, 28면). 위 事案을 美國이 종래 취해 오던 forum non conveniens法理에 의하여 判斷을 할 경우를 假定하고 위 法理에 따른 해석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즉, 原告가 다른 法廷地에서 새롭게 訴訟을 提起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公的 利益(特定 法院에 訴訟이 集中되는 問題 등)과 私的 利益(證據에 대한 接近의 容易性 등)의 兩者가 考慮되며 특히 이 경우 私的인 利益이 더욱 考慮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法理는 원래 管轄權이 있는 法廷地에 提起된 訴訟을 法院의 裁量에 따라 却下한다고 하는 限定的인 救濟策이기 때문에 合意가 有效하다는 推定은 原告에 의한 法廷地의 選擇에 유리하게 기울어지고 便宜의 均衡이 被告에게 강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면 原告에 의한 法廷地의 選擇이 尊重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便宜의 問題에 대한 證明責任은 현재의 法廷地에서의 審理에 반대하는 當事者(즉 被告)가 負擔한다고 한다. 따라서 위 事案에서 被告는 현재 訴가 제기된 美國法院이 不便宜한 法定이라는 嚴格한 立證責任을 부담하게 되어 被告에게 絶對的으로 不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D.A. Johnston, 6 International Law And Politics, 379 (1973)). 나) 合理性의 法理(Reasonableness Doctrine)에 의한 解釋 그러나 美國 聯邦大法院은 위 判決에서 外國法院의 管轄合意條項이 存在하는 경우에는 그 有效性의 推定이 있게 되며 forum non conveniens의 法理는 排斥되고 獨自的인 合理性의 法理에 따라 立證責任이 轉換되게 된다고 說示 하고 있다. 한편 聯邦大法院은 위 「合理性의 法理」를 다음과 같이 說明한다. 즉, 「國際的인 裁判管轄合意는 國際法來에 있어서의 法的安定性 및 管轄合意에 따라 초래되는 不便한 결과에 대한 當事者의 豫見可能性을 根據로 볼 때 그 實現이 不合理하다고 하는 例外的 사정이 證明되지 않으면 原則的으로 有效하다. 아울러 管轄合意에 不合理性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當該 合意의 拘束을 回避하려고 하는 當事者에게 무거운 立證責任이 있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위에서 說示한 立證될 내용이라 함은 첫째, 當該 合意가 詐欺, 不當한 威壓, 대등한 交涉力의 缺如에 의한 것이라는 것, 둘째, 便宜의 均衡이 현재의 法廷地에서의 審理에 얼마나 有效하게 기울어져 있는가 와 함께 어느 경우에 合意된 法廷地에서 實效性 있는 裁判을 받을 기회를 실제로 박탈하게 될 것일까 하는 것으로 要約할 수 있다고 한다(6 International Law And Politics, 379-380 (1973)). 따라서 同 事案의 경우 管轄合意된 英國 法院은 原則的으로 有效하고 이를 排除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열거한 제 사정을 原告가 立證하여야 한다는 結論이 된다. 결국 위 判決의 가장 큰 功績은 傳統的인 forum non conveniens理論에 대하여 이른바 合理性의 法理의 特質을 明確하게 했다는 점일 것이다. 判旨가 比較法的 成果를 참조하면서 法廷地法에 따른 一元的 評價를 단행한 점은 아울러 높이 평가된다. 性質決定論의 分析이 豊富한 獨逸에서도 管轄合意의 性質決定에 구애받지 않고 成立準據法을 決定하려고 하는 學說의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이점은 注目할 價値가 있다고 생각된다. III. 結 論 1. 內國關聯性은 管轄合意의 有效要件으로 함은 不合理하다. 大法院은 위 判決에서 이 事件과 管轄合意된 뉴욕시 法院과는 「合理的인 關聯性」이 缺如 되었다고하여 이 사건 管轄合意를 無效로 判斷하였다. 여기서 大法院이 判斷 基準으로 내세운 「合理的인 關聯性」이라는 槪念은 大陸法에서 擧論하는 「密接關聯性」과 英美法에서 論議하는 「合理性의 原則」을 混合한 用語로 생각된다. 이러한 용어 사용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앞서 본 獨逸 Hamburg 高等法院(OLG) 判決을 제외한 나머지 日本最高裁判所의 찌사다네號 사건을 위시해서 美國聯邦大法院의 Bremen號 사건에 관한 判決 및 英國 런던 海事法院의 Atlantic Song號 사건에 관한 判決등 그 어느 것도 當該事件과 管轄合意된 法院 사이의 內國關聯性을 獨立的인 同時에 持續的인 要件으로 考慮하지 않고 있다. 이는 當事者間에 公平을 기하기 위해서 第3國을 意圖的으로 管轄法院으로 指定하는 경우 등이 빈번하게 있을 뿐 아니라 國際去來의 增大와 各國 相互간의 司法共助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굳이 內國關聯性을 前面에 내세워 고집한다면 그만큼 管轄合意의 領域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大法院이 同 要件을 一般的인 管轄合意의 有效要件으로 내세우는 것은 不合理하다. 아울러 大法院은 이 事件에서 間接的으로 自國管轄을 排除한 國際裁判管轄合意의 原則的인 適法性을 認定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 그렇다면 當事者의 forum planning에 대한 保護 역시 考慮하여야 할 것이다. 즉, 이 事件에서 兩 當事者는 각기 法人으로서 管轄合意에 있어 不平等한 地位에서 强要된 契約을 締結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原告는 運送人의 責任免除를 制限하는 '1924年 船荷證券에 대한 規定의 統一에 관한 國際協約(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Unification of Certain Rules of Law Relating to Bills of Lading, Hague Rules로 略稱되며 우리 나라는 아직 이를 比準하지 않았으나 海商法에서 위 條約의 原則에 따른 많은 規定을 두고 있다)의 適用을 받는 美國法의 適用을 豫想하고 管轄合意를 한 것으로 判斷된다. 아울러 우리 나라 商法에는 複合運送에 관한 規定을 두고 있지 않다(宋相現, 金 炫, 「海商法原論」, 309면 참조). 그러함에도 이러한 管轄合意를 正面으로 否認함은 不當하다(大法院은 管轄合意가 顯著하게 不合理하고 不公正한 경우에는 公序良俗에 반하므로 無效라고 說示하고 있으나 同 管轄合意가 이러한 公序良俗에 反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2. 大法院은 關聯性의 利益衡量을 forum non conveniens理論에 立脚해서 하고 있다. 大法院은 이 事件의 경우 管轄合意 法院과 사건간의 關聯性은 運送物의 滅失地가 미합중국 텍사스인 점, 滅失 行爲者 역시 미국인인 점, 被告 法人은 뉴욕시에 支店을 갖고 있는 점 등인데 이보다는 앞서 예시한 우리 나라와의 關聯性(當事者 모두가 大韓民國 法人이라는 점, 우연히도 事故 經緯에 대해 當事者 사이의 다툼이 없어 審理에 필요한 중요한 證據方法이 韓國에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被告에게도 뉴욕시에서 訴訟을 遂行하는 것이 「不便」할 뿐 이므로 이 사건 管轄合意는 合理的인 關聯性을 결여한 無效인 契約이라고 한다. 즉, 關聯性의 利益衡量을 통하여 볼 때 合意된 法院에서 訴訟을 遂行하는 것이 被告에게도 不便하니 그 合意는 合理性을 缺如하여 無效라는 것이다. 關聯性을 合意의 要件으로 하는 것도 앞서 본 바와 같이 不當하지만 關聯性의 利益衡量을 合理性의 原則(Reasonableness Doctrine)에 의해 判斷하는 듯한 誤解를 일으키는 것도 문제이다. 즉 大法院이 내세운 論理 展開는 분명 forum non conveniens理論에 立脚한 說示方法이다. 이는 앞서 Bremen 사건을 forum non conveniens이론에 입각해서 살펴본 내용을 보면 더욱 分明하다. 만일 大法院이 合理性의 原則에 입각해서 論理展開를 하였다면 이 事件에서 當該 合意의 拘束을 回避하려고 하는 原告에게 合意된 法院에서 訴訟을 遂行하는 것이 왜 不合理(Unreasonable)한가에 대하여 嚴格한 立證責任을 負擔시켜야 했을 것이나 이러한 점은 엿볼 수 없다. 3. 大法院은 同一한 잣대를 두번 使用하고 있다. 가. 결국 大法院이 「合理的 關聯性」을 專屬的 管轄合意 要件으로 提示함은 國際裁判管轄合意에 있어 柔軟한 利益衡量을 하기 위한 苦心의 痕述이라고 생각된다. 즉 위에서 說示한 合理性의 原則 역시 抽象的인 一般論에 그친다는 非難이 있으며 이는 위 Bremen 判決에 있어 少數意見을 낸 Judge Wisdom의 反論을 통해서도 잘 알수 있다(P.T. Meyer, 「Recent Development」, 8 Texas International Law Journal, 90(1973)). 더욱이 關聯性 문제의 경우 獨逸은 立法的으로 國際裁判管轄規定을 民事訴訟法에 明文(ZPO 38조)으로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 裁判管轄權 等에 關한 協約(EuGVU-Dietrich F.R.Stiller, 「Agreement on international Jurisdiction」, 「國際民事訴訟法의 諸問題(韓國國際私法學會 第4次 年次學術大會)」에 의하면 1996년 현재 위 協約의 加入國은 위 6개국 외에 덴마크, 포르투칼,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英國, 벨기에 등이다. 民事·商事事件에 있어서의 裁判管轄權 및 法院의 裁判의 執行에 대한 Lugano協約(Jan Kropholler, Europaisches Zivilprozess recht, S.40; 1992. 1. 1.에는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同 協約이 發效되었으며 1992. 5. 2.에는 英國에서, 1992. 7. 1.에는 포르투칼에서, 1992. 12. 1.에는 이탈리아에서, 1993. 1. 1.에는 스웨덴에서, 1993. 5. 1.에는 노르웨이에서, 1995. 3. 1.에는 獨逸에서 각기 效力이 發生하였다. 그러나 1996년 현재까지 유럽共同體(EG)國家中 그리스와 벨기에는 同 協約에 加入하지 않고 있다)등을 통해 國際裁判管轄合意를 處理하고 있어 法院의 負擔이 훨씬 가볍다고 할 것이다. 반면 우리 나라는 아무런 法的 整備가 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管轄合意에 관한 多面的 條約에 加入하고 있지도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法院이 合理的인 管轄權의 創設을 위한 努力을 하고 있음은 同 判決을 통해서도 잘 알수 있다. 나. 그러나 大法院이 이 사건에 있어 不便宜 法廷地 理論을 援用하여 判斷한 것이 問題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어차피 利益衡量의 문제로 歸結되므로) 同 理論은 原則的으로 管轄權 있는 法院에 訴가 提起 되었을 경우 相對方이 管轄權 있는 法院에서 審理하는 것이 오히려 不便宜 하므로 便宜한 法廷에서 裁判을 받을 수 있도록 要求하고 法院이 이를 裁量에 따라 判斷하는 槪念이므로 이 사건 判示 事案과 같은 경우 이를 理論的 基準으로 함은 問題가 있다. 더욱이 關聯性을 全面的으로 有效 要件化 하면서 다시금 利益衡量을 不便宜 法廷地 理論에 따라 實行한다는 것은 論理의 矛盾이다. 다. 결론적으로 大法院은 그 論理展開 方式에 비추어 獨逸의 折衷的 學說, 그 중에서도 英美의 forum non conveniens理論과의 接木을 試圖한 J.Schroder의 立場과 類似하다. 그러나 Schroder가 關係性 問題는 의미가 없다고 하는 重要한 理由는 管轄의 平等이라는 利益이 國家的 利己心을 超越하여야 한다는 抽象的 命題를 貫徹하여야 한다는 信條에서 비롯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重要한 것은 forum non conveniens理論을 道具槪念으로서 사용하면서 關聯性을 다시금 要求한다면 管轄合意의 許容性 問題에 있어 동일한 잣대를 두번 사용하는 결과가 招來되기 때문일 것이다. <편집자주; 제2648호 본 판례연구 上편중 Zul ssigkeits는 Zula ssigkeits이고 ber은 uber, Zller은 Zoller, Schr der은 Schroder, Zus tndigkeit는 Zustandigkeit입니다.>
1997-11-27
준칙과 사법심사
法律新聞 2596호 법률신문사 準則과 司法審査 일자:1997.1.21 번호:95누12941 李光潤 성균관대법대교수 법학박사 ============ 15면 ============ I. 大法院의 判旨 1)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한 자동차운수사업면허는 特定人에게 특정한 권리를 설정하는 행위로서 法令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것이고, 그 免許를 위하여 정하여진 순위내에서의 운전경력 인정방법의 기준 설정 역시 行政廳의 裁量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설정된 기준이 客觀的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보여지지 않는 한 이에 기하여 운전경력을 산정한 것을 違法하다고 할 수 없다. 2)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在任期間 동안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한 경우에만 운전경력으로 認定할 수 있다고 명시한 서울특별시의 1993년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 그 내용이 합리적이 아니라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3) 서울특별시가 정한 개인택시운송지침은 裁量權 行使의 기준으로 설정된 行政廳의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대외적으로 국민을 기속하는 法規命令의 경우와는 달리 외부에 告知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4)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에 있어 연월차휴가일수 및 민방위휴가일수는 개인택시면허사업지침에 의한 운전경력산정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II. 事件槪要 서울특별시의 1993년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 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在任期間을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한 경우에만 운전경력으로 認定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조합의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代行하였던 原告는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대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위의 지침을 엄격히 適用할 경우, 운전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사정에 있었으며, 총무 역시 마찬가지 사정에 있었다. 이에 따라 위 지침을 適用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거부한 서울 특별시장을 상대로 하여 原告들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제외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III. 評 釋 1) 準則에 의한 行政 大法院의 判決內容에 의하면 法令에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한 자동차운수사업면허 행정을 위하여 서울특별시장은 정하여진 순위내에서의 운전경력 인정방법의 기준을 설정한 개인택시운송지침을 정하였다. 이와 같이 行政廳이 개별적 처분을 할 수 있는 裁量權을 향유하고 있거나 미약한 조건적 제약밖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사전에 정한 권한행사의 기준을「準則」(directive)이라고 한다. 벨기에 法과 이태리 法에서 유래한「準則」이라는 行政의 활동 양식은 일관성 있는 行政作用을 유도함으로써 행정객체간의 자의적 차별을 방지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準則은 行政廳에 대하여 명령하는 것이 아니고 유도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行政廳은 항상 처분에 대한 裁量權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공익상의 이유가 있으면 準則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2) 準則을 적용한 處分의 裁量行爲性 準則을 적용한 處分도 裁量行爲이기 때문에 裁量權의 逸脫·濫用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부당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처분의 위법성을 심사하기 위하여 사안에서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제외처분이 裁量權 行使의 逸脫·濫用에 해당하는지, 즉 1.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는지 2. 목적위반 내지는 동기위반이 있는지 3. 平等原則에 위반되는지 4. 比例原則에 위반되는지 또 5. 공정한 절차에 의하여 면허가 거부되었는지 등의 명백한 판단의 오류(erreur manifeste d'appreciation)가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controle minimum). 그런데 大法院은「설정된 기준이 客觀的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보여지지 않는 한 이에 기하여 운전경력을 산정한 것을 違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사안에서의 면허제외처분은 準則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데 지나지 않는 것으로 處分의 위법성여부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지침의 내용의 合理性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合理的 準則에 근거한 처분은 사실상 기속행위로 본다는 논리가 되기 때문에「…자동차 사업면허는…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것」이라고 본 스스로의 논리에 모순된다. 뿐만 아니라 處分의 적합여부는 準則에 대한 적합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고 본 大法院 1993년6월29일 93누5635; 1994년3월8일 93누21958; 1990년10월12일, 90누3546 판결들과도 모순된다. 行政廳은 재량이 부여된 처분을 할 경우에 準則을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설령 準則의 내용이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準則은 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準則을 맹목적으로 적용하여서는 안되고 개개의 사건을 조사한 후 개개의 사건이 準則이 설정한 기준에 비추어 특수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 공익상의 정당성(상대방의 신뢰보호,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이 인정되면 準則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사안에서 원고는 노동조합의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대행하였다면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운전경력을 인정하고 있는 위 면허지침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공익상 정당화 되지않겠는가란 의문이 든다. 3) 準則의 行政規則과의 相異性 우리나라의 다수학설은 準則을 行政規則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行政組織의 내부에서는 강제적 법적 효력을 가지는 法規範, 즉 행정명령인 行政規則과는 달리, 準則은 유도하는 것일 뿐으로 명령과 권고의 중간적 성질을 가질 뿐이다. 또 行政規則이 법률보충적 또는 법률대위적 기능을 지니게 될 때는 실질적으로는 法規命令으로 취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헌재 1992년6월26일, 91헌마25; 헌재 1990년9월3일 90헌마13, 대법원 1994년3월8일, 92누1728; 대법원 1990년7월27일, 90누3768 판결 등 참조. 단 憲法上의 근거에 대하여는 별론으로 하고 다음 기회에 검토하기로 한다). 따라서 行政規則의 법규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대외적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準則은 행정객체에 대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또한 準則은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지 단순한 內部的 效力만을 갖는 (해석적)행정규칙과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르다. 1. 行政廳은 행정객체에 대하여 準則을 이유로 대항할 수 있다. 2. 행정객체도 準則을 이유로 行政廳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 3. 구체적 사건성을 전제로 하여 準則의 合法性에 대하여 심사할 수 있다(꽁세이데따 1970 Credit foncier de France판결 및 1973 Societe Gea판결 참조). 4) 準則의 判別 基準 準則은 재량권 행사의 기준이라고 하는 행정의 활동 내용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行政廳이 정한 기준이 準則인지, (解釋的)行政規則인지 아니면 法規命令에 해당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명칭에 구애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명칭이 시행규칙으로 되어 있건, 고시나 사무처리규정으로 되어있건, 그 내용이 재량권행사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면 그의 일부 또는 전부가 準則이며 명칭이 요강, 지침, 준칙 등의 準則에 해당하는 용어들로 이름이 붙여졌다 하더라도 명칭에 맞게 準則인 경우도 있지만 法規命令에 해당하는 것도 있고, (解釋的)行政規則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즉 法規命令이나 行政規則의 형식으로 정해진 처분권 행사의 기준이라 하더라도 裁量權이 부여되어 있으면 準則이고, 특정한 형식없이 막연히 준칙, 요강, 지침 등의 이름으로 정해진 기준이라 하더라도 처분권 행사에 대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으면 準則이 아니다. 본 사안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準則임이 명백하다. 5) 準則에 대한 合法性 審査 準則은 행정객체의 법적지위를 직접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므로 어떠한 경우든 처분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러나 準則을 적용한 구체적 처분이 있고 이 처분을 상대로 하여 항고 소송이 제기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 경우 구체적 처분이 裁量行爲라 하더라도 재량행위에 대하여도 최소한의 통제(controle minimum)는 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 처분이 準則을 적용한 것이라면 準則이 법률이나 법규명령의 목적이나 동기에 위반함은 없는지, 平等原則이나 比例原則에 위반함은 없는지, 공정한 절차적 권리는 보장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아야 하고 그 결과 명백한 위반이나 중대한 절차상의 흠은 위법한 準則으로서, 위법한 準則을 적용한 처분도 裁量權을 남용하거나 중대한 절차를 흠결한 위법한 처분이다. 본 사안에서 자동차 운수사업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의 기준으로 일정한 운전경력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법 취지에 비추어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 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재임기간동안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제외하고 있는 위 지침은 平等 原則에 반한다고 볼 수 있으며 나아가 노동조합장에 대하여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하지 않은 기간을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法의 동기나 목적에 위반 한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이 든다. 일단 準則의 합리성에 관한 판단을 한 재판부의 태도는 합리적이다. 6) 準則의 裁判規範性 準則이 裁判規範이 되기 위하여는 對外的 效力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準則은 行政客體의 지위를 직접적으로 수정하지는 않으므로 직접적인 대외적 효력은 없다. 그러나 準則을 적용한 구체적 처분은 대외적 효력을 가지므로 이 경우에는 구체적 처분을 매개로 하여 대외적으로 간접적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準則을 적용한 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裁判의 근거규범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사안에서 大法院은 합리적인 내용의 準則을 적용한 면허제외처분을 적법하다고 하면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을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다고 보아 대외적 효력을 부인하고 있는 듯 한 논지는 논리적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7) 準則의 公表與否 準則은 경우에 따라 간접적 효력을 가지므로 이를 公表하는 것이 行政의 투명성의 견지에서나 국민의 신뢰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사안에서 大法院은 '대외적으로 국민을 기속하는 법규 명령의 경우와는 달리 외부에 告知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있으나 공표되지 아니한 裁判의 근거규범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1978년7월17일 法律에 의하여 準則을 공표하고 있다. 8) 用語使用의 問題 사안에서 大法院은「行政廳의 內部의 事務處理 準則에 불과하므로」라고 하여「사무처리준칙」이란 용어를 법규성이 없는 단순한 내부조치로서의 行政規則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準則은 성격이 다르므로 법리적 혼동을 가져올 수 있는 무분별한 용어의 사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IV. 結 이상에서 보건데 大法院의 판지는 準則의 법적 성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裁量權 行使의 方法에 대한 통제의 치밀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본래 가장 중시해야 할 제요소, 제가치를 不當·安易하게 경시하여 그 결과 당연히 다해야 할 考慮를 다하지 아니하고, 또는 본래 考慮하지 말아야 할 것을 考慮하고 혹은 본래 과대하게 평가해서는 안될 사항을 과중하게 평가하여 이런 것들에 의해 大法院의 판단이 좌우되지나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든다(東京高判 昭和47<1962>.7.13 판결 참조). 
199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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